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작업장학교 졸업식] 크리킨디학교 1敎詩 : We Do What We Can Do. 201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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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 개교하고, 2010년 3월에 휴교하고

다시 2011년 9월 문을 연 하자작업장학교 시즌2의 첫 졸업식이

2012년 3월 3일(토) 오후 4:30분 하자센터 2층 999클럽에서 진행됩니다.

 

시즌1이 "세계를 구하는 시인들(詩人)"을 화두로,

문화작업자를 꿈꾸는 십대들의 신나는 문화작업장이었다면

시즌2는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창조적인 참여자, 시인(侍人)을 화두로

4섹터작업자로서 사는, 십대들의 삶과 우정의 공간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시즌1이 끝났을 때

시즌1의 수료생, 졸업생들은 시즌2에 두 가지의 미션을 전달했습니다.

하나는 "폼포코너구리전쟁"에 나오는 너구리들의 당부를 잊지 마십시오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부는, "언제든지 누군가가 항상 너의 곁에 있어. 잊지는 말아줘요, 우리 마을의 바람風을..." 입니다.

또 하나는 크리킨디학교를 만드십시오 하는 것이었습니다.

불난 숲에서, 모든 동물들이 허겁지겁 도망가기 바쁠 때, 도망가지 않고 남아, 숲의 불을 꺼보려고

자기가 할 수 있는 그 어떤 일이든지를 찾아서 해내는, 그런 크리킨디들의 학교를 만들어달라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시즌1의 마지막 담임들, 양상, 사이다, 단지, 유리 그리고 세이랜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반야, 센, 오피, 무브, 동녘, 홍조, 쇼, 구나 이렇게 여덟사람이 그 미션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개교를 앞두고, 반야가 여수의 집으로 돌아갔고

개교한 첫학기를 마치고 센과 오피가 수료를 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다섯, 무브, 동녘, 홍조, 쇼, 구나가

학교이후의 과정을 그리기 위한 다음 미션을 스스로 부과하면서

1년을 더 학교에 남아 공부하고 일하면서, 개교전에는 생각지 않았던 "졸업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십 년이 지나는 동안 하자작업장학교가 詩와 侍를 품었듯이,

학교의 모든 죽돌들은 각자 하나의 '시'를 마음에 품고 삽니다.

무브가 품은 시는 슬슬 걸을 徥입니다. (조급해하지도, 불안해하지도 않고, 꾸준한 속도, 자신의 속도로 걷고 싶다)

동녘이가 품은 시는 감나무 枾입니다. (감나무를 올려다보면 까치밥으로 남겨놓은 감 몇 개.

수확과 나눔의 여지가 있는 풍요로운 마음을 간직하며, 마을의 축제를 만들어내는 사람이고 싶다)

쇼가 품은 시는 때 時입니다. (시간의 감각, 때의 감각이 있는 농부이고 싶다)

홍조가 품은 시는 깁 絁입니다. (깁이란 가는 명주실로 짠 천으로, 씨실과 날실이 교차하듯 경험과 생각을 잘 짜넣고 싶다)

구나가 품은 시는 모종낼 蒔입니다. (디자이너로서 내 작업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삶에 진지하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함께 살기를 계속 생각하고자 한다)

 

학교가 새로 품은 侍는 해월선생은 '창조적인 참여'라고 해석하시지만,

그래서 그 창조적인 참여에 열중하느라

많은 스승들을 만나고, 손 잡을 수 있는 동료를 발견하고, 함께 작업에 몰두하면서,

종로 쪽방촌에서 인사동으로, 고성으로, 여수로, 홍콩으로, 메솟으로, 또 버마로

성실하게 쉬지 않고 걸어왔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다시 侍를 들여다보며 우리는, '탑 옆에 서 있는 사람'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우리는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천 콩세알N의 농부들에게 배웠던 초능력에너지농사법과 타이헨극단에게서 배운 기와아세의 명상/호흡법으로

우리는 흙을 고르고 씨앗을 뿌리고 나면 두 손을 엮어 쥐고 둘러서서

단정한 표정과 진지한 마음을 모아 함께 기도를 합니다.

따뜻한 햇볕의 에너지로 가득한 빛의 농장을 떠올리는 기도입니다.

 

2010년 3월부터 8월까지 학교만들기 팀으로서

그리고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시즌2의 학생이자 첫 졸업을 준비한

이 다섯 사람들이 시즌1 동료들이 낸 두 가지의 미션을 잘 마쳤는지,

그 미션을 수행하는 동안 어떤 학습과 일의 여정을 지나왔는지

옛 친구들-시즌1의 수료생, 졸업생, 그리고 담임들 물론 부모님들은 꼭 와서 확인해주십시오.

그간 하자작업장학교의 여정에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셨던

4섹터의 시인들, 작업자들, 대안학교의 친구들, 교사들, 가족과 하자마을의 이웃들도 꼭!

2012년 3월 3일, 학교이후의 과정을 시작하는 다섯 사람, 새로운 길 떠나는 시작의 순간

무브, 동녘, 홍조, 쇼, 구나의 졸업을 축하하고, 앞으로의 길에 축복을 빌어주세요.

고맙습니다.

 

하자작업장학교 담임들

히옥스, 떠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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