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워크숍은 디지털 작업을 주로 하는 요즘 청소년 디자이너들이 여러 기자재를 활용하여 아날로그적 작업을 해보고 생산자로서의 경험을 확대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한 프로그램이었는데요. 감광기부터 실크스크린 도감 제작, 마지막 날엔 원데이 클래스 진행까지 체력적으로 힘든 작업이 많았는데, 오히려 몸을 써서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호응해주는 참가자들 덕분에 더 힘을 받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하반기엔 상반기의 실험들을 활용해서 더 실용적인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 하자넷의 프로그램 신청란을 잘 살펴주세요!!
:: 가지(교육기획팀 판돌)
모니터 속의 어도비 세상과 프린터가 해주는 인쇄에 익숙했던 우리에게 가지가지 워크숍에서 만난 실크스크린은 어쩌면 조금 낯설기도, 신나기도 했던 작업이었습니다. 평소 접해볼 일 없는 망치와 드릴을 사용해 그럴듯한 감광기를 뚝딱 만들어보기도 하고, 매직으로 쓱쓱 그린 도안으로 감광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이래도 감광이 되어 찍힌다는 것에 신기해 하기도, 감광이 되지 않아 곤란해 하기도 하며, 감광을 하고 후다닥 달려가 판을 씻어 내고, 물기르 탈탈 털고, 종이를 만져보고, 실크판을 두 팔로 고정하고, 잉크를 올려 종이에 찍어 내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어느 하나 손이 가지 않는 과정이 없어 워크숍이 끝나면 고단한 몸을 이끌고, 기진맥진해서 돌아갔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작업했건만 막상 결과물을 책으로 엮으려보니 내 작업이 너무 허접해보이고(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종이 낭비가 아닐까 걱정이 앞섭니다. 그래도 비전문가들이 모여 함께 고민하며 다양한 실험을 했다는데에 의미를 두겠습니다.
실크스크린을 해보고 싶지만 용기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우리의 실험집이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실크스크린이 꼭 판화지, 꼭 실크스크린 잉크일 필요 없이 우리 주변의 물감, 신문지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로도 찍을 수 있다는 걸 전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