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은 생각의 도구다. 공간에 우리의 상상이 제한될 필요는 없다. 작은 물건부터 큰 건축까지, 모두 생각의 도구며 생활의 도구다. 벽을 밀어 움직여보자. 창이 필요하다면 뚫어보자. 벽을 움직이고 창을 뚫으며 우리의 생각도 움직여보자. 그렇게라도 움직여보자.
이동식 벽(Portable Wall)
1. 이동식 벽을 만들자
청소년의 활동장, 열린작업장(Open-workroom)을 상상하며, 공간을 연출할 수 있는 벽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래에 바퀴가 달려 이동이 가능하고, 활동에 따라 공간을 나누거나 동선을 이끌 수 있는 벽, 때로는 중정에 펼쳐 어린이들의 놀이도구가 될 수 있는 벽.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이동식 벽(Portable Wall)을 만들기 시작했다.
2. 엘리베이터 사이즈를 확인하자
처음 이동식 벽을 만들 때, 바퀴 높이를 생각지 못해 낭패를 봤다. 바퀴 높이 만큼 커진 벽은 엘리베이터 입구에 걸려 들어가지 않았다. 지난 실수를 참고로 이번에는 엘리베이터에 맞춰 제작했다. 먼저 엘리베이터 입구에 들어가는지, 엘리베이터 안에서 회전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적재 가능한 최대 수에 적합한 크기로 만들었다. 그렇게 깊이 45센치미터의 구조물을 만들었다. 이동식 도구를 만든다면, 필히 엘리베이터 사이즈를 확인하자.
하자센터 본관 엘리베이터, 신관 엘리베이터
3. 건물 입구를 가려보자
벽으로 입구를 가려보면 어떨까? 입구가 사라진 듯 연출하는 것이다. 열린작업장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재밌는 상상이었다. 입구 기둥과 기둥의 사이 넓이는 970센치미터. 그렇게 벽의 넓이를 970센치미터로 제작했다. 이동식 벽은 공간을 낯설게 보게 하는 좋은 도구가 된다.
4. 이것은 벽이 아니다
세 개의 조각으로 나눠진 벽은, 바닥에 놓으면 낮은 테이블(Low Table)이 된다. 또 쌓아 높은 테이블로 사용할 수도 있다. 벽 뒤에는 우유박스를 쌓아 놓았는데, 이것은 무릎을 팔걸이 삼아 앉는 낮은 의자(Knee Chair)다. 우유박스는 그 자체로 좋은 모듈이다.
열린작업장 벽(Open-workroom Wall)
모듈(Module), 이동성(Portable), 다용도(Multi-Use)는 기대처럼 유익한 도구가 될 수 있을까. 기나긴 겨울이 가고 봄이 온다. 열린작업장도 이제 오픈할 때. 청소년들의 열린 공공(공동, 공유, 공감)작업장이 되기를 소망하며, 오늘도 열린작업장을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