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코로나 팬데믹 추세가 어느 정도 완화되면서 얼굴을 마주한 모임과 활동이 차츰 시작되었는데요, 그 와중에 무려 태평양을 가로질러 성사된 만남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글로벌 미래진로 유스랩>입니다.
글로벌 미래진로 유스랩
2022년 6월 22일 ~ 8월 12일
매주 수, 목, 금 오후 2시~6시
올해 초 조금씩 국가간 이동의 문이 열리고 있을 즈음, 미국의 웰즐리 대학(Wellesley College)과 프린스턴 대학(Princeton University)에서 하자에 인턴을 보내고 싶다는 연락을 해 왔습니다. 하자는 아주 오래전부터 오디세이 학교와 덴마크 애프터스콜레(Efterskolerne)와의 교류, 하자작업장학교의 홍콩 및 버마 청소년들과의 교류 등 다양한 형태로 국제교류를 해 오다가 코로나 등으로 인해 잠시 중단 중이었죠.
우리는 그간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일국적/지역적 접근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전지구적 변화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여실히 체감한 바 있습니다. 청소년에게 이 문제는 당면한 현실이자 바로 내 미래이기에, 하자센터는 국가 간 경계를 넘어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글로벌한 규모에서 청소년이 협력하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오던 차였습니다. 세계의 청소년들은 이미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만나서 유형의 몸과 목소리와 취향과 성격을 가진 상대와 소통하고 협업하는 것은 다른 감각과 차원의 경험이 될 것이라고도 생각했죠.
그래서 올 여름, 웰즐리 대학과 프린스턴 대학에서 온 4명의 미국 청소년 인턴(아쉽게도 그 중 한 명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조기 귀국)과 3명의 한국 청소년은 두 달 동안 스물네번을 만나며 <글로벌 미래진로 유스랩> 활동을 함께 했습니다.
"다른 나라 청소년도 우리와 똑같은 고민을 할까?"
하자에 모인 한미 청소년이 품은 위의 질문을 바탕으로 <글로벌 미래진로 유스랩>에서는 좁은 의미의 ‘직업’이 아닌 포괄적인 라이프 디자인으로 진로를 바라보고 나와 사회의 진로를 상상해보는 ‘글로벌 청소년 진로상상 토크쇼’ 영상을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연대기 워크숍
프로그램의 초반에는 서로를 몇 개의 키워드로 설명하는 해시태그 워크숍, 개인적인 사건과 사회적인 사건을 뽑아 공동의 타임라인을 만드는 연대기 워크숍 등을 통해 ‘개인’으로서의 서로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에는 진로에 대한 각자의 고민을 나누고 키워드를 뽑아 개별 리서치와 그룹 리서치를 하고 토론을 하며 토크쇼의 주제를 좁혀나간 결과 다음과 같은 주제를 도출했습니다.
‘한미 청소년에게는 더 많은 진로탐색 기회, 활동, 경험, 교육환경이 필요해’
영상을 기획하고 대본을 작성하며, 양국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을 발견하기도 하고, 다른 점 뿐만 아니라 공통점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한국과 미국에서 다양한 진로교육이 이루어지고 있긴 하지만, 너무나 부족하고 형식적이며 좀 더 다양하고 현실적인 진로탐색의 기회가 필요하다는 점을 한미 청소년 모두 공통적으로 지적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해 주세요!
두 달간 짧지만 깊은 만남을 마치고 이제는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지만 우리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영상이 세계의 또 다른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와글와글 발화될 수 있는 창문이 되기를 바라고 있으니까요.
채원: 유스랩은 한국 청소년을 만날 수 있어서, 좋은 대화를 할 수 있어서, 그리고 다양한 견학도 다닐 수 있어서 되게 즐거웠어요. 제가 가지고 있던 한국과 한국 청소년에 대한 편견을 부순 것 같아요.
베일리: 예전에는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면 설득하려고 하는 면이 있었는데 이제는 다름을 인정하게 된 것 같아요. 하자 밖에서는 서로 의견이 다르면 물어뜯기 바쁜데, 여기서는 다름을 존중하는 모습이 좋았거든요. 유스랩은 다름을 ‘그렇구나’하고 인정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지금: ‘진로’라고 하면 중학교 때 받았던 진로 수업의 기억이 떠올라요. 진로는 직업을 말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내가 어떤 사회에서 어떻게 살고 싶은지도 진로에 포함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