이맘때가 되면 다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자며 ‘묵은 것은 잊자’고 말합니다. 그러나 과거 없는 미래가 있을까요? 우리가 살아가야 할 시간은 바로, 지금입니다. 올 한 해, 하자가 해내려는 일은 지난 시간 속,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눈 고민과 대화 속에서 싹텄습니다. 2013년 하자마을에서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며, 조급히 미래를 말하기 전에 잊고 두고 온 것은 없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그러고 나면 2014년이 보일 것 같습니다.
2013년 새해의 하자는 비진학 청소년들을 위한 ‘좌절금지 희망프로젝트’로 시작되었습니다. 11월부터 시작된 ‘희망토크-괜찮아 열아홉살’과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소년, 청년을 만나다’에 이어 1월에는 지역으로 찾아갔죠. ‘휴(休)카페와 함께하는 성장워크숍’이 동대문구 만만한카페와 은평구 마을N도서관과의 연계로 열렸습니다. ‘세상 앞으로 한 걸음 더’라는 제목으로 동대문구에서는 인문학 워크숍이, 은평구에서는 마을을 기반으로 미래의 일자리와 꿈을 찾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습니다.
2012년 하자센터의 지원을 받은 ‘환경동아리-잎새’ ‘평화이음이 크리킨디’ ‘TEDx_Youth@대전’등 세 팀이 1월 19일 하자에 모여 각자 활동을 발표하고 서로의 생각을 더하는 쇼하자를 열기도 했고, 하자센터와 한국암웨이가 함께하는 어린이 창의교육사업 ‘생각하는 청개구리’의 참여자들도 같은 날 쇼하자를 가졌습니다. 참여 어린이들이 직접 작사, 작곡, 레코딩한 창작곡을 발표하는 키-뮤(Kid Music With 몬구) 공연이 홍대 블루라이트라이브홀에서 열렸고, 영화감독 장진, 사진작가 조세현 님과 함께하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진행되었답니다.
봄에는 네트워크 학교들에 새 얼굴들이 들어와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경칩을 하루 앞둔 3월 4일, 영셰프 4기가 개구리보다 빠르게 봄을 시작했죠. 17살부터 22살까지, 다양한 출신(?)의 청소년들이 인생을 요리하겠다는 꿈으로 함께 모였습니다. 다음 날인 3월 5일에는 하자작업장학교가 2012년 가을학기 수료식/ 2013년 봄학기 입학식을 가졌습니다. 수료생 24명(고등과정)과 입학생 16명(중등 3명, 고등 10명, 청년 3명) 등 총 40명의 앞날을 축하하는 의례였어요.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은 물론 하자마을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하자를 떠나고, 또 들어오는 의식을 함께 하며 이들을 축복했습니다.
하자허브에도 새 식구들이 들어왔죠. 허브 3층에는 각각 다른 팀들이 모였지만 칸막이도 없이 일하는 조금 특별한 사무공간이 있습니다. 허브 멤버십 팀들이 있는 301호 워크룸입니다. 하는 일은 다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스스로 돕고, 서로 도우며, 사회를 돕는 일거리를 만든다는 것. 2월 26일에는 열아홉 사회인, 도시마을 건축 등 새롭게 합류한 팀들이 중심이 되어 하자주민들을 초대하는 작은 파티 ‘방들이’가 열렸습니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다른 커뮤니티가 특색 있는 메뉴와 이야기로 이웃과 사회를 만나는 허브 커뮤니티 카페도 3월 22일부터 오픈을 재개했습니다. 허브 커뮤니티카페는 10월에 다시 라인업을 정비하기도 하면서 하자센터가 직접 운영하는 ‘나눔부엌’이 열리는 수요일을 제외하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다른 커뮤니티들이 활동하는 체제를 이어갔습니다.
3월 21일에는 신관 하하허허홀에 무려 30여개팀, 200여 명에 달하는 하자마을 주민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하자 안의 각 학교, 사회적기업, 허브 멤버들, 하자 판돌들, 그리고 바깥 친구들까지 함께해 서로의 안부를 묻고, 무엇보다 새롭게 온 이들을 환영했습니다. 제목도 하자마을에 들어오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뜻의 ‘立村大吉’이었죠. ‘봄’과 ‘꽃’을 주제로 한 드레스코드와 함께한 올 봄 하자의 첫 마을의례였습니다.
