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여름날 블루베리는 초콜릿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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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7월 하자 소식을 전하게 된 판돌 선미입니다.

 

며칠 전, 하자 신관 1층에 있는 ‘SPACE 그냥'에서 학교 밖 청소년 멤버십 <온-오프> 시즌1 경험 공유회가 있었어요. 멤버인 오동이 직접 구운 비건 크래커와 카나페, 디저트를 준비해 주었지요.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특히 디저트는 달달한 초콜릿 안에 상큼한 블루베리가 들어있더군요. 알알이 톡톡 달콤상큼 입 안에서 터지는 즐거움을 느끼며 상반기 각자가 보낸 시간들을 들었습니다. ‘나에 대해 계속 말하고 질문하는 시간',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이 무엇이며, 왜 그러한지 질문하는 경험', ‘내 몸에 맞는 방식으로 하루하루 잘 해보고 싶은 욕구를 마주한 곳’,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과, 나가 떨어지지 않게 뒤에서 밀어주는 힘을 주고받는 사이', ‘느껴진 삶의 무게 만큼, 나 스스로 살고 싶어진 다짐' 등. 다양한 ‘나'들이 알알이 달콤상큼하게 ‘서로' 있더군요.

 

저는 이 경험공유회 멤버 중 한 명인 죽돌(청소년) 제이와 매주 토요일 <창작지대>라는 이름으로도 만나고 있지요. 청소년 예술가 9명이 모인 창작지대도 이들처럼 둘러앉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고 서로의 예술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동인입니다. 상반기 열심히 내달리고, 7월은 휴식 시간을 가지고 있어요. 점검도 살짝 하고요. 

 

그 기간에 제이와 상반기 작업에 대한 글을 함께 퇴고 하는데, A4용지 반정도 채운 글에서 나를 지칭하는 ‘나'와 ‘내'가 29번 나왔어요. 이건 너무 한 것 같아 5번 내외로 줄여보자 해서 논쟁끝에 8번으로 합의했지요. 헌데 초콜릿 입힌 블루베리를 맛보며 듣는 이야기들에서 아차! 싶었어요. 내가 나를 계속해 부르고 찾는 작업이 지금 중요하겠구나 싶어서, 또 하자에 있어서 마음껏 나를 부를 수 있겠다 싶어서 말이지요. 그럼에도 글은 8번이 맞지만… 글 밖에서 제이와 얼굴 마주하고 29번 ‘나’에 대해 이야기 나눠야지 생각한 중요한 찰나였습니다.

 

어느때보다 치열하게 나를 찾고 있는 이들을 보며, 저 역시 나는 어떤 사람인지 뭘 하고 싶은지 점검해 봅니다. 당연하다 생각하다가도 나라는 존재는 보다 크다 착각되는 것들에 의해 쉽게 작아지고, 치워지고, 지워지니까요. 이런 찰나들로부터 계속해 끌어올려져야 하는 것들에 대해 새삼 깨닫습니다. 그렇게 단단해진 내가 너도 묻고, 우리도 묻고, 또 나를 물으면 얼마나 재미질까나. 

 

여름날 블루베리는 초콜릿에 입혀 드시길 권합니다. 구독자 여러분도 달콤상큼.

하자센터 판돌 선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