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생활 중인 우리 가족의 주된 대화이다. 요즘 우리집 식사는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 먹는 횟수가 조금 많아진 듯하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 가끔 아이들이 음식을 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요리하는 재미를 느꼈는지 먹거리에도 크게 관심도 보였다.
내가 무엇을 해 주면 좋을까 싶어서 이것저것 검색해보다가 ’미스터리 쿠킹박스‘를 알게 되었다. 하자센터 내 공유카페에서 매주 화요일에 열리던 ’화요밥상‘이 코로나19로 잠시 쉬게되면서 ’찾아가는 쿠킹박스‘ 참여자를 모집한다는 것이었다. 얼른 신청한 뒤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렸고 드디어 선정되었다는 문자가 왔다.
’미스터리 쿠킹박스‘는 아이들로 하여금 음식을 만들어 먹는것에 대힌 더 큰 재미를 알게 해 주었다. 어떤 미스터리한 재료가 올지 기다려지는 느낌이 더더욱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 목요일에 나눠주는 쿠킹박스는 막내딸 혜림이가 하자에 가서 가져왔다. 비대면 수취여서 이름이 적힌 사물함에 넣어져 있는 재료를 가져오는 방식이었다. 퇴근 후 에코백 안에 들어 있는 재료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지르는 비명은 나와 아이들의 즐거움이었다. 기본 레시피가 동봉되어 오기는 하나 조리하는 방법은 각자의 몫이었다.
자, 어떤 음식을 만들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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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쿠킹박스 안내와 박스에 동봉한 레시피
미스터리 쿠킹박스 속 식재료
기본 식재료 이외에 들어 있는 낮선 ’미스터리 식재료‘들은 우리를 당황 시키기도 했다. 어떻게 조리할까 고민하며 인터넷을 뒤져보면 다양한 조리법도 찾게 되고 그러면서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재미도 쏠쏠했다.
특히 먹어만 봤지 직접 요리에 활용해 본 적이 없었던 ’고수‘는 아이들이 손질한 모든 재료를 버터에 넣고 볶은 후 마지막에 고수를 넣고 휘리릭 볶아내었다. 낯선 재료가 들어가서인지 처음엔 안 먹겠다고 하던 아이들이 두 그릇을 해치우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나 또한 사랑스런 고수향에 홀려 그릇에 담긴 음식을 뚝딱 비워냈다.
그에 비해 비건식품인 콩고기는 대략 난감한 재료였다. 콩으로 만들었지만 고기라고 하니 볶음요리가 제격이겠다 싶었다. 물에 불린 콩고기를 마늘과 야채를 넣고 볶다가 굴소스로 간을 하니 보기도 좋고 맛도 좋았다. 볶음요리와 전은 먹기 바로 전에 요리해야 그 맛과 식감이 좋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Tip. 처음 해 본 콩고기 요리의 성공에 스스로 대견해 하던 나와는 달리 아이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었지만 다양한 식재료를 접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SNS에 우리가 한 요리를 올려 솜씨를 자랑하기도 했다. 우리가 만든 음식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소통하는 재미도 생겼다. SNS 맛집이 되어가는 듯한 우리집 요리자랑이 또하나의 즐거움이 되어버렸다.
미스터리 쿠킹박스 참가 어린이
미스터리 쿠킹박스를 통해 만들어본 요리
다시금 기다려지는 ’미스터리 쿠킹박스‘. 우리가족의 슬기로운 집콕 생활, 슬기로운 집밥 생활에 소소한 재미를 가져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