모여서 할 수 있는 일 중 ‘공부’만큼 의미 깊은 일이 있을까요? 하자허브에서는 3월 20일부터 5월 22일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 6시 ‘자공공 아카데미 2기 :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인문학’을 열었습니다. 자공공 (자조自助, 공조共助, 공조公助) 아카데미는 환경, 사회, 경제, 가족, 도시, 기술 등 다양한 맥락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공부하는 자리로 기획, 조한혜정, 엄기호, 홍기빈, 선대인 등 강의진들의 45분 강의 후 팀별 및 전체 토론으로 이어지는 활기찬 형식으로 진행되어 호응을 얻었습니다.
연계 사회적기업들도 봄부터 새로운 사업들을 야심차게 시작했는데 영화제작소 눈은 4월부터 홍은 3동에 위치한 ‘한마음의 집’과 연계해 정신장애인 대상 영화제작 교육을 진행했으며 에듀케스트라는 대표 교육프로그램 ‘한 달 안에 악기 마스터하기(이하 한달이)’ 9기를 시작했죠. 트래블러스맵도 매달 흥미로운 국내외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이야기꾼의 책공연은 10월 한 달간 성미산 마을극장에서 전래 민담이 모티브가 된 <호랑이한테 잡아먹혔다가>, ‘포럼 연극’이라는 독특한 형태를 도입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청소년극 <양들의 침묵> 등을 선보였으며 대지를 위한 바느질 이경재 대표는 바쁜 틈을 쪼개 작업한 첫 책 <잇츠 마이 웨딩>을 7월에 출간하기도 했답니다.
지난 9월부터 서울시가 주최하고 하자센터 등 사회적경제 관련 기관들이 함께 주관한 ‘2012 서울 사회적경제 아이디어대회’도 3월 2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시민 아이디어 발표회’를 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서울 문제 해결에 관심이 있는 시민’의 아이디어를 널리 모아 사회적경제의 풀뿌리 기반을 만들고자 했던 이 대회는 대학생부터 IT 전문가, 디자이너, 청년 활동가 등 다양한 면면을 지닌 사회적경제 창업팀들을 배출했습니다. 하자센터는 이중 7개 아이디어 팀들과 손잡고 아이디어 실행 종잣돈 마련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청소년들이 직접 쓴 가사를 노래로 옮기고, 대학생들을 위한 전공책 대여 사이트를 만들고, 임대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힐링 장터를 여는 등 재기발랄하면서도 따뜻한 하자센터 매칭 7개 아이디어는 많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2013년 하자마을에서 열린 가장 아름다운 일 중 하나는 바로 스무 살 성년을 맞이한 하자마을의 청소년들을 위한 성년식이었습니다. 5월 20일 하자허브 중정에서 진행된 성년식은 하자센터의 대표적인 마을의례 중 하나로, 인생의 여름에 접어든 청소년들의 어른됨을 축하하고, 진정한 어른으로서의 시작을 성찰하게 하는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하자 네트워크학교 학생들을 비롯해 하자에서 활동하고 있는 38명의 성년자들과 부모, 각 학교의 담임 및 멘토가 함께 한 가운데 사회자의 거례선언을 시작으로 시작된 올해의 성년식은 하자마을의 촌장이자 센터장인 조한의 주례로, ‘문명(問名:성년자, 이름을 묻다)’과 ‘성년선언을 위한 문답’으로 이어지며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되었습니다.
‘세상의 달빛 아래 열린 장터’ 달시장도 5월 31일 그 첫 번째 장을 앞마당에서 펼쳤죠. 올해로 3년째를 맞아 마을과 골목 콘셉트를 적용해 더욱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선보인 달시장에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주민분들이 오셔서 그간 뜸했던 인사도 나누고, 아껴 두었던 중고 물건도 판매하고, 또 맛있는 먹거리도 즐기는 등 흥겨운 모습이었습니다. 청년, 여성, 문화 등 여러 분야의 협동조합들이 소개되고, 함께 힘을 합치는 협동워크숍도 열렸던 5월의 주제마당 ‘달시장으로 협동하자’도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달시장은 이후 혹서기인 7월을 제외하고 10월까지 모두 다섯 번 개최되었습니다.
