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에게 9월의 편지] 우울과 평화, 아픔과 위로를 생각하고 싶은, Z에게
안녕, Z! 오늘은 평소와 달리 화요일에, 그것도 저녁에 편지를 보내게 되었어. 이번 편지의 주제가 말야, 왠지 어둑하고 아늑한 곳에서 편안히 읽으면 좋을 것 같았거든. 벌써 9월이다. 이젠 아침저녁으로 날이 쌀쌀한 게 정말 가을이 온 것 같아. 이번 여름은 유독 힘겨웠지. 찌는 듯 덥다가도 전에 없던 아주 긴 장마가 이어졌고, 꽤 센 강도의 태풍들이 연달아 우리나라를 덮치기도 했잖아. 코로나는 잡힐 듯 잡히지 않아서 여전히 심각한 상황을 보이고 있지. Z가 부디 올해 여름을 무탈하게 보냈길 바라.
4월부터 시작한 우리의 편지가 어느덧 마지막 이야기만을 남겨두고 있어. 8월의 편지에서 예고했듯이 이번 편지의 주제는 ‘청소년과 우울’이야. 나미짱은 이번 편지의 주제를 정하면서 정말 많은 고민을 했어. Z에게 나미짱이 전하는 마지막 편지인데 우울에 대해 쓰게 되면 편지를 받은 Z가 조금 슬퍼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말이야. 그럼에도 이 주제를 정한건 나미짱이 청소년으로서 Z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 중 하나였기 때문이야.
지금 세상은 아주 큰 혼란 속에 빠져있어. 산불과 홍수, 장마와 폭염.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기후의 변화. 이제는 변화보단 위기라는 말이 더 어울릴 만큼 재해가 끝없이 발생하지. 코로나 바이러스는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종식되지 않고 있어.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이 변해버린 일상이 크게는 한 사람의 생존까지 좌우할 만큼의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야. 젊은이들의 고독사가 잇따를 만큼 말이야.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기후 우울증’, ‘코로나 블루’ 등 새로운 유형의 우울을 겪어. 전에 없던 삶의 모습에서 괴리를 느끼고 경계하게 되는 거지. 그렇다고 우리의 우울이 비단 이 변화들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야. 많은 청소년들이 집과 학교, 사회 내에서 가족, 친구, 입시 등의 문제로 인해 쉬이 우울감을 느끼고 있어. 속 편히 해결할 수 없는 우울을 그저 끌어안고 지내는 청소년들은 결국 우울증을 겪기도 해.
이번 편지에 나미짱은 우리가 겪었던 우울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우울에 대해 적었어. 새롭게 만난 기후 우울증과 코로나 블루에 대한 이야기도 해보려고 해. 번아웃 이야기를 적은 편지를 읽다 보면 ‘이런 게 번아웃이라고?’하는 생각에 깜짝 놀라기도 할 거야. 그리고 결국 우리의 우울은 어떻게 달래어 지는지, 어떤 모습으로 정리되는지도 조금씩 적어봤으니 꼼꼼히 읽어줘.
벌써 이번 편지가 Z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라고 생각하니 정말 아쉽다. 오랜 시간은 아니었지만 여섯 달 동안 Z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Z가 공유해 준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우리가 서로에게 공감과 위로가 될 수 있다니 정말 소중하고 특별한 경험이었어. 그동안 우리의 편지를 읽어줘서 고마워. 다시 만나게 되는 날까지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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