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탈에서 검색을 해 기사를 읽고, Ted.com에 접속해서 한글 자막이 나오는 세계적인 연사의 강연을 듣습니다. 오늘 본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디씨에 가서 익명으로 수다를 떨면서도 온라인과 포탈을 지나다니며 많은 정보, 이야기를 듣고, 무엇인가를 배웁니다. 그러다 남긴 짤방, 댓글, 트윗터에 올린 글, 페이스북에 남긴 기록들이 잘 엮어지고, 흐름이 만들어질 때 그 이야기는 다시 새로운 매체가 되어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집니다.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을 잘 공유하고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온라인 속에서 지나치는 사람들이 먼 행성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래이기도 하고, 세대가 다른 어른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 만나는 사람은 자주 만날 수 없는 지역이나, 바쁜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내용의 책을 보거나,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얘기를 나누다가, 불쑥불쑥 번개에 나와서 얼굴을 비추고 놀고, 집에서 읽지 않는 책이나 물건들을 나누어 가져가기도 합니다. 멀리 딴 세상 얘기가 아니라 학교나 수업이 아닌 온라인 공간에서 사람들의 의지에 따라 이런 일들은 자주 일어납니다. 필통넷도 그런 공간 중에 하나입니다. 십대들도 좀 있구요.
필통넷은 2011년 “온라인에서 배운 것을 다시 돌려주자” 라는 모토로 현장들에서 일어나는 배움을 공유하고, 온라인에서 쌓아온 것들을 다시 눈에 보이는 곳에 남겨놓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다른 누구에게는 바쁘게 배워야 하는 무엇이 아닌, 이후에도 따라올 수 있는 자기속도에 맞춘 배움이길 바랍니다.
구체적으로 필통랩을 통해 하자와 허브, 사회적 기업, 기존 필통에서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는 기관들의 온라인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채널을 만듭니다. #번개 를 통한 온,오프라인 모임은 Book Sharing (책 나누기) 같은 활동을 통해 다른 주민들과 연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필통워크숍은 온라인을 활동 무대로 성장한 활동적인 주민들과 배움을 원하는 사람들을 엮어서 워크숍들이 일상적으로 벌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며, 이런 이야기들이 다시 온라인에 쌓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예정입니다.
1)필통랩 Filltong Lab
다년간의 실패 경험으로, 기관과 커뮤니티, 수업과 행사에는 어떤 온라인 공간이 필요할까에 대해서 많은 고민과 실험을 해 왔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툴을 일상적으로 잘 활용하는 전달자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소셜미디어와 모바일 환경이 어떻게 바뀌어 가고 있으며, 10대를 만나고 있는 담당자들에게 조언하고, 어떻게 웹 사이트와 커뮤니티 카페를 운영하면 좋을지를 도울 예정입니다.
필통에서는 계절마다 번개를 열어서, 같이 공연을 보고 축하할 일과 소식들을 전하고 밥도 함께 먹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활동이 Book Sharing 행사입니다. 집에서 먼지를 먹고 있는 책들과 나누고 싶은 책들을 가져와서 번개 때 내어 놓고, 다른 사람이 가져온 책들을 얻어갑니다.
얼마 전 필통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필통세이버 라는 작은 액션을 했는데, 여기서 책이 250권 가량 모였습니다. 이 책들을 번개 때 모인 책처럼 맨 앞장에 기증한 사람의 이름을 적은 후에 하자에 있는 두 곳의 카페에 다시 기증했습니다. 이 책들은 주변에 있는 빈 책꽂이를 채워서 카페에서 읽거나, 가져가서 읽을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온라인을 통해 모여진 지지나 생각들이 다시 내 주변을 바꿀 수 있는 모습은 이렇게 채워진 책꽂이가 아닐까요?
온라인에서 이것저것을 배우고 자란 젊은 세대들 중에는 이미 나이가 먹을만큼 먹어서, 돈도 벌고 누군가에게 이것을 전해주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전해주고 싶은 지식이나 경험이 특별히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또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찾으면 많습니다. 가끔 워크숍은 온라인 혹은 소프트웨어 같은 툴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프로와 아마추어의 중간 영역에서 진지한 고민을 함께 공유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배운 작은 경험이 다시 온라인을 통해서 다른 누군가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숙명여대에서 열렸던, Snow 지식포럼에서 발표했던 자료를 함께 올립니다. 필통의 요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