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보내고 다시 한 해를 시작하는 봄.
하자마을에 새로운 얼굴들이 보이는 3월이면, 하자 주민과 이웃 모두 마주 앉아 서로의 안부와 덕담을 주고받고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즐기는 마을의 축제가 열립니다.
올해는 지난 3월 15일, 마을에 터를 잡은 오랜 주민과 새 식구가 된 주민, 이웃사촌까지 모두 초대하여 마을잔치를 열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마을 주민들 모두 음식 장만과 마당에 판을 벌이는 일로 분주했는데요~
영셰프스쿨에서는 달래장 듬뿍 얹어 쓱쓱 비벼 먹는 봄나물 비빔밥과 떡갈비, 잔칫날이면 빠질 수 없는 잡채로 상차림을 풍성하게 해주었고요. 꽃샘바람도 잊게 하는 뜨끈한 국은 하자작업장학교에서 지난해 농사지어 잘 말려둔 시래기를 화덕을 이용하여 끓여주셨습니다. 로드스꼴라에서는 기정떡을, 오디세이학교에서는 딸기를, 하자센터 판돌들은 부추전, 김치전, 홍고추로 멋부린 호박전까지 푸짐하게 한 상 차려놓고 마을 앞마당에 펼쳐진 100인의 식탁에 둘러앉아 점심식사를 나누는 것으로 잔치가 시작되었습니다.
중정 한켠에 마련된 나만의 나무 목걸이 만들기 부스에서는 각자의 이름을 적고 뒷면엔 봄을 닮은 꽃을 그려 넣은 명찰을 목에 걸고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는 소소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마을운영팀 판돌 우니와 하자작업장학교 고등과정 죽돌 하루의 여는 말을 시작으로 하자작업장학교 죽돌들의 흥겨운 가무가 잔치판의 흥을 돋워주었고, 마을 곳곳을 깨끗하게 돌봐주시는 큰손, 부니, 가람께 죽돌이 직접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훈훈한 시간도 가졌습니다.
드디어 서로를 따뜻하게 맞아주기 위한 마음을 전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함께한 이웃사촌인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본부장님과 아하!성문화센터 운영팀장님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하자의 오랜 친구인 사회적기업-에듀케스트라, 방물단, 오가니제이션요리-에서도 자리해 주셨고요. 올해도 든든하게 카페 그래서를 운영해 줄 카페지기 서비와 허브카페에서 뜨개질, 텃밭 모임 활동을 하는 엄마들, 길고양이들을 살뜰히 챙기며 누구보다 적극적인 단골 어린이들과 놀이활동가 하리와 주니, 각자 학교의 교복을 입고 인사하러 온 하자센터 청소년운영위원회 시유공 3기의 얼굴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꾼의 책공연에서 환영인사로 준비한 공연과 하자네트워크학교인 영셰프스쿨의 바디퍼커션, 로드스꼴라 떠별의 노래와 시낭송, 오디세이학교의 피아노, 바이올린 연주와 뭉게구름을 개사한 ‘오디세이로 한 발짝’ 노래가 어울린 클래식 공연, 목화학교의 나비착용 퍼포먼스 등은 잔치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했습니다. 하자작업장학교 청년과정까지 모든 죽돌이 인사를 마치고 네트워크학교 교사판돌과 하자센터 판돌들이 함께 공유하고 싶은 한 문장을 선정, 함께 그 문장을 외치고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인사했으며 하자의 센터장이신 물길께서 잔치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와 환영의 인사를 끝으로 상견례를 모두 마쳤습니다.
하자마을 촌장 '큰산'
평생교육진흥원 김영철 원장님과 정책홍보팀 전아림 주임님, 청년허브 차재근 센터장님과 원대로 기획실장님, 서울문화재단 서서울 예술교육센터,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에서도 자리하셔서 하자의 봄을 축하해 주셨고, 하자마을의 촌장이신 큰산 할아버지와 조한 할머니의 덕담도 듣고, 유기농펑크포크의 창시자인 가수 사이의 공연으로 한바탕 크게 웃고 즐기다 보니 벌써 잔치의 끝자락에 닿았습니다.
단골 어린이들이 입촌 잔치 때 날린다며 접어둔 잠자리가 하늘에서 꽃처럼 내리는 봄,
서로가 서로의 손을 맞잡고 눈을 마주 보며 왈츠를 추고,
함께 모인 이 자리의 축복과 환대의 기운을 나누며 입촌 잔치를 마무리했습니다.
늘 그랬듯, 겨울이 가고 봄의 싱그러움이 문득 느껴지는 요즈음.
하자에서는 그렇게 마음과 계절의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며 새로운 한 해의 마을살이를 함께 시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