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일, 오디세이하자에 새로운 얼굴들이 모였습니다. 설레고 떨리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표정들로 모인 사람들이 올해 한 해를 함께 살아갈 사람들입니다. 오디세이에서는 처음 2~3주의 시간에 ‘진입구간’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배움을 위한 몸과 마음을 준비하고, 새로운 공간과 관계에 진입하기 위한 시간이라는 뜻입니다. 진입구간 중에는 우리가 모인 ‘하자’를 알아보고, 여기서 하고 싶은 ‘배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깊고 진한 시간을 함께하며 무르익기를 준비하는 ‘전환여행’도 다녀옵니다.
11기는 전환여행을 제주로 다녀왔습니다. 여행 2일차에는 제주 선흘리에서 볍씨학교를 다니는 청소년들과 만나고, 그림 작업을 하는 할머니들을 만났습니다. 우정과 환대로 새로운 사회(공동체)를 지금, 여기에서 만들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죽돌들이 선흘리에 다녀와서 보고 배운 것을 글로 남겼는데요, 죽돌 예이의 이야기를 함께 나눕니다.
선흘리 볍씨학교, 그림 그리시는 할머니들 한두 번만 들어봤자 직접적으로 보는 것은 처음이다. 처음 가보고 낯선 것으로 가득한 곳을 가려고 하니, 귀찮음과 피곤이 앞섰다. 하지만 이런 나를 되돌아보게 되는 하루였다. 막상 도착해보니 환하다 환한 미소로 우리를 반기는 볍씨학교 학생, 선생님들을 보니, 자연스럽게 나도 미소를 지었다. 이분들은 6시에 일어나는데 안 힘드신가?
미술관을 구경하고 동네를 돌아다닐 거라는 말에 발이 무거워졌다. 아니, 이렇게 차가운 바람이 부는데 동네를 돌아다닌다고? 라는 말이 내 입에서 장전되고 발사될 뻔했다. 잘 참았던 것 같다. 철없는 내 마음의 소리를 말하고 싶진 않으니 생략하겠다.
‘밭 갈기’. 아직도 할 말이 많다. 몸 쓰는 거라니. 뭉쳐있던 몸을 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면서 삽과 장갑을 챙겼지만 한 시간 뒤 나의 허리는 반으로 접혔다. 옆에서 묵묵히 삽질하고 계시던 볍씨학교 학생분들에게 허리가 안 아프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저희도 아프죠'라고 말하시면서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의 환한 미소를 지으셨다. 이때 내가 철이 없어 보였다. 솔직히 삽질할 때 구시렁거리기도 하고 인상도 찌푸린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점심 식사로 글을 마무리하겠다. 발효된 콩을 넣은 김밥, 샐러드, 육류 없는 절망적인 메뉴 소개가 이어지니 입꼬리가 내려갔다. 하지만 먹어보니 바닥을 찍던 입꼬리를 올려야겠더라. 버스에서 나를 돌아보니 내가 재미만 쫓고 겉으로만 판단하는 어린이로만 보였다. 나이가 17갠데…. 나보다 더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 구시렁거리지 않기, 겉만 보고 생각하지 않기, 내 상황에 불평하지 않기. 이 3문장들이 앞으로 나의 철없는 행실에 자물쇠 역할이 된다는 걸 생각하면 헛된 고생은 안 했구나라고 말하며 나의 등을 토닥여주고 싶다.
- 예이
3월 여행을 다녀와서는 오디세이 항해의 시작을 알리는 출항식이 있었습니다. 15명의 죽돌들이 출항을 시작하는 각자의 이유를 담담하게 적어 보호자와 수료생들 앞에서 읽었습니다. 우리의 출항을 응원하는 사람들 앞에 서니 떨리지만 든든한 마음이 들었을 겁니다. 모두 공유해도 아쉽지 않을 출항선언문 중 지우와 호수의 글을 나눕니다.
저는 앞으로 오디세이에서 항해를 떠날겁니다. 그 항해가 짧을수도 있겠지만, 저에겐 긴 항해가 될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긴 항해를 겪어가며 포기하고 싶어질 때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힘들때도 있고, 지칠 때도 많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나약한 정신으로는 항해를 지속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지칠 때마다 제가 오디세이에 들어온 이유를 늘 생각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오디세이에 온 이유라 하면 제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것. 그건 저에게 살아갈 이유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힘들때마다 생각할 것이고, 회피하고 싶을 때도 들어온 이유를 생각하며 버틸것입니다. 그건 제가 항해를 떠나기 전 가졌던 기대가 되기도 하며, 앞으로의 시간을 보내며 가져갈 관념이기도 합니다. 그 시간을 통해 배워가고, 얻어가고 싶은 것들도 있습니다. 우선, 포기하지 않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꽤나 오래전 부터 힘들면 포기하는 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기 싫은 숙제가 있거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하거나, 거절 못할 상황이 왔을 때마다 저는 ‘귀찮다’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저의 성장의 발판이 되어줄지도 모르는 것들을 포기해왔습니다. 작년까지도 그렇게 지내왔고요.