5월 13일에는 제주도 애월읍 애월리사무소 옆에 영셰프들의 자립과 배움의 선순환 공간이 될 제주도 슬로비가 오픈했습니다. 스스로를 고용하고 배움을 나누며, 뒤이은 영셰프들의 인턴십 현장이 되기도 할 공간이죠. 21세에 사장이 된 영셰프 3기 썸머와 주방 제 1의 스태프 2기 별, 사진작가로 일했던 경력의 매니저와 빵굽는 양식 셰프까지, 네 사람이 꾸려가는 공간입니다. 이어 10월에는 오가니제이션 요리의 세 번째 ‘슬로비’가 오픈했습니다. 집밥이 그리운 도시인들을 위한 돌봄밥상으로 입소문난 홍대 슬로비의 건강밥상을 도시락 버전으로 알차고 예쁘게 디자인한 청년 도시락가게 ‘성북슬로비'입니다. 이 곳 역시 영셰프 1기 수료생인 상근이 20대 청년이 되어 결합해 더욱 의미가 깊었습니다.
딱 한 해의 절반을 돌아나온 6월 19일 수요일 점심시간에는 하자센터 신관 중정과 커뮤니티 카페 등에서 ‘나눔부엌’을 여는 첫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하자 마을 사람들과 영등포 동네 분들이 어우러져 하자허브에서 준비한 비빔밥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페미니스트 가수 지현과 ‘복태와 한군’의 축하 공연,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의 저자 박혜란 님의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나눔부엌’은 영등포 지역에서 나눔과 돌봄 문화의 확산을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매주 수요일마다 꼬박꼬박 진행되었던 ‘나눔부엌’은 새로운 마을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는 청소년들이 새로운 일을 만들어가는 이들과 만나 이야기하는 ‘청소년 진로콘서트’도 6월 20일 오후 2시 하자센터 신관 하하허허홀에서 열렸습니다. 청소년과 교사, 학부모 등 200여 명이 객석을 꽉 채운 가운데 사회적기업 ‘대지를 위한 바느질’ 이경재 대표, 역시 사회적기업인 ‘모티브하우스’ 서동효 대표, 대안학교 교사이자 인디밴드로 활동하는 ‘복태와 한군’이 멘토로 나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유자살롱의 청소년밴드 ‘유자청’의 공연으로 더욱 즐거웠던 현장. 이 진로콘서트는 이후에도 7월과 12월, 두 번 더 개최되었습니다.
하자의 여름은 ‘C-큐브’와 ‘커리어위크’, 두 단어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벌써 5년째, 여름방학마다 하자가 주관하는 도시형 캠프죠. 청소년 창의캠프 ‘C-큐브’는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청소년 직업체험캠프 ‘커리어위크’는 8월 6일부터 8월 9일까지 열렸습니다. 각각 4일간 총 350여 명의 서울시내 특성화고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두 캠프 모두 하자 안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기업, 문화예술 교육 등 각계의 전문가팀들과 함께 서울 곳곳의 현장을 누비며 사회적 의미를 담은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청소년 창의캠프 ‘C-큐브(Creative-cube)의 참여자들은 청년 자원활동가 ‘파니’, 각 현장 전문가들과 함께 노들텃밭을 비롯해 서울 곳곳을 다니며 ‘서로를 살리는 창의’를 고민하고 실천해 보았습니다. 필요 이상의 소유와 과다한 소비 때문에 버려지는 것들을 이용해 각 현장에서 새로운 쓸모와 이야기를 만드는 활동을 해보았죠. 그 결과 집안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피아노는 멋지게 리디자인되어 사람들이 활기차게 오가는 곳에 자리잡았고, 빗물을 모아 재활용하는 빗물 저금통도 생겨났습니다.
폭염으로 들끓었던 8월 6일부터 8월 9일까지 진행된 청소년직업체험캠프 ‘커리어위크’에 참여한 150 여명의 청소년들은 농업유통, 만화/애니, 방송/미디어, 공정여행 등 총 8개 분야 팀으로 나뉘어 서울은 물론 지역 곳곳을 돌며 직업 현장과 멘토, 동료를 만나는 진한 경험을 했습니다.
