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산 마을에서 10여 년 동안 호프집으로 운영됐던 8.1평의 작은 공간은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는 날. 찌든 담배연기, 눅눅한 공기, 벽에 아무렇게나 쓰인 낙서들, 손때 묻은 주방이 우리를 맞이했다. 낡은 문을 열고 들어선 연금술사프로젝트 2기들 7명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생각보다 넓은데?”
“여기가 우리 가게인 거죠?”
“윽! 냄새.”
“여기 낙서 좀 봐! 끝내줘.”
지난 2월에 출발한 연금술사프로젝트 2기들은 그동안 창업을 목표로 일머리를 키워왔다. 17세~24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왔던 업종은 바로 도시락 배달가게 ‘소풍가는 고양이’. 오는 5월부터 성미산마을에서 오랫동안 터를 잡아온 ‘동네부엌’의 반찬과 연금술사 2기들이 맛나게 지은 영양밥이 결합해 탄생한 ‘우리 동네 활력 도시락’은, 동네 곳곳에 ‘명랑’을 전달하는 청소년 배달부의 손길로 전해질 예정이다.
무엇보다 성미산마을에는 이미 연금술사 2기들을 환대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열심히 가게를 알아봐주신 동네 토박이 부동산 할아버지와 할머니, 우리들보다 더 많이 고민하는 ‘동네부엌’ CEO 에이미, 우리들이 갈 때마다 먹을 것을 챙겨주시는 ‘동네부엌’의 대장금과 소장금, ‘소풍가는 고양이’ 맞은편에서 김밥과 떡볶이를 팔고 계시는 친절한 ‘호호분식’ 아줌마, 집밖으로 나서지 않은 채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운다는 히키코모리 동네 청소년을 특별히 부탁하신 호프집 사장님 등.
조그맣고 따뜻한 도시락 배달가게 ‘소풍가는 고양이’가 만들어나갈 동네 이야기와 장사 이야기들은 앞으로 연금술사프로젝트 2기들의 손길과 정성 속에서 퍼져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