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제게 있어서 음악은 좋아하는 것이기도 했지만 반대로 가장 큰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남들이 그렇듯 어릴 적엔 동네 피아노 학원에 다녔고 그때의 기억을 곱씹어 보면 음악이 좋은 것보다는 내가 무언가를 잘하는 것이, 잘했다고 칭찬을 받는 것이 좋아서 열심히 피아노를 쳤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오래 다니던 피아노 학원은 초등학교를 졸업하며 그만두게 됩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본격적으로 실용음악 학원을 다니게 되었어요. 기타가 배우고 싶었고 노래도 하고 싶었어요. 사실 노래를 잘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기타를 치고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상상하며 배웠던 보컬 수업은 음역대가 맞지 않는 곡들을 연습하느라 버거웠고 늘상 혼나기만 했어요. 제 목소리를 내는 데에 있어 스스로를 움츠러들게 할 뿐이었습니다. 아쉽고 속상했지만 노래를 부르는 것은 그만두게 되었죠.
학원에 다니면서는 누가 더 잘하는지 못하는지,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가 두려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음악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틈이 없었어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구나’, ‘음악은 재능이 있고 잘해야만 할 수 있는 거구나’라는 생각으로 좋아하던 음악과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뉴트랙 연습 끝나고 나오고 하자에서 바라본 여름 하늘
이뤄내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과 욕심은 더 비뚤어진 마음을 가지게 하더라고요. 한동안은 좋아하던 음악도 잘 듣지 않았고 집에 있던 기타도 오래도록 방치하고... 음악이라는 걸 아예 놓아 버리고 싶었어요.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잡아보고 싶었지만 다시 시작해 볼 자신도 마땅한 기회도 없었으니까요. 그러던 중에 눈에 들어온 것이 뉴트랙이었어요. 사실은 1기 때부터 관심이 있었지만 선뜻 하려는 시도는 해보지 못했어요. 그때까지도 제게 있어서 음악이란 잘하고 재능이 있는 사람만 해야 하는 것이었거든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뉴트랙 3기의 모집이 시작됩니다. 언제까지고 우물 안 개구리로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못해도 한 번은 해보자, 마지막으로 후회 없이 음악을 해보고 아주 놓아 버리자 싶은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 벌써 6개월 과정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수료 공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장이들 모두가 정성 들여 쓴 곡들로 음원과 가사집까지 나왔고요. 물론 이 과정에 오기까지 모호 눙눙 후멍이 도와주었기에 큰 어려움 없이 각자의 음악을 만들 수 있었어요.
제가 여기에서 6개월을 보내는 동안 느낀 것은 음악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며,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주변에서 도움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뉴트랙에서 해 본 합주 경험을 통해서도 그리고 배워보지 못한 악기를 처음 잡아보면서도 그리고 다시 내 목소리를 누군가에게 들려주며 노래를 하게 된 것도... 혼자였다면 해낼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해요. 노력해 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음악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며,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주변에서 도움을 구할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3기를 마치고 떠나지만 끝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모두는 어디에선가 음악을 하고 있는 작은 별들일 거예요 신호음이 닿을 때 또 만나요! 모두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