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기>는 하자 청소년들의 일상과 진로를 주제로 대화한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청소년들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무엇을 하거나 하지 않으며(또는 하려고 하며) 일상을 지키고 있는지, 그들의 To do list 를 함께 보며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2023년 일곱번째 일-기는 오디세이 하자 7기를 수료하고 입시를 준비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고 있는 하은의 기록입니다.
-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하자 이름은 하은이고, 만18세입니다. 여러 관심사가 많은 편이지만 요즘은 음악에 관심이 많아요. 음악은 어릴 때부터 좋아했는데요.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 뭐냐고 물어보면 답하기 어렵더라고요. 여러 장르, 다양한 가수를 좋아하는 잡식이라서요.
하은의 To do list
끝
행복
즐겁기
낭만과 책임
건강
잘 먹고 잘 자기
꾸준히 운동하기
약 잘 챙겨 먹기
행동
다양한 경험과 도전
알바
인터뷰
여행
책
운전
자전거
전자기기와의 불필요한 시간 줄이기
마인드 → 행동 / 중용
현실감각 잃지 말기
정신 꽉 붙들고 살기
오만하지 않기
과유불급 알기
완벽하지 않아도, 활활 타오르지 않아도 괜찮음 알기
나를 규정해두지 않기
나와의 대화 주저하지 않기
시작을 주저하지 말기
꿈꾸기
욕심 유지하기
노력하기
내게 칭찬하기
실상
경제 활동
돈 공부
수입 파이프 늘리기
나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
전문적으로 음악 배우기
언어
영어
일어
기록
가계부
캘린더
투두리스트
일기
일지
- 하은의 하루 일과는 어떤가요?
보통 평일에는 알바가 있어요. 실용음악과 입시를 준비하고 있어서 평일에는 레슨을 갈 때도 있고요.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날도 있고 나머지 시간에는 보통 연습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 실용음악 입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예요?
음악을 배우고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음악 입시를 한다는 건 하면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재능 있는 사람만 해야 할 것 같고, 돈도 많이 든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언젠가 배우고 싶다’라고만 생각하다가, 오디세이*와 민들레(대안교육공간 민들레)에 다니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됐어요. 다양한 길을 보게 됐고요. 예체능 입시를 하는 친구들도 만나게 되면서 용기가 생겨서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 하은이 생각하는 ‘나’는 어떤 사람인 것 같아요?
오늘 인터뷰를 위해 투두리스트를 어떻게 짤지 생각하다가 그냥 노트에 막 적어봤는데요. 그때 나에 대해서 이렇게 적었어요. ‘솔직한데 비밀이 많은 묘한 사람’ 주변에서 저를 솔직하다고 많이 이야기하고 저도 그러려고 하는 편이거든요. 근데 비밀이 많은 것과 솔직한 것은 별개라고 생각해요. 비밀이 많다는 것을 남들이 알고 있다면 그것 자체로 솔직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서요. 비밀이면 ‘이건 비밀이야’라고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노력하는 것 같아요.
- 요즘 하는 고민이 있을까요?
욕심이 많은 편인데 현실적으로 그 욕심을 다 풀어낼 수 없다 보니 그게 고민이에요. 제가 가진 시간이나 에너지가 한정적인데 그에 비해 욕심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게 요즘 가장 큰 고민거리인 것 같습니다. 일단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데 그 경험 하나하나에서도 성취를 해내고 싶은 욕심이 많아서요. 입시에 있어서도 그렇고요. 근데 제가 체력이 엄청 좋거나 정신력이 강한 것도 아니거든요. 몸이 약한 편이라 그게 안타까운 지점인 것 같아요. 내가 건강했어도 하고 싶은 걸 다 풀어낼 수는 없겠거니 생각하지만 욕심이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으니까 고민인 거죠.
- 오디세이 수료 후에 자퇴했다고 하셨는데요. 학교를 그만둔 계기가 있었을까요?
