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나는 여러분들이 오늘 성년식을 계기로,
인생의 여름을 맞은 사람답게, 생각하고 살아가기를 당부합니다.
열매가 빨리 맺지 않는다고 조급해 하지도 말 것이며,
가장 아름답고 푸르른 계절 여름에 맞게,
잎을 무성하게 할 때입니다.
멈추지 말고, 많이 움직이고, 많은 땀을 흘리세요.
- 2005년 성년식 덕담 중
스무살 성년을 맞이한 하자마을의 청소년들을 위한 성년식이, 20일 오후 5시 하자허브 중정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성년식은 하자센터의 대표적인 마을의례 중 하나로, 인생의 여름에 접어든 청소년들의 어른됨을 축하하고, 진정한 어른으로서의 시작을 성찰하게 하는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올해는 만 19세부터 성년이 되는 새 성년법이 7월 1일 발효되기 때문에 1993년생과 1994년생을 모두 포함하여,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하자마을 청소년들이 성년을 맞게 되었습니다.
하자네트워크학교 학생들을 비롯하여, 하자에서 활동하고 있는 38명의 성년자들과 부모, 각 학교의 담임 및 멘토들이 함께 한 가운데 사회자의 거례선언을 시작으로 시작된 성년식은, 하자마을의 촌장이자 센터장이신 조한의 주례로, ‘문명(問名:성년자, 이름을 묻다)'과 ’성년선언을 위한 문답‘으로 이어지며 진지한 분위기 가운데 식이 계속 되었습니다.
이어, 멘토들이 미리 준비한 꽃화관을 머리에 씌어주는 ‘화관례(花冠禮)’를 통해 정식으로 성년이 되었음을 선언하며, 덕담과 축하가 담긴 ‘초례(성년자들의 첫 술)’로 공식 의례를 마무리 했습니다.
소리꾼 이주원님과 함께한 축하 공연은, 성년됨의 느낌과 다짐들을 성년자들이 직접 ‘아리랑’ 민요로 재치있게 풀어냄으로서, 하자네트워크학교에서 공동으로 마련한 푸짐한 음식들과 함께 마을 의례다운 흥겨움을 한껏 선사했습니다.
하자마을의 성년식은, 전통 의례와 미래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이 시대의 성장과 성숙한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통과 의례로서, 예전 마을에서 해온 것처럼 음식을 나누고 가무를 즐기고 덕담을 나누고 함께 기도를 올리는 ‘마을축제’로서의 의례를 다시 우리 삶 속으로 끌어들이는 의미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이날 성년을 맞이한 38명은, 하자마을 주민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준비한 성년식을 통해, 어른이 된다는 것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며 인생의 여름철 한가운데 서서, 비와 햇빛에도 멈춰서거나 지지않을, 단단한 뿌리를 내려가는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저는 이제 성년을 맞이하여 세상과 우주의 이치를 들여다보며,
모시는 마음과 환대하는 마음을 잃지 않을 것이며,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순환을 의식하면서,
사랑과 노동과 기도를 게을리 하지 않고
우리 마을과 사회에서 한 사람의 몫을 해내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 성년선언을 위한 문답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