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치고 싶은 사람 | 에필로그
겨자는 대학 막학기를 다니는 '말기 청소년'이며,
그동안 <판을 만드는 사람들>을 연재했다.
예… 죽치고 싶은 사람입니다.
저는 내년 6월이면 이제 하자에 죽돌로 못 오기 때문…
(만 25세 이슈)
지난 몇 개월간 <판을 만드는 사람들>을 연재했습니다.
물론, 뉴-미디어 시대에
전문을 읽는 분들이 드물었습니다. 이해합니다.
저는 정치외교학을 공부하고 있고요. (자의 반 + 타의 반)
뭔가를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시리즈를 만들면서, 인터뷰를 하면서,
스스로 계속 돌아보게 됐어요.
나는 언제부터 판을 만들고 싶었나…
내가 어떤 판을 만들고 싶은가…?
판이라고 해도 되나? ㅋ
최근에 발굴된 겨자 고등학교 친구의 고3 때 일기
음.
전 하자에 오기 직전까지만 해도, 둥둥 떠다녔던 것 같아요.
세상을 알아가는 게 분명 즐거웠던 시기도 있었는데요.
내가 살고 싶고, 만들어가고 싶은 세상이
다른 사람의 세상과 충돌할 수 있음을 알게 되고,
또 실제로 충돌해보니 아주 피폐해졌습니다…
(거하게 충돌)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야채처럼 살아야겠다… 하던 찰나.
하자센터 인턴 공고를 보고 홀린 듯이 지원을 했읍죠.
그래서 하자에서 마음껏 콘텐츠를 만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저는 판돌들한테 여기저기 물어보고 다녔어요.
판을 만드는 일,
이 지난한(?) 일을 왜 하는 건지, 어떻게 계속 하는지.
저에게 설득은 늘 어렵고 지치는 일이었던 것 같아요.
-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줘야 하나,
- 내 생각이 맞다는 확신은 어떻게 얻나,
- 혹시 내 말로 상처받으면 어떡하나,
- 그래도 할 말은 해야 하지 않나.
하면서요…..
그런데 ‘설득은 결국 나를 위한 것’이라는 흐른의 말이 저에게 크게 다가왔어요.
설득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걸 이야기하는 것뿐이고,
그 중심에 언제나 나를 두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쫄 필요도 없고, 너무 많은 걸 책임질 필요도 없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렇다면 나를 중심에 둔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에게 정말 중요한 건 뭘ㄲr…
고민하던 때….
아키는 고립 청소년들에게서 자신이 느껴왔던 고립감을 보았고,
그들과 함께 의미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너무 행복했다고 말해줬어요.
그러곤 어떤 선택을 할 때, 나를 미는 힘보다도 당기는 힘에 집중해 보라고 조언해 줬죠.
그 순간 저도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었어요.
아무것도 상상할 수 없던 시기…………….
인생의 중요한 마디마디에 함께 해준 우정들이 있었다는 재은처럼,
저도 그 시절을 함께 해준 친구가 있었어요.
함께 세상을 새롭게 알아가면서 처음으로 다른 삶을 상상할 수 있었고,
온 마음으로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어요. (정말로)
그 마음이 나를 당겼고, 나의 시작점이었다는 게
비로소 기억이 났어요.
모두 돌이켜보니, ‘맞고 틀리고’를 다 떠나서
그냥 그 마음이 너무 좋고 나를 살게 하니까…
이 모든 게 내가 그냥 하고 싶은 거였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구요..~^^
‘그 시절을 함께 해준 친구’가 써준 편지 (이거 내 가보인데 어쩔 수 없이 여기서 공개…)
하자에 와서는 온통 그런 마음뿐이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신기하게도
공유된 어떤 종류의 가치’를
나누는 동료들과 함께하면서….
단감의 말처럼, 이 사람들이 같이 가서 조금이라도 우리의 판을 넓혀보자고 하면
저도 언제든 재미있게 같이 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또 앞으로 봄밤처럼 겉으로 보이는 것보단 언제나 본질에 먼저 집중하고,
비고로와 장군이처럼 남들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더라도 우직하게 나아가면
참 멋지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여섯 편 다 읽은 사람들만 감동 받을 수 있음 <
예… 그런 연유로 저…
일단! 외롭지 않아요. 정말입니다.
이런 제가 신기할 정도로…
그래서 이젠 마냥 죽치고 있기보단
뭔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어요.
뭘 할지는 …
이제 차차 취준하면서 생각해 봐야겠죠~~~~~~?
으하하하하하 (우는 거 아니에요)
하지만 기대가 됩니다. 제 자신이.
어쨌든. 하자센터…thank you….
and I love you 이것까지 읽어준 my 독자들…
-끗-
:: 하자 뉴미디어 인턴 | 겨자(강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