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기>는 하자 청소년들과 진로에 대해 대화한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어떤 일을 하거나 하지 않으며 일상을 지키고 있는지, 요즘 어떤 고민이 있고 앞으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To do list 를 적어보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아홉 번째 일-기는 광주 삶디자인센터에서 활동하며 하자를 알게되어 2022년 생활기술 작업장에 참여했고, '발명교육자'가 되고 싶어 다양한 활동을 열정적으로 하고 있는 수림의 기록입니다.
수림의 to do list
✔️ 미루지 않기
✔️ 나만의 길을 만들기
✔️ 내가 설계한 전공 이수하기
✔️ 다양한 경험 쌓기
✔️ 나의 경험 나누기
✔️ 평생교육사, 청소년지도사 취득하기
✔️ 국제 발명 대회 준비하기
✔️ 기록하기
✔️ 졸업하기
✔️ 자립하기
✔️ 잘 쉬기
Q. 수림은 생활기술 작업장에 참여하고 있잖아요.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되었나요?
저는 광주가 고향인데요. 고3 때 광주삶디자인센터에서 청소년운영위원회(삶디씨)를 했습니다. 그 때 하자 청운위(시유공)와 2020년 서울청소년창의서밋을 하면서 하자를 알게 되었어요. 성인이 되고, 대학 때문에 서울에 올라오게 되면서 하자센터가 생각나더라고요. 고향에 있을 때는 수영과 우드카빙이 취미라, 서울에서도 목공 관련 취미를 이어가고 싶었거든요.(수영은 요가로 변화하여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활기술 작업장을 신청했는데 목공 보다는 ‘자립’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었어요. 직접 문고리를 교체할 수 있는 방법이나 싱크대를 청소하는 여러가지 방법, 그리고 iot 기술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어요. 기대와는 달랐지만 오히려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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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기술 작업장에 참여중인 수림
Q. 목공의 어떤 점이 좋아요?
일상에서 몰입을 할 수 있는 순간이 별로 없는데 목공을 하면 깎는 행위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마음을 비우고 싶을 때 도움이 되더라고요. 꾸준히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지금까지 비녀랑 숟가락, 컵을 만들어봤고 아니면 젓가락같은 생활에서 쓸 수 있는 것을 만들어왔어요.
Q. 발명교육자가 꿈이라고 했는데요. ‘발명교육자’란 무엇인가요?
발명교육자는 사람들이 발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길잡이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발명을 통해 학습자의 주도성을 살리는 교육과정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협력하는 배움을 제공하고 또 배움의 주체가 학습자에게 있다는 것을 알리는 역할을 해요. 문제를 인식하는 단계부터 시작해서, TRIZ*나 SCAMPER*를 이용하여 아이데이션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기법을 알려주거나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질문을 하기도 하면서요. 또, 발명은 발명 자체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식재산권 출원이나 대회, 경영까지 이어질 수 있거든요. 그 단계들의 방향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TRIZ: 기술∙발명∙혁신 분야의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한 40가지 방법에 대한 이론
*SCAMPER: 기존의 것에 ‘대체하기, 조합하기, 적용하기, 수정·확대·축소하기,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제거하기, 재배치하기’와 같은 7가지 사고 기법
Q. 요즘 진로 고민이 있나요?
발명은 타인이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학습자의 관심사나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또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주도성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필요성에 비해 기존의 발명교육자가 적고 발명교육자가 되기 위한 과정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이 길을 개척을 해나갈까?”하는 고민이 항상 있어요. 발명·특허특성화고에 발명교사가 있긴 하지만 보통 다른 전공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겸해서 하는 경우가 많아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학의 자기설계융합전공*이라는 제도를 이용해 발명교육전공을 만들게 되었어요. 발명교육을 학교에서만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교육시설, 청소년 시설 등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좋은 본보기로 발명교육을 개척해나가고 싶어요.
*자기설계융합전공: 학생이 여러 학과의 전공과목들로 새로운 전공을 스스로 설계하여 학습해 나가는 과정
발명교육 현장에서
✔️내가 설계한 전공 이수하기
저는 지식재산학 전공을 하고 있어요. 실제로 공부를 해보니까 제가 생각한 거랑 괴리가 있더라고요. 저는 발명의 전반적인 부분에 관심이 있는데 학과에서는 지식재산권 출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니까요.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걸 계속 해보자’는 생각에 공모전도 나가고 발명 관련 서포터즈도 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설계한 발명교육 전공을 이수하는 것이 지금의 목표입니다.
스스로 설계한 발명교육 전공 공부를 이어가고 있는 수림
✔️기록하기
제가 게으른 사람이라 할 일을 최대한 미루는데요. 또 자주 잊기도 해서, 잊어서 미뤄지는 과정도 있거든요. 그래서 항상 기록을 하려고 해요. 일정을 기록하기도 하고, 일상을 적기도 하고… 특히 불편함을 느낀 적이 있으면 꼭 기록을 해요. 그걸 바탕으로 발명을 해요.
✔️평생교육사, 청소년지도사 취득하기
교직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발명교육자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자격증을 살펴봤습니다. 이미 발명기술지도사 시험에는 합격했기 때문에 대학을 다니면서 평생교육사와 청소년지도사를 취득하려고 해요.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다양하게 교육할 수 있도록, 발명교육이 필요할 때 도움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잘 쉬기
지금 잘 쉬고 있긴 한데요.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진짜 잘 쉬는 걸 하려고 해요. 요가를 하고 나면 중간에 명상을 하거든요. 누워서 다양한 생각을 하는데 그 짧은 순간이 3~4시간 쉬는 것보다 큰 쉼이 되더라고요. 그게 정말 잘 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영중, 수림
Q. 진로에 대해 또래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제 주변에는 확실한 꿈을 가진 친구가 별로 없어서 꿈을 가진 친구들과 대화를 해보고 싶어요. 저는 꿈이 확고한 편이라 계획을 하고 맞춰 가고 있지만 없는 친구들은 전공에 맞춰서 살고 있는 모습을 많이 봐요. 그러면서도 ‘내가 잘 가고 있는 건가?’는 고민도 들기도 하거든요. 그런 친구들을 만나면 꿈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먼저 물어보고 싶고 어떻게 그 꿈을 갖게 됐는지, 그리고 제 꿈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현실적인 조언 그런 걸 물어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