그러다 문득,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은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고 싶어도 ‘귀찮아’ 라는 생각에 포기하는 제 모습이 한심하기도 했고요. 하고 싶은 것들도 포기하고 지내는 것이 너무나 싫어서, 이번 오디세이에서 그 모습을 바꿔보기로 결심합니다. 제가 포기하지 않으려면, 또 얻어가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용기’. 겁이 없다 로 판단되는 단순한 감정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용기’는 제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삶이 한뼘이라도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입니다. 저는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한 것에는 귀찮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작은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도 실패하는 게 싫어서, 회피했던 순간들도 있기 마련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조그마한 ‘용기’가 있었더라면, 실패하는 두려움이 있었더라도 이겨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건 제가 ‘용기’를 원하는 이유가 되어주기도 하고요. 그 ‘용기’가 인생을 살아가며 몇번이고 있을 도전을 도와주는 요소가 되어주었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살아가며 항해를 끝마쳤을 때 쯤, ‘도전하는 것을 후회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제가 하는 도전에 용기가 있다면 무엇이든 해보았을 것이고, 그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면 전 아직 오디세이에서 보낼 시간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요. 당연하게도 저는 아직 도전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고, 일이 닥쳐와도 일단 회피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디세이에 들어오면서 작은 용기를 얻었고, 활동을 이어나가며 제가 오디세이를 포기하지 않을 이유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오디세이에 들어온 도전이 저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앞으로 더 도전할 것입니다. 제가 쓴 다짐들이 나중에 이루어지길 바라고, 제가 원하는 모습의 ‘나’가 되었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저는 도전하는 것을 후회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니 긴 항해를 떠나볼까 합니다. 항해를 떠나며 저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적어도, 저에게 있을 갈등을 회피하지 않으려 노력할 것입니다.
사람은 살아가며 늘 배웁니다. 학교에서만 배우는 과목 말고도 일상을 살아가며 설거지 하는 법이나 청소하는 법을 배우니까요. 그리고 성장은 배우지 않고선 할 수 없습니다. 결국 오랜 세월을 살아도 배워야 할것들이 많습니다. 그런 생각과 자세를 갖는다면, 미래가 어찌되었든 결국 어떠한 결과가 되어 저에게 돌아오겠죠. 그러므로 저는 선언합니다. 어떤 고난이 올지 모르고, 너무나 지칠때가 있을지도 모르며 갈등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나아가는 것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제가 하는 일과 미래에 확신을 가지고 임할것이며, 그 어느것을 하더라도 끈기있게 도전하며 배우는 것, 배우는 자세를 소홀히 하지 않는 제가 될 것을 오디세이에서 선언합니다.
- 지우
안녕하세요 저는 오디세이11기 호수입니다.
평소 하고 싶고 관심있는 분야가 많았던 저는 고등학생이되면 꿈이 생기고 목표가 생겨 열심히 공부할 줄 알았지만 그러지는 못하고 공부가 재미없어지고 오히려 방황하게 되며 내가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들만 커져갔습니다. 그러던 중 오디세이 학교 추가모집 공고를알게되었고 합격해 오늘이 첫날이 되었습니다.
이곳에 오기까지 다수의 친구들과 다른 길이기에 걱정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오디세이에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들과 생각을 나누고 이야기할 수 있고 일반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값진 경험들로 성장할 수 있다면 이 과정은 내 인생에 좋은 영향을 줄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곳에서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부터 내가 행복해지는 법 더나아가 어떠한 어른으로 자라야하는지 배우고 싶습니다.
어떠한 어른으로 자라가야할지에 대해 왜 배우고 싶을까 생각했을 때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고 싶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오디세이 학교에서의 많은 소통의 시간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며 나만의 생각으로 당당히 내 의견을 말하고, 다른 친구들의 생각도 들어 나의 가치관을 만들어 나가며 여러 힘듦을 마주쳤을 때 잘 다져진 나의 생각과 가치관으로 무너지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진정한 어른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마음이 여린 편입니다 중학생때 같이 놀던 친구들이 저를 소외하고 노는 상황이 생기며 소외감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알게 되었기에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외되는 친구들의 마음에 공감하는 방법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제가 배운 공감으로 친구를 돕고 싶고 제가 알게 된 공감 뿐만 아니라 친구들의 여러 경험들을 들으며 그 이야기 속에서 또 다른 배움을 얻고 싶습니다.
또한 저는 정말 내가 바라는 삶을 찾고 싶습니다. 늘 시작은 힘찼지만 마무리는 그렇지 않았기고 여러 경험들을 배우려 했지만 끈기없이 포기해버리는 상황이 많았기에 도전했던 여러 경험들이 즐거움을 가져다주기는 했지만, 정말 내가 바라는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까지 이어지지 못햇습니다. 저는 오디세이에서 경험할 많은 것들을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도전해 정말 내가 바라는 삶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으로 성장해야 할지의 중요한 디딤돌이 되기를 노력하겠습니다.
오디세이라는 새로운 길에 첫걸음을 디뎠기에 무척이나 떨리지만, 이 긴장되는 마음은 접어두고 다른 한 편의 설렘과 열정으로 내가 누구인지, 정말 내가 바라는 삶, 그리고 행복은 무엇인지 찾고 살아가며 맞닥뜨릴 상황들을 이겨 낼 단단한 나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 되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다양한 생각들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큰 용기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열린 마음으로 또 긍정적인 시선을 가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단순히 멀리의 숲을 바라보며 정해진 길로 걸어가기보다 그 속의 각기 다른 여러 나무들을 보며 걷는 사람으로 자라나는 제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