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핫 이슈는 단연 지난 2월 7일 버마 현지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와 회견을 한 하자작업장학교 학생들 소식이었습니다. 지난 2006년부터 꾸준히 태국-버마 국경지역의 난민 캠프를 방문하고 이들을 돕기 위한 기부, 모금 등을 벌여온 하자작업장학교는 수치 여사와의 회견 내용을 소상히 전하며 하자마을을 넘어 사회 전반에 잔잔한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연초부터 혁신학교들과의 연계를 추진해 왔던 것이 성과를 맺어 부천시 부인중학교의 현관 공간을 멋진 커뮤니티 카페 ‘다락’으로 꾸민 아트디렉터 활과 삶 디자인팀의 성과도 소개되었습니다. 창의교육팀에서는 직업 멘토의 특강과 체험이 결합된 ‘커리어데이’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협력기획팀에서는 하자센터와 관계를 맺고 도움을 주고 있는 전문가 그룹 ‘소셜 앤젤(Social Angel)’과의 첫 번째 네트워크 파티를 열었습니다. 봄은 새로운 출발의 계절이죠? 4월 15일에는 두 해째를 맞는 옥상농원에서 파종제를 겸한 마을 전체의 봄맞이 행사인 ‘꽃씨파티’가 열렸고, 옥상농원을 무대로 한 청소년 생태디자인 프로젝트 ‘자.란.다’도 첫 모임을 가졌습니다. 오가니제이션 요리는 홍대에 ‘오요리’에 이어 두 번째 식문화 공간 ‘카페 슬로비’를 오픈했습니다.
5월에는 하자마을의 북카페가 재정비되어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마을 ‘공유지’로서의 역할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오늘의 교육> 등과 함께 하는 하자작업장학교 주최의 ‘이 시대 교육포럼’이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빅 프로젝트가 시작되기도 했는데 바로 ‘체인지카펫’입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주최하는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양성사업(이하 ‘청년사업’)’에 하자-씨즈 컨서시엄이 서울지역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것이 시작이었죠. ‘청년사업’은 175명의 청년들이 35개 정도의 팀을 이뤄 공동사업과 사회적 활동을 하면서 사회적기업가로 성장해 나가는 프로젝트입니다. ‘체인지카펫’은 하자센터가 부르기로 한 ‘청년사업’의 다른 이름으로 4월 23일 체인지 메이커 워크숍을 시작으로 30명 내외의 청년들과 앞으로 1년 동안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6월의 하자마을 뉴스레터는 두 그룹의 자랑스러운 하자마을 청소년들이 장식했습니다. 5월 31일 마포구 성산동 639-109번지에 ‘소풍가는 고양이’라는 도시락가게를 오픈한 연금술사 2기와 6월 4일 하자센터 본관 2층 999클럽에서 생애 최초의 밴드 연주를 선보인 ‘집밖으로유유자적’ 프로젝트 2기들이죠. 스펙 쌓기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꿈이 밥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 모인 18~24세 청소년 6명의 미래가 걸린 ‘소풍가는 고양이’는 개업 당시 많은 관심을 모았고, 지금도 성업 중입니다! ‘집밖으로유유자적’ 청소년들 역시 진심 어린 공연으로 박수를 받았습니다.
5월 27일을 시작으로 10월까지 매달 하자센터 마당에서 열리게 된 ‘영등포 달시장’도 소개되었죠. 영등포구가 주최하고 하자센터가 주관하는 ‘영등포 달시장’은 지역 주민과 예술가, 사회적기업가 등이 함께 모여 비우고 나누는 마을장터로서 지역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았습니다. 아트디렉터 활과 삶 디자인 팀은 부천 부인중학교 커뮤니티 카페 디자인에 이어 충현초등학교의 시그너처와 사인물 디자인 작업 성과를 소개했고, 랩과 힙합, 디제잉, 보컬 등 대중음악에 뜻을 품은 청소년들의 산실로 자리잡은 문화예술강좌 ‘일취월짱 프로젝트’의 강사 및 수강생들이 힘을 모아 쇼하자를 열기도 했습니다.
하자작업장학교는 지난 3월 11일 일본대지진 이후 석 달이 지난 6월 11일 ‘원전이 없는 문명’을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일본의 많은 친구들과 뜻을 같이 하는 ‘611 No Nuke Action Day’ 행사를 가졌습니다. 또 노리단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씨즈와 함께 하는 ‘다문화합창단’ 공개 오디션을 열었습니다. 다국적 사람들이 모여 융합적 문화예술을 선보일 다문화합창단은 앞으로 사회적기업으로의 길로 매진할 새로운 시도입니다.
