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의 고민을 가진 청소년들이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게 하루를 배움의 시간으로 기획하고 현장을 체험하는 날입니다. 보통 친척, 부모님, 친지, 이웃 등의 직업 현장을 찾아 2~3시간 정도의 일을 도와 드리면서 직업 현장을 체험하고 직업 세계를 탐색하는 시간으로 보냅니다.
나목이와 친구들의 “진로체험의 날”은 진로를 고민하는 '나목'이의 개인적인 연락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나목이는 하자센터에 등록된 <도목도목 ; 도시 목공, 도시 목수> 동아리의 멤버인데요. 진로체험의 날을 하자센터에서 보내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중, 마침 같은 반 친구들이 "하자센터"에 ‘직업체험’을 간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고 합니다. “혹시 도시 목공이 궁금한 사람 있으면 같이 가자!”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시작한 나목이는 세 명의 친구들이 함께 오게 되었지요.
스스로 진로체험의 날을 기획하기 시작한 나목이는 하자센터에서 자신이 경험한 것들, 좋았던 것을 담아 친구들과 함께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고 싶어 했습니다. 그렇게 하자센터 판돌 원쓰와 함께 기획한 “나목이와 친구들의 진로체험 날”에는 친구들과 하자센터를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나눔밥상, 목공을 하기로 정했습니다. 당일엔 날씨가 좋아 즉석에서 자전거를 타러 나가기도 했지요!
당일 하자센터를 둘러본 네 명의 친구들은 공간에서 주는 느낌과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새로운 경험, 신기한 곳... 이라는 말로 하자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진로체험의 날”인 만큼 ‘직업’, '진로' 를 주제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평소에는 어색해서 잘하지 않았던 마음속 진지한 이야기들을 조금씩 꺼내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서로의 고민을 귀 기울여 들어주고, 각자의 상황을 이야기하다 보니 서로를 조금씩 더 이해하게된 시간이 되었지요. 지금까지와 조금은 다르게 직업과 진로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했고, 과정으로서의 진로, 그리고 그것을 위해 지금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배움이’(하자센터에서 지은 별명)는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하며, “아직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 모르지만 저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해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고요. 계속해서 책이나 사람, 경험을 통해서 그것들을 배워가고 싶어요”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하자허브에서는 매주 수요일 누구나 반찬 한가지씩을 가져와 함께 먹는 '나눔밥상'이 열리는데요. 나목이와 친구들도 반찬 한가지씩을 가져와 나눔밥상에 함께했어요. 반찬을 싸주시던 부모님이 “무슨 밥만 주는 식당이 있냐?”라고 하셨다며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함께 밥을 먹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어디에서 온 누구입니다”라고 소개하며 마을 주민이 되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니, 한창 비가 오던 중에 마침 해가 났는데요. 다 같이 마음이 모여 "번개"로 자전거를 타고 한강까지 다녀오기도 했답니다. 사실 자전거 실력이 불안하다고 고백한 친구가 있어서 다들 긴장했는데, 라이딩을 하며 점점 안정된 운전실력을 보이더니, 안전하게 완주하며 엄청 행복한 표정을 짓기도 했지요. 즐거운 라이딩 시간이 끝나고! 정작 '목공'을 할 시간이 3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어들어 어떻게 할까 고민이 되었었는데, 나무 팔레트를 미리 주워다 놓은 ‘허브팀’에서 나무를 대여해 주셨어요. 다들 무언가를 만들어내겠다는 마음을 모아,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 2시간 만에 <벤츠>라는 벤치를 만들었습니다.(벤츠라는 이름은 누가 벤치를 벤츠로 잘못 부른 것에서 정해진 이름이랍니다.) 1시간을 초과하여 작업했지만 다들 오랜만에 몸을 쓰고 무언가를 만들어 보는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어요. 나목이와 친구들은 나무를 양보해 주신 ‘허브팀’에 의자를 기부하기로 했고, 마침 이런 의자가 필요했던 '허브팀'에서는 기쁜 맘으로 의자를 받아 주셨습니다. 아직 샌딩 작업을 못 해서, 다들 또 오기로 기약을 했어요. 나목이는 <도목도목> 동아리로 여름에 다시 올 예정이고, 다른 세 친구도 하자센터에서 또 어떤 일들을 함께할 수 있을지, 또 다른 만남의 기회가 생기겠지요?
이번 프로젝트가 가능했던 건 스스로 일을 만든 '나목'이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함께한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짧은 하루였지만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이 지금까지의 삶에 어떤 질문들을 던져보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언젠가 계속 생각나고 곱씹어 볼 수 있는 기억이 되면 좋겠네요. 배웅하며 친구들에게 이런 진로체험의 날이 며칠이나 있는지 물었는데요, 학교에 공식적으로 정해진 건 1년에 하루 있다고 하더라고요. ‘나목’이처럼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해 볼, 그리고 함께 온 친구들처럼 배움을 찾아 나가는 ‘하루’를 함께 만들어 보고자 하는 청소년들이 있다면 언제라도 연락주세요. 만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