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8일 오후 1시. 봄방학을 맞은 교사들이 하자센터를 찾았습니다. 3월부터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진행될 하자의 진로프로그램 ‘일일직업체험’의 변화와 의미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 ‘2014 일일직업체험 교사설명회’가 열렸기 때문인데요, 청소년 진로문제에 고민이 많았던 교사들의 참여 열기가 아주 뜨거웠습니다.
그동안 일일직업체험은 총 20여 개 프로그램이 모두 동일하게 2시간 형태로 진행됐지만, 2014년 3월부터는 2시간 형태의 체험형 프로그램과 능동적으로 팀을 짜서 움직이는 3시간 형태의 작업형 프로그램, 공방(작업장)에서 작업자와 함께 생활기술을 익히고 몸의 감각을 복원하는 공방형 프로그램 등 세 가지 형태로 재편되어 운영됩니다.
올해의 새로운 변화와 함께 열린 ‘2014 일일직업체험 교사설명회’은 교사들이 학생의 입장에서 프로그램을 직접 경험하면서 이해하는 체험 워크숍, 하자의 다양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설명회, 두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체험 워크숍 프로그램으로는 ‘목공하자’와 ‘자전거리사이클링하자’가 준비되었어요. 더 많은 교사들을 초대하고 싶었지만 공간과 재료, 도구 등의 제약 때문에 한 번에 소화할 수 있는 인원은 총 24명(목공하자 12명, 자전거리사이클링하자 12명)이었어요. 하지만 행사 당일 ‘혹시나 빈자리가 날까’ 싶어 무작정 찾아오셨다는 열혈 교사들까지 총 27명이 워크숍에 참여했습니다.
‘목공하자’는 하자의 목공방을 맡고 있는 공방지기 ‘활’의 생활기술영역에 대한 설명과 자립·자활로써 목공 개념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됐습니다. 생활의 필요한 물품을 돈으로 사는 것에만 익숙한 ‘공급사회’에서 스스로 몸을 움직여 필요를 충족하는 자급의 경험은 청소년이 스스로 진로를 설계하는 힘과 역량을 키우는 토양이 된다는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목공, 그리고 ‘공방형 프로그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피드백을 주었습니다. 짧은 강의 후에는 본격적으로 나무를 만지고, 옆 사람과 호흡을 맞추며, ‘천천히, 정확하게, 깨끗하게’ 톱질을 하는 훈련이 반복됐습니다. 완성보다는 재료와 도구에 몰입하면서 굳어있는 몸의 감각을 깨우고, 집중의 즐거움을 알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한 시간 넘게 반복된 톱질과 망치질 끝에 그럴듯한 나무액자들이 완성되고, 선생님들의 얼굴엔 뿌듯함이 가득했습니다.
‘자전거리사이클링하자’는 철로 만들어진 자전거를 다루기 때문에 힘들고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 혹은 두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직접 경험해보고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싶다는 의지로 참여하신 교사들이 많았던 수업입니다. 자전거공방의 미라클과 비고로가 자전거와 만나게 된 자신의 삶 이야기를 들려주고, 자전거에 대한 짧은 영상도 함께 본 뒤, 본격적인 체험이 시작됐습니다. 자전거의 낡은 바퀴를 닦고 또 닦아서 반짝이게 만든 다음, 시계 모터와 바늘만 달면 예쁜 벽걸이 시계 완성! 버려진 자전거 부품에 상상력과 정성을 더해 세상에 하나뿐인 시계를 완성하는 과정을 몸소 경험한 교사들은 어서 빨리 학교로 돌아가 학생들과 함께 다시 체험하러 오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2시간 가량의 체험 워크숍이 끝나고, 비록 워크숍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프로그램 설명만이라도 듣고 싶다는 교사들까지 추가로 초대해 하자허브 203호에서 약 50여 명이 모였습니다. 2014년 일일직업체험의 구체적인 변화를 포함해 하자의 다양한 진로 프로그램들이 일단 먼저 소개되었습니다. 간략한 하자투어를 마친 뒤에는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대화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따뜻한 고구마와 새콤한 귤을 곁들어 차를 나눠 마시면서, 올 한해 청소년 진로교육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 변화를 만드는 좋은 관계, ‘파트너’가 되자고 약속하는 자리였습니다.
이제 3월,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교사설명회에서 만난 좋은 파트너들과 함께 새롭게 단장한 일일직업체험으로 만나게 될 청소년들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