7월의 하자마을은 특히 바빴습니다. 여름방학 시즌을 맞아 굵직한 행사들이 진행되었는데, 이중 단연 가장 큰 규모의 프로젝트는 여수시가 주최하고 하자센터가 전체 큐레이팅을 맡은 제11회 여수국제청소년축제였습니다. 지난 4월부터 하자센터 및 연계 사회적기업, 청년 문화예술작업자 등이 참여해 기획한 여수국제청소년축제는 국내 최초의 ‘청소년 참여형 창의예술축제’로 세팅되었습니다. 기존 청소년축제에서는 단순 관람객으로 머물렀던 청소년들이 여수 전역을 누비며 사진, 영상 등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한편, 창의예술 워크숍, 체험, 공연, 전시 등 다채로운 활동을 할 수 있게 한 ‘작업장축제’였죠. 25개 문화작업장과 7개 참여형 프로그램, 26개 체험부스 등 축제 전체가 거대한 스튜디오로 세팅되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하자작업장학교는 이 축제에 청소년기획단으로 참여해 큰 역할을 해냈습니다.
하자센터의 설립자인 조한이 대표 멘토로 참여하고 트래블러스맵이 주관하며 노리단, 오가니제이션 요리, 리블랭크 등 하자마을 사회적기업들이 참여했던 ‘제주피스보트’도 큰 축제였습니다. 7월 20일부터 7월 24일까지 평화의 섬 제주를 오고 가며 생태평화학교에 참여하고, 사회적기업 워크숍에 피스 콘서트, 에코 투어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선상의 학교였죠. 서울에서는 엄청난 폭우를 뚫고 하자센터의 창의교육팀이 7월 26일부터 7월 29일까지 100명의 특성화고 청소년들과 함께 심화형 직업체험캠프 ‘커리어위크’를 진행했습니다. 청소년들은 15~20명씩 팀으로 나뉘어 영상, 패션디자인, 외식창업, 애니메이션, 여행, IT 등 6개 분야 현장을 둘러보며 멘토와의 대화, 팀별 프로젝트 등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설계해 보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8월의 빅이슈는 하자센터 청소년 창의 프로그램의 모델 사례라 할 수 있는 청소년창의캠프 ‘C-큐브’입니다. 서울시 및 서울시 교육청 주최, 하자센터 주관으로 벌써 3회를 맞는 ‘C-큐브’는 청소년들만의 관심과 이슈를 발견하고 일상의 요소들을 적극 활용해 지금까지 추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창의성을 구체화시키는 방법을 모색하는 특강과 10개의 창의 워크숍, 또래집단 및 선배와의 활동을 통해 팀워크, 의사소통, 네트워크를 넓히는 팀 프로젝트 등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올해의 주제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창의성’. 8월 8일부터 8월 10일, 8월 11일부터 8월 13일까지 두차례에 걸쳐 서울시내 특성화고 학생들 300명이 하자센터에 머무르며 일상생활과 창의를 연결시켜 생활 속에서의 창의적 접근법을 발견해 보는 경험을 해 보았습니다. 20대 청년 자원활동가로 이뤄진 큐비(Cubist)가 메인 프로그램인 ‘불만워크숍’의 퍼실리테이터이자 팀별 청소년들의 멘토로 활약했고, 창의워크숍에는 노리단, 이야기꾼의 책공연, 오가니제이션 요리, 유유자적살롱 등 하자센터 연계 사회적기업은 물론 조슈아트리, 유니버설 닷 오케스트라, 뿔난 고양이, 네시:이십분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8월 20일에는 하자센터의 청소년 창의리더 프로젝트 ‘혹,__이심?’ 멤버들이 기획회의부터 디자인과 컨셉팅, 오퍼, 사회, 다과와 세팅, 기록까지 모두 맡아 진행한 스토리 콘서트 ‘청소년 화하라’가 하하허허홀에서 열렸습니다. 한 주제를 두고, 각자의 스토리를 낭독, 프리젠테이션, 노래,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 무대였습니다. 2시간 30분 동안 웃음과 눈물, 감동이 함께한 멋진 무대였어요.
