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자작업장학교는 중등 5명, 고등 11명, 청년 2명 등 새 식구들이 들어왔고 7명이 졸업을 했습니다. 지난 3월 1일 본관 999클럽에서 '시대의 인연'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입학식이자 졸업식은 가족들, 친구들은 물론 작업장학교 졸업생들까지 대거 참여해 떠남과 시작을 축복해 주는 자리였죠.
이 날 하자마을 촌장 조한은 이런 축사를 나누었습니다.
"입학하자마자 후쿠시마 사태를 직면해서 이번 졸업생들은 위기에 처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는 크리킨디의 우화를 마음에 새기고 작업장학교 역사상 가장 열심히 시대를 공부하고 전환의 삶을 위한 기술과 협동적 자아를 키워낸 경우이다. 어느 때보다 빡세게 공부하고 지혜로운 어른들을 만나 영감을 받고 세상 구경을 하고 힘든 노동을 통한 기쁨을 알게 된 학생들이다. 어디에 가든 든든한 집을 짓고 우정과 환대의 마을을 만들어가는 주민으로, 세상을 좋게 만드는 일을 하면서, 배움의 즐거움을 수시로 느끼면서 지내리라 믿는다. 꾸로코로서의역할로 문화적 상대주의의 방법론을 익히고 밀양을 다니며 시대의 현장을 읽어내고 빗물 저장고와 난로를 만들면서 세상을 망치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학교를 다닌 행운아들, 계속 정진하기를!"
하자작업장학교 교장으로서 졸업한 7명의 여정을 지켜봐 온 히옥스는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처음 시즌2만들었을 때 학교만들기 팀들과 '생태와 평화 그리고 함께 살기'라는 세 개의 키워드를 정했지요.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함께 돕고 살아가는 것을 익혀가자 그러면 생생하게 몸으로 마음으로 영혼으로 충만해지는 '행복'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지 않겠냐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곧바로 후쿠시마 핵사고가 터지면서 갑자기 정신이 확 들어서는 공부를 좀 빡세게 할 수밖에 없었어요. 아직 학생들은 마음의 준비도 안 된 상태였는데 (사실 '행복'할 준비도 안 된 상태였기도 해요) ..."
"... 얘들아, 너무 아픈 데 많이 데리고 다녀서 미안해. 그리고 그런 곳에서 그냥 혼란스럽고 마음 아파하고 어찌할 바 모르면서 좀 더 오래 시간을 견뎌보렴. 너무 무서우면, 옆의 친구들을 믿고 곁에 그냥 있어 보렴 같은, 그런 엉성한 말밖에는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던 것도 미안해. 그렇게 3년 동안 격랑을 느끼면서 불안하고 힘들었을 텐데도 떠나지 않고 같이 지내온 시간, 그야말로 마음에, 생각에 '근육'이 좀 생겨난 것으로 조금은 보람을 느껴줬으면... 앞으로도 그렇게 서로를 지탱해주면서 행복하게 살아라. 마음으로부터 기도를 올린다."
'시대의 인연'을 이야기했던 이 날의 기록은 근무가 없는 토요일이자 공휴일 오후 하자를 찾아 꼼꼼한 인터뷰와 취재를 해준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님의 기획기사로도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