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풀은 5월부터 10월까지 매달 2명씩, 하자와 인연을 맺어온 아티스트를 만나 질문 몇가지를 나눠봅니다.
풍덩
질문 1. 간단한 자기소개와 하고 있는 창작 활동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영상감독 라지웅입니다.
뮤지컬, 국악, 오페라 등 대극장 공연과 홍대앞 클럽, 인디 밴드 소극장 공연을 병행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로컬 이미지와 아날로그 감성을 사랑하는 매니아층을 확보 하고 있어요. 7년 전부터는 전주국립무형유산원과 국내 공예 장인분들의 작품을 소재로 콜라보 하여 공연 형태로 만드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홍대 앞 클럽에서 자주 놀았어요. 주로 영상을 다루다 보니, 음악에 맞추어 영상을 만들어 달라는 제안이 있었고 재미로 시작했죠. 음악에 맞추어 영상을 트는 게 저한테는 춤 추는 거와 다를게 없더라고요. 음악에 취해 몸을 흔들다가 클릭을 하는 거죠. 비트와 영상이 잘 맞으면 흥분되고 열심히 하고 싶어지고, 그렇게 클럽이 좋아서 시작한 VJing은 2011년 케이블 TV M-net 엠루트의 레지던스 VJ를 기로 본격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질문 3. 창작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인가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전통 예술이 갖고있는 아름다움을 영상화 시키고 훌륭한 뮤지션의 음악과 협연을 하다보면 항상 새로운 영감을 받습니다. 제가 추구하고 있던 세계관을 하나씩 구현해 나가는 매력이 동력으로 작용되고 있습니다.
질문 4. 하자는 어떤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나요?
하자가 설립되던 때 은사님 소개로 창작과 교육을 병행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소개받아 지원하게 되었고, 당시 ‘영상작업장’ 판돌로 일했어요. ‘하하호호 목공방’에도 있었고요. 지금 생각해 보면 하자는 힙플레이스였던 것 같아요. 청소년들에게도 작업자들에게도 레지던시 같은 느낌으로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는 공간이였죠. 시작하는 단계에서 새롭게 하려는 의욕도 넘쳤고, 구성원들도 열의가 있었고요.
질문 5. 하자라는 공간이 창작 활동과 연결된 순간이 있나요?
저에게 하자는 ‘게이트’였던 것 같아요. 인디라는 문화, 성소수자 문화 등 다양한 것들을 하자를 통해 접했어요. 하자가 시작되던 시기는 시스템을 실험하는 단계여서 더 여유롭고 플랙서블한 운영이 가능했을 거예요. 증명해내기 전이니까 여유롭게 이것 저것에 문을 열어 놓을 수 있었죠. 그런 문을 통해 여러 사람들과 만나 ‘일과 놀이의 결합’을 실험했어요. 정답을 정해 놓지 않고, 정보와 기회 그리고 사람들이 모여 재미난 일을 찾는 방식으로 말이죠.
그 인연들이 지금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 가끔 만나 안부 나누며 느슨하게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어요. 과거 서로가 공유한 경험이 즐거웠어서 여전히 만나면 반갑고요. 딱히 뭘 하지 않더라도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느껴요. 그렇게 인연이 이어가고 있고, 지금도 ‘일과 놀이를 결합’하는게 제 창작과 일상에서 중요한 가치예요.
질문 6. 앞으로 하자가 창작자들에게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까요?
저에게 ‘하자’가 다른 경험으로의 게이트가 되었듯이, 많은 사람과 경험을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 무언가 하려는 의지가 있는 이들에게는 하자에서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실질적 계기 또는 기회가 되면 좋겠어요. 내가 접한 정보와 경험을 몸으로 부딪혀서 아날로그적으로 써봐야 그 다음 게이트가 열리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