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일단 하자! 정신으로
안녕하세요. 9월 하자마을통신을 열게 된 기획2팀 판돌 단감입니다.
아직은 후덥지근하지만, 높은 하늘을 만날 때마다 가을이 왔구나 절감하는 요즘입니다. 가을은 결실을 맺는 계절이라죠. 모두들 단감처럼 단단하고 달달한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고 계신지 모르겠어요. 저는 <독립출판 릴레이토크>와 <진(Zine) 만들기 워크숍> 그리고 <동행캠프>로 아주 뜨거운 여름을 지나 보내며 잠시 숨을 고르고 가을맞이를 준비 중입니다.
저는 기획2팀에서 주로 창작자들을 만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요. 올해 상반기에는 독립출판과 관련한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책을 만들고 이야기를 짓는다는 것의 의미를 고민하고, 창작과 관련한 저마다의 진로 고민들을 함께 나누며,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중에 가장 많은 질문이 있었던 진로 고민 한가지를 공유해보자면요 : 어떻게 하면 창작자로서 자신의 진로에 확신을 가질 수 있나요? 였습니다. 저도 그런 고민이 있어요. 무언가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다가도 완벽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내 실력이 들통나면 어떡하지, 이걸 창작 작업이라고 할 수 있나? 이걸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확신 없는 걱정이 밀려오기 십상이잖아요.
요즘엔 그럴 때마다 '일단 하자!' 정신을 되새겨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완성하는 경험이 쌓이면 그다음도 상상해 볼 수 있겠더라고요. 습관이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이라고 누군가 그랬지요. 쌓이면서 만들어지는 거라고요. 완벽한 때를 기다리기보다 당장의 완성을 쌓다 보면 목표에 대한 확신은 없더라도 그다음에 대한 기대가 생기니까요. 하자센터에서 일단 하자! 를 마음 놓고 외칠 수 있는 판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어요. 혼자 하기 두렵다면 하자에서 함께 시도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일단 연락하자!, 쓰고 싶은 글이 있다면 일단 쓰자!, 만들고 싶은 책이 있다면 일단 만들자! 가을에는 청소년 창작자들의 공유 작업 공간 <공유작업실OOEO>에서 워크숍과 벼룩시장을 준비하고 있어요. 공동으로 탐구해 보자!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잘 준비해 보려고 합니다. 그러니 일단 놀러 오세요!
지난 프로그램의 여파로 저는 요새 책이라는 매체의 매력을 열심히 탐구하는 중입니다. 최근에는 처음으로 군산에서 열리는 북페어도 다녀왔고요, 안 읽던 소설도 읽기 시작했어요. 세상에 멋진 독립출판물은 또 왜 그렇게 많은지. 책장이 아주 빼곡합니다. 누군가와 이야기 나누며 생각을 이리도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것. 어느 때보다 책의 의미가 와 닿는 요즘입니다. 나는 또 어떤 이야기를 다른 이들의 책장에 전하고 싶은 걸까 고민하게 되고요. 구독자 여러분은 요즘 어떤 페이지를 넘겨보고 있나요?
재밌는 이야기들에 푹 빠진,
하자센터 판돌 단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