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기>는 하자 청소년들과 진로에 대해 대화한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어떤 일을 하거나 하지 않으며 일상을 지키고 있는지, 요즘 어떤 고민이 있고 앞으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To do list 를 적어보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일곱 번째 일-기는 올해 학교 밖 청소년 멤버십 <온-오프>로 하자를 찾아와 <생활기술 작업장>에서도 성실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대추의 기록입니다.
대추의 to do list
✔️사회문제 관련된 직장 갖기
✔️노트북 구입하기(얻기)
✔️하루하루 여유를 만끽하기
☐ 비건 베이킹을 해서 보육원 등에 기부하기
☐ 수영 배우기
✔️구조(유기)묘 쉼터에서 자원활동하기
☐ 부산, 제주도 여행가기
☐ 드럼 배우기
☐ 새벽에 사우나가기
Q. 대추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최근에 하자에서 하는 <온-오프*>에서 비건 베이킹 수업이 있었거든요. 그걸 참여했는데 비건 베이킹이 너무 재미있어서 근래 취미가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산책하거나 낮잠 자면서 여유를 만끽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저에게는 취미라고 할 수 있겠네요. 또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진로 고민하는 것도 취미라고 할 수 있을까요? 즐기지는 않지만 많은 시간을 거기에 쓰고 있는 것 같아요. * 온-오프: 하자센터 학교 밖 청소년 멤버십 프로그램
온-오프 비건 베이킹 워크숍
Q. 사회이슈에 관심이 많아보여요.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렸을 때는 단순하게 동물을 좋아했어요. 그러다가 버려지는 강아지들이 많고 펫숍에서 생산되는 강아지가 많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그런 유기견 관련 이슈를 접하게 되면서 그때부터 동물권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저는 어릴 때 한부모가정에 살아왔거든요. 그래서 버려졌다는 것에 대해서 저랑 연결 지점을 느껴서 이입하게 된 것 같아요. 저에게는 그런 문제나 이슈에 관심 갖게 된 것이 어릴 때의 저를 위로하기 위한 방법이지 않을까 싶어요.
✔️ 환경, 동물권 관련된 회사나 단체에서 일하기
지금 제가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요. 비건, 제로웨이스트 관련된 제품을 파는 회사에요. 동시에 환경문제에 대해 캠페인을 기획하기도 하고 모임을 주최하기도 하는 사회적 기업이거든요. 지금은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곳에서 일하는 데에 관심이 있어요.
Q. 지금 일터에 만족도가 높은 것 같은데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요?
너무 많은데요. 우선 사람들이 좋아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저를 존중해주고 제가 비건으로 식사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고 비건 반찬도 많이 나눠주세요. 그런 게 좋았어요. 또 제가 아직 실수를 많이 하는데 뭐라고 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해주시고. 그리고 저한테 여러 번 오늘 몇 시까지 일했는지 꼭 알려달라고, 그래서 급여가 잘 지급될 수 있으니까 그런 것도 신경써주셔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려고 노력하는 곳이고요. 계약서 쓸 때도 어떻게 써야 하는지 하나하나 알려주셨어요.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도 알려주셨어요.
✔️ 구조(유기)묘 쉼터에서 자원 활동하기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는데 알아보면 다 20세 이상만 받더라구요. 인내를 갖고 기다리다가 스무 살이 돼서 유기견 보호소에 자원 활동을 했어요. 최근에는 곧 그만할 예정이긴 하지만 직장 주변에 유기묘 센터가 있어서 자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점은 고양이가 10마리가 넘는데 다들 성격이 다르니까 하나하나 케어하는 방식이 다르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막차를 탈 때까지 케어해야 하는 때가 많았어요. 체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 하루하루 여유를 만끽하기
청소년 때(10대 때)는 학교에 대한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심리적으로 여유롭지 못했어요. 그래서 항상 졸업하면 하루하루를 여유롭게 지내자는 마음이 컸어요. 지금은 일도 딱 4시간만 하고 있고 일정 없으면 쉴 수 있도록 여유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여유 있는 생활을 하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진다고 생각해요. 여유가 없으면 작은 거에 짜증 내고 우울감도 심했는데 여유가 있으니까 감사하는 마음이나 포용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아요.
Q. 대추가 하고 싶은 일은 어떤 일인가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일이라면 뭐든지 다 좋은 것 같아요. 관심이 있는 문제를 생각해보면… 축산업인 것 같은데요.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이나 일회용품을 쓰지 말자. 이런 메세지는 많이 있는데 축산업이 문제라는 메세지는 많이 없었다고 생각해요. 기업에서도 ‘플로깅’을 하면 보상으로 "치킨" 기프티콘을 준다든지 환경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느껴서 축산업도 문제라는 것을 더 알릴 필요성이 있다고 느꼈어요.
대추가 비질(Vigil) 활동을 하며 도축장에서 만난 돼지들
Q. 진로에 대해 또래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그걸로 생계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생기는 것 같아요. 꼭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자’는 건 아니어도. 그래도 할만한 일을 하면서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으면서 경제적인 부분을 다 해결할 수 있을까? 그런 질문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은 그래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계를 해결하고 있지만 이게 지속 가능한지 질문을 하게 되더라고요. 미래에는 너무 많은 변수가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