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월 사이 6주간, 매주 토요일 <모난돌학교>가 열립니다. 모난돌학교는 뾰족뾰족 날 서 있는 곳을 날카롭고 눈부시게 다듬는 연마기법 전수 학교'밖’학교 입니다. 학교, 전공 상관없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삶의 방식이 예술인 6명의 작가가 릴레이로 청소년과 만나, 관심사에 접근하고 주제를 구축하고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을 나눕니다.
제 십대 기억 중 행복한 기억 하나는 시간가는 줄 몰랐던 미술학원에서의 시간이에요. 어찌나 재미지고 평화로운지 햄버거 냄새와 뒤섞인 쓰레기통 속 4B연필 잔해(?) 냄새도 그리워요. 뭐든 잘했지만, 그 중에 그림이 내세우고 싶은 것이었어요. 그런데 내 눈을 못 따라가는 손 때문인지, 매서웠던 IMF 때문인지 그림을 그리면 안되겠다 싶더라고요. 교실 뒷벽에 붙은 수능 점수별 대학 및 전공 안내표에도 그림으로 뭘 할 수 있다는 건지 도통 모르겠고요. 그래도 그 언저리에 있어야지. 예술 가까이에 있어야지 했더니 지금 <모난돌학교> 를 소개하고 있네요. 모난돌학교는 나의 모자라 보이는 재능이나 부족해 보이는 형편, 줄 세워진 점수표를 떠나,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거워하던 것들로 마음껏 진로를 상상하고 그려내는 여러 ‘나’들이 있기를 바라는 사심 가득한 마음으로 기획했습니다. 세상 이런 학교가 없어요.
작가선정의 변
예술가 중의 예술가를 청소년과 함께 만나고 싶었어요. 학교, 전공 같은 것들은 뒤로 하고 각자가 가진 예민하고 기민한 부분을 예술로 반짝이게 드러내는 작가를 찾았지요. 사회 다양한 경계의 면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 목소리를 찾는 항해자, 울퉁불퉁한 길을 모난 돌로 굴러 지도를 만드는 탐정, 멋진 실수를 펼치거나, 못난 실수를 비집으며 끊임없이 동료들과 다음을 모색하는 예술가들이요. 세상 이런 라인업이 없어요.
09.09(토) 미술가 안유리 ㅣ항해하는 말들 : 경계를 넘나드는 목소리를 찾아서
09.16(토) 미술가 여다함 ㅣ '기체 액체 고체'라는 궤도를 코로 걷기
09.23(토) 다원예술가 허나영 ㅣ 울퉁불퉁하고, 구불구불한 길을 이어서 지도를 만드는 일
10.21(토) 문화예술 기획자 여혜진 ㅣ 함께 일할 다섯 명의 동무만 있으면 대단히 망할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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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돌학교> 이렇게 진행중입니다
총 6개 릴레이 아트토크로 전체 신청도, 일부 회차 신청도 가능한 모난돌 학교는 지금까지 총 70여명의 청소년 창작자분들이 신청해 주셨지요. 창작 활동을 하며 예술가적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이 75%, 창작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좀 더 유연하게 진로를 고민하고 싶은 청소년이 15%. 시각 예술가들을 위해 하자가 운영하고 있는 공유작업실이나, 하자의 글쓰기/음악/미디어 작업장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48%. 이번기회에 처음 하자를 만난 청소년이 52%. 다양한 뾰족함이 반짝이며 모이고 있어요.
1회차 | 미술가 안유리ㅣ항해하는 말들 : 경계를 넘나드는 목소리를 찾아서
2회차 | 미술가 여다함ㅣ '기체 액체 고체'라는 궤도를 코로 걷기
<모난돌학교>를 신청하며 남겨준 청소년의 기대와 질문들은 우리가 어디에 날 서 있어야 하는지 이야기 해주더라고요. 저와 6명의 예술가만 알기에는 아까워 그 중 몇가지 남겨 봅니다. 세상 이런 반짝임이 없어요.
모난 예술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속의 태도를 배우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도권 예술 교육으로부터 도태되기를 자의적으로 선택했습니다. 패기있게 일단 던져버리긴 했는데, 그 이후로는 어떻게 예술활동을 지속해야할지 감감하기도 합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는 것에 용기를 얻고싶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걸어온 이야기를 들으며 시각과 도전의 폭을 넓히고 싶어요.
배움이란 것 자체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고, 그 배움의 내용 속에서 제 생활과 작업에 미칠 영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좋은 동료를 만나고, 새로운 작업 방식을 모색하고 싶어요.
예술가가 된다는건 무엇일까?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도 예술이 될 수 있나?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기, 어렴풋하게 그려지는 관심사와 질문들을 날카롭게 다듬기
전공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예술의 형태를 접하고 싶은 마음.
스스로를 표현하는 법을 더 배우고 싶습니다
어떤 작업을 어떤 마음으로 선택하고 지속해나갈지 힌트를 얻어, 작디 작은 개인 작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해볼 수 있는 용기를 얻고 싶습니다.
작업 활동을 하진 않지만 관심이 가는 것에 몰두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 작업자,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별난 사람들이 어떻게 다듬어지고 매끄러워질지 기대됩니다
정체성을 정하는 과정에서 단단해지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확장시키고 싶어요.
이렇게 살아도 된다는 위안
나는 예술을 하는 사람일까? 앞으로 예술을 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정리 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