“적성을 검사하고 소위 잘 나가는 직업의 정보를 찾아서 매칭하는 과정이 지금의 공교육 청소년에게 필요한 진로교육일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청소년토요진로학교도 올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유기동물에 관련된 직업군을 만나보고 직접 작업도 해보는 2기 ‘버려진 동물을 위한 [__] 제작 프로젝트’(5/25~7/27)는 모집 인원보다 많은 지원자가 몰리기도 했죠. 10월 12일부터 11월 16일까지 진행된 3기 역시 ‘지구를 살리는 일, ‘쓸모’를 만들다’라는 주제로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으로 기획,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참여 청소년들은 공동 오리엔테이션과 워크숍을 마치고 총 12개 팀의 멘토와 만났고, 이후 재활용 패션디자인, 도시건축, 문구 디자인, 업사이클링 가구 제작 등 4개 분야로 나뉘어 사회적 의미를 담은 팀별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에너지 낭비를 막아줄 가벽, 버려진 중고 의자 및 테이블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가구 등 이들의 작업 결과물은 하자센터 곳곳에 활용되었습니다.
가을 하자마을의 빅이슈는 물론 2013 서울 청소년창의서밋이었습니다. 올해에는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전환과 연대’라는 주제로 10월 25일부터 10월 27일까지 3일간 하자센터 전관에서 열렸습니다. 1990년대부터 ‘큰 구상, 작은 학교 Big Picture, Small School 운동’을 벌여온 교육 운동가이자 최근에는 나이 상관 없이 한데 모여 창의적인 삶을 살고 배우는 ‘칼리지 언바운드(college unbound)’라는 새로운 학교를 만들고 있는 미국 메트스쿨 설립자 데니스 릿키(Dennis Likky), ‘학교 안팎의 학습’에 대해 꾸준히 작업을 해온 문화인류학자 수잔 블룸(Susan Blum)이 키노트 스피커로 초대되었습니다. 청소년 진로교육, 생태적 교육, 사회적경제 등 3가지 메인 섹션으로 나뉘어 포럼, 워크숍, 이벤트 등 20여개가 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던 이 축제에서 참여자들은 한 가지 질문을 마음에 간직했습니다. “당신에게 지속가능한 삶은 무엇입니까?”
10월 8일부터 10월 17일까지 9일간(1박 포함) 하자센터에서는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획의 청소년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을 스스로 만들어보는 청소년 도시형 체험 프로젝트인 ‘라이프디자인캠프’! 이 캠프는 ‘만나고(Meet), 만들고(Make), 움직이자(Move)!’라는 슬로건으로 나 자신은 물론 더 나아가 이웃, 사회,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해보자는 의미를 담아 생태, 친환경, 에너지 자립, 리사이클링 분야의 워크숍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참여 청소년들은 10인의 멘토 그룹, 또래 친구들과 함께 휴먼에너지의 상징 짐자전거 만들기, 옥상 텃밭 채소로 먹거리 만들기, 버려진 나무로 의자와 테이블, 작은 집 만들기,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노들섬에서 자급이 가능한 삶터 꾸미기 등 온몸을 고루 움직이고, 오감을 활용하며 의식주 수단을 직접 생산해 보았습니다. 서로를 완두(참여 청소년), 가지(스태프)라고 부르며 캠프 기간은 물론 끝난 후에도 끈끈한 연대를 과시했던 라이프디자인캠프 팀은 이 성과를 2013 서울청소년창의서밋에서 발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11월 초부터 한가해지는 사람은? 바로 수능을 끝낸 고3입니다. 하자센터에서는 11월 19일부터 11월 21일까지 왠지 모를 허탈함과 불안감에 휩싸일 이들 청춘들을 위해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를 마련했습니다. 3일간 공동 오리엔테이션과 워크숍을 거쳐 청년 멘토들과 함께 요리, 목공, 음악 등 주제별 워크숍과 공동 작업을 한 뒤 20대를 준비하는 블레싱 파티로 끝맺었던 매력적인 캠프. 10대의 끝을 축하하고, 20대의 시작을 응원하는 블레싱 파티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불안하지만 벅찬 출발을 앞둔 이들 젊음에게 오히려 힘을 얻고 돌아왔답니다.
