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최초의 춤 워크숍 진행이었다. 알고보니 나 이외에도 20~24살의 다른 분들이 대부분의 워크숍 진행을 맡았다고 한다. 한국에서 내 또래의 친구들이 워크숍을 진행할 기회가 많지 않기에 참 놀라운 행사였고 역시 하자구나 생각했다. 준비를 하면서 춤을 처음 접하는 청소년들이 어느 정도까지 자유로이 표현을 할지 또는 어느 정도까지 쑥스러워할지 가늠하는데 시간을 많이 쏟았다. 그래서 생각한 가장 좋은 방법이 게임이었다.
스스로 내 모습에 대해 검열을 하기 전에, 사람들 모두가 가지고 있는 순간적인 몸의 반응을 이끌어내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게임이다. 5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내가 하고자하는 것을 다하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정말 짧았다. 담당자(푸른)와 상의 끝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게임을 응용하여 그 게임을 하는 과정 자체가 공연이 되는 느낌을 주기로 하였다. 당일 날 나는 총 19명의 청소년과 워크숍을 하게 되었고 처음부터 적극적이여 보이는 분도, 타의로 자리에 오게 되어 귀찮아 보이는 분도 있었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며 잘 움직이지 않는 참가자들이 꽤 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변화하는 모습이 생겼고 많은 참가자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보였다. 게임이란 첫 번째가 재미일 텐데 그걸 느껴주어 나도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었고 감사하다.
워크숍은 기본적으로 무궁화 꽃을 하며 점점 더 규칙이 추가되는 구조였다. 그 중에 ‘무조건 소리내기’ 라는 규칙이 있었는데 한 참가자분이 사춘기시기 몸을 쓰는 것에 대하여 특유의 어색함을 띄면서도, 작게 계속해서 소리 내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그 작은 말소리와 입모양이 참 고마웠다. 보조 진행자와 같이 진행을 하는 것도 나에게 새로운 공부였다. 나 혼자 진행을 하는 것보다 보조 진행자에게 도움을 얻는 만큼 내 머릿 속의 구상을 말로 설명하고 비슷한 그림을 보조 진행자에게도 머릿 속에 그려주어야 했다. 이미 워크숍 전부터 내가 믿는 친구였고 결과적으로도 우리의 호흡은 잘 맞았다. 당연히 부족한 점들이 느껴졌지만 웃으며 꽤 성공적으로 워크숍을 마쳤고, 무용을 하는 청소년이 아닌 청소년을 춤을 추며 만날 기회를 제공해준 창의서밋에 감사했고 정말 보람찬 시간이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마음꽃이 피었습니다' 워크숍에서 사용한 문장들
[행동꽃이 피었습니다]
경찰꽃이 피었습니다/ 아기꽃이 피었습니다/ 점프꽃이 피었습니다/ .활쏘기꽃이 피었습니다/ 요가꽃이 피었습니다/ 개구리꽃이 피었습니다/ 어깨동무꽃이 피었습니다/ 거꾸로꽃이 피었습니다/ 수영꽃이 피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꽃이 피었습니다/ 상한 음식 먹은 꽃이 피었습니다/ 씨름꽃이 피었습니다/ 롤러코스터 꽃이 피었습니다/ 아이돌꽃이 피었습니다/ 농사꽃이 피었습니다/ 막춤꽃이 피었습니다/ 번개맞는 꽃이 피었습니다/ 명절 꽃이 피었습니다/ 추억회상 꽃이 피었습니다/ 농구꽃이 피었습니다/ 꿈꾸는 꽃이 피었습니다/ 해리포터 꽃이 피었습니다
[감정꽃이 피었습니다]
짝사람꽃이 피었습니다/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슬픔 꽃이 피었습니다/ 선물받았을 때 꽃이 피었습니다/ 분노꽃이 피었습니다/ 간지러운 꽃이 피었습니다/ 놀란 꽃이 피었습니다/ 질투꽃이 피었습니다/ 황홀한 꽃이 피었습니다/ 궁금한 꽃이 피었습니다/ 홀가분한 꽃이 피었습니다/ 반가운 꽃이 피었습니다/ 동생이 생겼을 때 꽃이 피었습니다/ 코피날 때 꽃이 피었습니다/ 밤 새고난 새벽 꽃이 피었습니다/ 친구가 배신한 꽃이 피었습니다/ 불안한 꽃이 피었습니다/ 귀신 본 꽃이 피었습니다/ 사랑에 빠진 꽃이 피었습니다/ 맛있는 음식 먹을 때 꽃이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