중학생 때까지는 공부를 꽤 열심히 했어요. 성적도 전교권이었고 자사고 준비도 했거든요. 근데 17살이 되는 1월에 ‘이렇게 3년을 더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도저히 못 하겠는 거예요. 이루고 싶은 목표나 관심 있는 것, 좋아하는 것도 없고 무미건조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부모님께 말씀드렸고, 긴 대화 끝에 “공부는 안 해도 되니 학교는 다녀보자”라고 하셔서 일반고에 들어가게 됐어요. 5월까지 다녔지만 특별한 의미를 찾지 못해 여전히 학교를 그만두고 싶었어요. 그때 어머니가 오디세이학교 추가 모집 공문을 발견하신 거예요. “여기라도 가보고 자퇴를 고민하면 어떠냐”라고 하셔서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왔어요. 근데 오디세이 와서 너무 잘 지낸 거죠. 잘 지내고, 수료 후에 자연스럽게 자퇴하게 된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일 년을 더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하은과 오디세이 하자 7기
To do list 끝
삶의 끝에 제가 이루고 싶은 것에 대한 리스트예요. 전체 투두리스트를 아우를 만한 내용이고요. 앞부터 비중이 큰 것인데, ‘행복’이 제 삶의 목표거든요. 행복해지기 위해 산다기보다 ‘살면서 쭉 행복한 삶을 보낼 거야’라는 마음이 크고, 그러기 위해서는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중학생 때 ‘지적 즐거움’을 경험하면서 ‘나는 즐거운 게 중요하구나’라는 걸 인식한 적이 있어요. 행복하고 즐겁게 살기 위해서는 낭만을 좇아야겠다는 결론에 다다른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낭만만 좇는 게 아니라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행복하게 살겠다고 생각했어요.
✔️ 행복
✔️ 즐겁기
✔️ 낭만과 책임
To do list 행동
이 항목은 실행하고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하자에서 동아리라든지 프로젝트 활동도 하고, 알바도 경험 차원에서 하고, 여행도 다니려고 하는 편이고요. 책도 읽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원래 자전거를 못 탔는데 몇 달 전에 해보니까 별거 아니더라고요. 운전 면허도 올해 땄습니다. 전에는 새로운 일이나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하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소모가 많더라도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 다양한 경험과 도전
: 알바, 여행, 책, 자전거, 운전, 인터뷰
운전 면허 시험장에서
To do list 마인드 → 행동 / 중용
이 파트는 제가 가진 마인드가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되새기는 리스트예요. 위에서부터 아래로 갈수록 나를 채찍질하는 것부터 나를 북돋고 용기를 주는 것으로 이어져요. 이 안에서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용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 현실감각 잃지 말기
: 저는 상상을 많이 하는 편인데 가끔 제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상상을 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무언가를 할 때 현실감각을 잃지 않고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완벽하지 않아도, 활활 타오르지 않아도 괜찮음 알기
: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어서요. 모든 걸 쏟지 않아도 아예 안 하는 거에 비하면 뭐든 낫다고 생각하려고 해요. 잔잔히 흘러가는 것도 좋다고 되새기는 거죠.
✔️ 시작을 주저하지 말기
: 뭐든 시작하는 게 가장 어렵더라고요. 이러면 어떻게 하지? 하면서 고민도 걱정도 많아지니까요. 바로 그만두더라도 괜찮으니까 시작을 주저하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 꿈꾸기
: 나를 북돋아 주는 이야기인데, 낭만과 관련된 이야기예요. 꿈꾸고 낭만을 좇아라.
- 진로나 미래와 관련해서 또래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저는 주변 사람들과 대화할 때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이런 이야기를 나눌 때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어느 대학에 가고, 대기업에 취업하고 이런 이야기보다는 아예 먼 노후 이야기를 하거나 하는 식이죠. 왜냐면 전에는 친구들과 다 같은 학교에 다니고 같은 목표로 공부하니까 현실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게 서로 도움이 됐지만, 서로 가는 방향이 달라지고 다른 상황에 놓인 후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더라고요. 저는 어머니랑도 “엄마는 은퇴하고 어떻게 살고 싶어?” 이런 이야기를 하거든요. 그런 대화가 즐겁고 좋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