하자센터의 청소년 동아리 ‘혹,_이심?’은 사회적기업 영상제작소 눈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사회적경제’에 대해 공부하고 마을기업에 대한 프로모션 영상을 제작하는 프로젝트 ‘소셜디렉터’가 바로 그것입니다. 10월 26일부터 6주간 매주 토요일 오후에 진행되었으며 수업에 참여한 친구들은 노숙인 자활을 돕는 ‘빅이슈 코리아’와 청소년들을 위한 자립 모델을 만들어가는 ‘소풍가는 고양이’ 두 사회적기업을 직접 만나 홍보영상을 만들어보았습니다. 함께 홍보 콘셉트를 논의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사회적기업이 지닌 가치와 의미를 더욱 잘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사회적기업 홍보영상제작 프로젝트 ‘소셜디렉터’가 12월 14일 상영회를 끝으로 지난 6주간의 수업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12월의 하자마을은 1년간 했던 일들을 정리하고 그동안 고마웠던 분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자리가 이어졌습니다. 지난 12월 13일 저녁. 허브에서는 커뮤니티 카페 멤버, 입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 해를 매듭짓는 파티를 열었습니다. 다함께 손을 모아 빚은 만두와 주민들이 조금씩 보태어 준 음식들로 풍성한 자리가 되었어요. 한 쪽에서는 ‘금요살롱 봄봄’의 지끈 바구니 만들기 워크숍이 열렸고, 2014년 새롭게 합류하는 입주민들의 페차쿠차 발표도 이어졌습니다. 파티 끝 무렵에는 내년에 허브에 드나드는 주민들이 ‘손 작업(생활생산)’으로 관계를 맺어갈 ‘핸즈아워(Hands Hour)’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보드를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손과 마음으로 만나는 하자허브의 프로젝트는 올해에도 이어집니다.
달시장 역시 감사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협동’ ‘소비’ ‘건강’ ‘예술’ ‘사랑’ 다섯 개의 키워드와 함께했던 2013년의 달시장은 영등포 지역 주민들의 적극 참여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 고마움을 나누고자 마련되었던 12월 13일의 마무리행사 ‘달달파티’ 역시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답니다. 하자센터 협력기획팀, 생각하는 청개구리 창의페스타 운영팀, 방물단 등 달시장을 기획, 진행했던 이들의 발표가 있었고, 그간 축제마당에 참여했던 뮤지션들도 다시 방문해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무엇보다 파티 내내 기운차게 장내를 뛰어다니던 어린 주민들로 생기발랄했던 달달파티였습니다.
하자에서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낸 네트워크 학교 청소년들도 그간의 성과를 선보이는 자리를 가졌죠. 로드스꼴라 4기는 11월 28일과 29일 양일간 홍대 포스트극장에서 워크숍과 프레젠테이션, 공정무역 바자르, 공연, 연극, 다큐멘터리 상영, 심지어 뮤지컬까지 다채롭게 구성된 ‘캬바레 사이공 1막 13장’을 선보였으며 5기도 12월 27일 ‘오! 베트남’이란 제목의 종강파티를 했습니다. 배움과 일을 함께했던 영셰프 스쿨 4기도 12월 20일 ‘Young Chef Party’를 통해 수료식을 가졌는데 제주와 성북슬로비 현장에서 요리사가 되어 일하고 있는 1기, 2기, 3기 졸업생들도 와 현장 자립의 회고를 함께했습니다. 하자작업장학교 죽돌들도 쇼하자를 선보였고요.
하자센터와 한국암웨이가 함께하는 어린이 창의교육사업 ‘생각하는 청개구리’ 역시 12월 7일 신관 하하허허홀에서 공유마당을 통해 그동안의 성과를 나누었습니다. ‘생각하는 청개구리’는 올해 문화예술작업자와 어린이가 만나 공동작업을 하는 총 9개 창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달시장을 무대로 한 창의페스타, 분당 암웨이 브랜드센터 등 외부로 나간 ‘움직이는 창의놀이터’ 등 다양한 축제를 통해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협업과 손작업의 즐거움을 전파했습니다. 2014년에도 개구리들의 활약을 기대해 주세요.
뭐니뭐니해도 가장 가슴 찡한 올해의 마무리행사는 12월 18일 점심에 열린 하자마을 생일잔치였습니다. 마침 수요일이라 매주 나눔부엌을 주관하는 허브팀은 물론이고 전 판돌이 투입되어 소고기무국과 김, 김치, 떡, 과일 등 소박한 밥상을 차렸죠. 특히 이번 생일잔치는 연말 연초에 하자센터에서 이사나가게 되는 사회적기업들(트래블러스맵, 대지를 위한 바느질, 리블랭크, 오요리아시아)를 위해 준비되었기에 더욱 의미를 더했습니다. 2004년 하자작업장학교 프로젝트로 시작한 노리단을 창업팀으로 독립시킨 이래 하자센터의 창업 인큐베이팅 사업은 9개의 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을 탄생시키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이들이 더 큰 도약을 위해 비워준 자리는 또다른 새로운 주민들로 채워지겠죠. 2014년 하자센터는 그들, 그리고 여러분과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