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은 핑계가 됩니다.
조금은 오바해도 용서가 되는 방방한 마음, 다 같이 모여야 하는 명분같은 것들이요.
그 덕분에 저희는 999클럽에 김장매트를 깔고 둘러 앉아 만두를 빚었습니다.
이름하여— ‘송년 만두회’
만두 만들기를 기획한 이유는 단순했어요.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서 먹는 것만큼 어색할 틈 없이 빨리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말이 없어도 손이 바쁘고... 손이 바쁘면 왠지 마음은 느슨해지지 않나요?
카페에서 빨대 껍데기를 괜히 찢고 찢고 또 찢을 때처럼?
그리고 만두는 공평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만들어봤을거고, 설령 처음이어도 금방 따라할 수 있으니까요.
잘 빚든 못 빚든 결국에는 다 맛있고!(중요)
그리고 전 주변에 만두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못봤습니다.¯\_( ͡° ͜ʖ ͡°)_/¯
그래서 이 날의 메뉴는 자연스럽게 만두가 됐어요.
서로를 잘 몰라도 괜찮고, 서툴러도 괜찮고.
딱 우리가 원하는 모습이었죠.
누군가는 만두피를 펼치고, 누군가는 속을 올리고, 누군가는 터진 만두를 보고 깔깔 웃고,
누군가는 하나 더 집어먹다가...
서로 다른 사람들이 다른 모양의 만두를 빚는 장면은 꽤나 장관이었습니다.ㅎㅎ
다 함께 호다닥 뒷정리를 끝내고는 뉴트랙과 함께 노래를 불렀어요.
역시 노래가 있어야 완성되는 느낌입니다.
덕분에 이 자리는 ‘행사’보다 ‘연말의 한 장면’으로 남았어요.
다정한 목소리로, 심장 뛰는 연주로 이 시간을 완성해준 뉴트랙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매년 고생하는 시유공...♡ (맞아요. 저는 시유공 담당 판돌이랍니다.)
함께 기획하고, 준비하고, 막상 행사가 시작되면 한 발 뒤로 물러나 보이지 않는 일을 맡아주었어요.
만두를 빚는 동안 뒤에서는 만두를 찌고, 식지 않게 옮기고, 끝난 뒤에는 말없이 뒷정리를 해주었습니다.
어색함이 흐를 때 먼저 말을 걸고, 분위기가 끊어질까 괜히 한 번 더 웃어보고...
누구보다 바빴지만 티 내지 않으려 애썼던 마음들 덕분에 송년 만두회는 자연스럽게 흘러갔지요.
이 행사가 따뜻했던 이유는 만두 때문만은 아니었을거예요.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시유공들 덕분이었습니다.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만두 속을 조심히 모아 접어 마무리 하듯 여러분의 연말도 예쁘게 잘— 정돈되길 바랍니다.
모양이 조금씩 달라도, 삐뚤어져도, 어차피 뜨거운 김을 지나면 다 같은 만두가 되니까요.
이렇게 또 한해를 잘 빚어낸 우리.
또 다른 속을 준비해서, 다시 모여 앉을 일을 기대하며
올해는 여기까지 잘 접어두고, 내년에 더 맛있는 만두로 다시 만나요!
:: 글_ 꼼자(기획1팀 판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