9월에는 2001년 9월 12일 개교해 열 번째 생일을 맞은 하자작업장학교의 활약이 빛났습니다. 불이 난 숲속에서 숨지도 도망치지도 않고 그래도 뭔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성실하게 해내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새 ‘크리킨디’의 이야기를 마음에 품고 있는 그들다웠죠. 9월 6일과 7일 양일간 남산국악당에서 선보인 극단 타이헨의 <황웅도 잠복기> 앙코르 공연에서 배우들과 협업하는 구로코(黑者)로 참여했고, ‘세계를 구하는 시인들 2’ 시리즈도 재개해 슬로라이프 운동에 참여하며 ‘비전력화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후지무라 야스유키 선생님을 모시기도 했습니다. 9월 12일 한가위에는 언제나처럼 인사동에서 열 한번째 달맞이축제를 열었습니다.
협력기획팀에서는 전략경영 분야의 전문가인 안호성 님과 함께 9월 3일과 17일 2차에 걸쳐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전문가 특강을 열었고, 노리단은 영등포구 중앙어린이공원을 리모델링해 개장식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트래블러스맵은 청소년들을 위한 주말여행학교 ‘지구별여행자’를 개강했죠.
10월은 다들 아시겠지만 2011 서울청소년창의서밋이 있었습니다. 올해로 3회를 맞는 2011 서울청소년창의서밋은 ‘상상, 행동, 전환’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현 사회상황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실천적 액션으로 연결하는 워크숍들을 통해 시대의 전환에 작게나마 힘을 보태려 했습니다. 청소년 교육, 청년 활동, 사회적기업 등 각 현장의 이슈들을 주제로 한 다양한 워크숍들과 오프닝 토크, 클로징 쇼케이스, 마을장터 ‘달시장’ 등 풍성한 프로그램 라인업을 선보였죠. 개막일부터 비가 쏟아지고 찬바람이 부는 악천후였지만 모든 워크숍 및 행사가 예상 참여 인원을 웃도는 등 뜨거운 열기 속에 새로운 ‘소통의 축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담론 중심의 기존 발제 형식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당사자들이 현장의 문제들에 대해 발언하고 공동의 실천 계획을 모색하게 한 세팅이 주효한 결과인 듯합니다. 10월 14일부터 10월 16일까지 현장의 당사자들이 어려움을 털어놓고 공동 행동의 의지를 모으는 과정, 그 성과들은 창의서밋의 논의들이 단지 말에 그치지 않고 변화를 위한 노력으로 전환될 수 있는 에너지로 작동하게 될 것입니다.
창의서밋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11월의 하자센터에는 전남지역 청소년 80명이 찾아왔습니다. 서울시가 주최하는 ‘서울-전남 청소년문화교류사업’ 중 일부를 하자센터가 진행하게 된 것이죠. 단순히 서울을 ‘관광’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기 위해 16명의 서울 청소년들이 사전기획단으로 참여해 여행 계획을 짰으며 모든 일정의 조별 가이드로도 동반했습니다. 덕분에 헤어지는 날 아침에는 다들 눈물까지 보이며 아쉬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11월 25일에는 하자센터 신관이 북적였습니다. 서울문화재단,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주최한 ‘문화에술 사회적기업 마켓 & 포럼 2011’이 열렸기 때문이죠. 총 42개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 및 예비 사회적기업, 문화예술 단체들이 참여해 자신들의 사업을 소개하는 모습이 열정적이었습니다. 특히 온라인 사전 공모와 현장 등록을 거쳐 가능성이 보이는 기업에 투자하는 ‘모의투자마켓’이 큰 관심 속에 진행되었습니다.
12월은 결실을 공유하고, 새로운 출발을 기약하는 달입니다. 1년의 활동을 마쳐가는 청소년창의위원회 ‘오 트레커’는 20분 분량의 영화를 만들어 상영회를 가졌고, 유유자적살롱의 청소년밴드 Gosh는 첫 클럽 공연을 성공리에 마쳤습니다. 연금술사 프로젝트 3기는 컵케이크 가게 ‘달콤한 코끼리’를 오픈하며, 지난 1년 동안 열심히 배운 영셰프 2기와 연금술사 2기, 하마방 친구들은 수료식을 갖습니다. 로드스꼴라도 종업 파티를 한다는 군요. 다음 해에는 또 신입생들이 들어오겠죠. 하자센터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고, 머물고 떠나면서 하루 하루를 소중히 살아갑니다. 모쪼록,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