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회고를 나눈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가 다가왔네요. 하자센터에 애정을 갖고 더 나은 하자를 만들기 위해 청소년의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하는 그룹, 청소년운영위원회 '시유공' 7기도 1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 정기 운영회의 모습
하반기에는 하자 청소년을 직접 인터뷰하여 하자를 소개하는 인터뷰집을 제작하기도 하고, 시설 모니터링을 하며 더 나은 공간을 위한 제안을 해보기도 하고, 센터장 물길과의 대화를 통해 코로나19 등 요즘 청소년의 생활을 함께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었는데요. 시유공 7기 죽돌(하자에서 활동하는 청소년)들은 활동을 통해 어떤 질문과 변화를 마주했을까요? 죽돌들이 직접 쓴 에세이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하자 청소년 인터뷰집<See you!>
시설 모니터링 모습
3월에 처음 시유공을 만났을 땐, 긴장감이 엄청 컸었던 것 같다. 나의 의견을 말하려고 할 때마다 ‘너무 가볍게 생각한 건 아닐까?’, ‘나의 의견이 틀릴까?’ 하는 사소한 불안도 있었던 것 같다.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4월에 임원 선출을 통해 내가 임원이 되었을 때, 그 역할을 잘 해내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컸었다. 하지만 시유공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조금씩 용기를 내보니 어느새 나의 생각을 못 말하는 경우가 줄어들었던 것 같다.
5월 성년식 모니터링은 가장 해보고 싶던 모니터링이라는 활동의 첫 경험이었는데, 모니터링 계획서를 작성하는 것도,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도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난감하기도 했었다. 이렇게 쓰는 게 맞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날 믿고 작성하였고, 나중에 다른 사람들의 보고서와 함께 맞춰 봤을 때 ‘나도 나름 잘 해내고 있구나’라고 깨달았었다. 11월에 했던 시설 모니터링은 성년식 모니터링 보다 꽤나 능숙하게 잘 해낸 것 같다는 생각도 꽤 들어서 뿌듯한 마음도 컸다.
인터뷰집 <See you!>를 기획하면서 다른 하자 청소년을 인터뷰하는 역할은 못했지만, 시유공과 인터뷰 연습을 하며 시유공 죽돌들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어서 좋았다. 책을 만드는 것도 처음이라 원고를 작성하면서 ‘이게 책이 된다고?’라는 의문을 가지고 원고를 쓴 기억이 난다. 원고 작성을 마치고 시유공이 다 함께 오타 수정을 할 때, 하나가 되어 무언가를 하는 것이 멋졌다. 이후 기획활동 소감을 나누면서 다들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책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 일종의 안도감도 들었었다. 그동안 시유공이 한 일들을 되돌아보니 하자에 많은 영향을 준 것 같다. 성년식 모니터링으로는 청소년이 원하는 성년식의 방향성을 제시해 준 것 같고, 기획활동으로는 인터뷰집을 만들어 하자를 알리게 되었다. 또한, 시설 모니터링으로 더 안전한 하자센터가 되게끔 도움을 준 것 같고, 한 달에 한 번씩 방역협의회를 하면서 방역에 대한 죽돌들의 고민을 같이 나누고 제안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하자센터를 더 안전하고 청소년들이 만족할 수 있는 시설로 한 발 더 나아가게 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 더불어 나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 시유공 7기 다온의 에세이 중
시유공을 처음 시작했을 당시에 가장 기대했던 것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같이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점이었습니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만나서 함께 공유하고 무언가를 추진해 보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적어지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을 성년식 모니터링, 방역협의회 등 모두 나열하면 너무 길 정도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올해 시유공 활동은 온/오프라인을 오가면서도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경험과, 개인적으로 새로운 경험도 해볼 수 있었습니다.
함께한 경험 중에서는 인터뷰집 기획활동과 센터장 간담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인터뷰집 기획활동에서는 서로 피드백도 적극적으로 해주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과정이 좋았습니다. 인터뷰 특강을 들으면서 기본적인 인풋을 쌓을 수 있어서 좋았고, 인터뷰집을 함께 완성해냄으로써 아웃풋을 직접 봤을 때는 뿌듯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디자인 분야에 관심이 있었는데 인터뷰집 디자인 컨셉에 대해 능동적으로 고민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양한 곳에서 여러 활동을 하고 있으신 하자 청소년의 이야기를 또 다른 하자 안과 밖의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기회였고, 인쇄까지 마무리해 내어 하자 내외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센터장 간담회에서는 딱딱한 내용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미래와 관련된 포괄적인 주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시유공을 통해 만난 판돌분들, 시유공들을 통해 새로운 관계에 대한 긴장감을 자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회의 전, 회의 중, 회의 후에 머릿속에서 생각만 하고 있던 것들 중 한 가지라도 말해보려고 노력 해보고, 말이 잘 나오는 날에는 여러 번 이야기해 보려 했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앞으로도 또다시 이런 경험들을 해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유공 활동들을 통해 개인적인 성장과 시유공이 함께 하는 성장도 이뤄낼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다음에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만약 만난다면 반갑게 눈웃음 지으며 인사하고 싶습니다.
- 시유공 7기 리엔의 에세이 중
시유공 7기 죽돌 다온과 리엔의 활동 에세이 일부를 가져와보았습니다. 짧은 글 속에서도 다양한 일들을 알차게 해냈단 걸 느낄 수 있었네요. 꽃 피는 봄부터 눈 내리는 겨울까지 성실히 활동해 준 시유공 7기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내년에 펼쳐질 청소년운영위원회 시유공 8기의 활약도 기대해 봅니다.
* 청소년운영위원회 신규위원 모집은 22년 1월 중 진행될 예정입니다. 하자센터와 청소년 참여활동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