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허브] 그룹 '막간'의 전시가 열립니다. 2012.11.17
download

 

 

포화수zip-그룹「막간」의 첫 번째 프로젝트 ● 지금 서울은 '문화폭탄'이 투하되었다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만큼 각종 문화와 그 부산물들로 넘쳐나고 있다. 상업, 지역, 인구, 감성 등 각종 요인들이 서로 얽혀 다양하고 복합적인 문화들이 양산되고 있지만 때로는 불쾌감을 조성할 정도로 자극적이고 과잉된 모습을 띠기도 한다. 그 중 여러 지역활성화사업들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 홍대 앞에는 수많은 술집과 노래방, 클럽 그리고 각종 거리문화들이 집결되어 있다.

 

포화된 소비사회의 각종 상업문화들을 계속해서 받아들이고 있는 거리는 매일 밤마다 뿌려지는 전단지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어느새 도시생활의 번잡함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넘쳐나는 시각적 공해에도 무뎌져 있는 듯 하다. 한계점을 지나쳐 온갖 자극을 피할 길이 없어진 거리를 보며 그룹「막간」은 지역활성화를 명목으로 또 다른 '생산'을 하기보다는 어지럽혀진 풍경들을 정리하고 싶었다.



길바닥에 깔린 전단지들은 하룻밤 새에 수천장이 뿌려지고 동이 트는 시점 환경미화원에 의해 수거되는 등 하루살이와 같은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바삐 움직이는 행인들 사이로 남발되고 있는 그것들은 혼란의 틈 속에 잠시의 여가를 갈구하는 이들에 대한 일종의 폭력이기도 하다. 그룹「막간」은 이러한 풍경들에 익숙한 도시의 젊은이들과 함께 전단지들을 수집하면서 동시에, 번잡한 도시의 다양한 상념들을 차곡히 정리한다. 작업『포화수zip』에서는 멈추지 않는 소비사회의 물질적 결과물들과 그것을 끼고 살아가는 정서적 혼란들을 정리함으로써 일상에서의 소모적 단면들을 집약시킨다.

 

그룹 '막간'은 인파들을 향한 억지스러운 문화 주입이 아닌 자발적으로 묵묵히 도시의 혼란을 정비하는 모습을 통해 일상의 포화 속에서 잊혀져 가는 여유와 '틈'에 대한 고찰을 시도하고자 한다. 덧붙여, 상업문화로 넘쳐나는 거리들이 현실을 외면하고 도피하는 소비적 공간이 아니라 일상ㆍ주변을 되짚어 보면서 사회적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생산적, 충전적 공간으로의 가능성을 지닐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막간

 

 


*그룹 '막간' 소개  (막간 幕間 : 어떤 일의 한 단락이 끝나고 다음 단락이 시작될 동안 )

「막간」은 안정적이지 못한 일상과 혼란스러운 현실의 가치와 꿈, 바삐 움직이는 하루 속에서 잠시의 여유를 갈구하면서 시작되었다. 회사원, 휴학생, 미술작가 등 각각 다른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같은 세대로서 가지는 현실에 대한 피로감은 여러 가지 공통적인 단상들을 불러일으켰다. 그룹 구성원은 윤채은, 왕하영, 이한나, 정영진 4인이며 그 외에 자신이 가진 막간을 제공하는 참여자들과의 협력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번잡한 사회 속에서 강박적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과 함께 일상의 '틈'을 만들어 막간을 찾는 행위를 꾸미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