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고 거리가 한창 푸르게 물든 5월의 시작에, 하자작업장학교 목화학교 <시詩와 물레> 워크숍이 2017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특별전에 초대되었습니다.
매년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는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는 국내외의 다양한 창작자들과 그 정서에 공감하는 관객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이며, 핸드메이드 현장의 의미와 이슈, 정책들에 대한 담론이 오가는 포럼으로 우리 일상의 예술과 노동문화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함께 모색하는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금년의 주제는 <핸드메이드 직조의 세계- 엮다, 풀다>로, 직조의 가장 대표적인 행위인 “엮다Weaving”와 “풀다Solving”는 새롭게 엮이는 관계의 흐름과 갈등의 해소, 또 다른 시작을 발견하는 삶과 사회의 모습을 은유하기도 합니다.
목화학교가 초대된 특별관에서는 대안경제, 사회적경제 등 핸드메이드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다양한 주체들을 소개하고 워크숍과 활동체험으로 다른 창작자들, 관객들과 더 가까이 교류하는 장이 마련되었습니다.
목화학교 죽돌들과 하자작업장학교 청년과정이 며칠 간 함께 계획하고 준비하여 5월 1일부터 5일까지 진행되는 페어기간 동안 목화학교의 물레와 베틀, 직조가 전시되었고 오픈워크숍인 <시詩와 물레>는 5월 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페어 참가자들과 함께 진행되었어요. 금년의 신입생인 목화학교 죽돌들에게는 이번 워크숍이 두 번째이기도 했지만, 다양한 창작자들과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간에서의 <시時와물레>워크숍은 또 다른 즐거운 긴장감과 새로운 교류를 통한 에너지와 감성을 나누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작년에 수확한 목화에서 씨와 솜을 분리하는 일, 분리한 솜을 다듬어 실을 잣는 일, 만들어진 실을 베틀을 이용해 직조하는 일,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노래와 즐거운 담소가 오가는 손작업들로 이루어진 포근하고 평화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죽돌들은 그간 목화학교에서 쌓아온 작업노하우와 우리의 직조도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목화학교에서 함께 하고 있는 자전거문화를 비롯한 사회, 문화활동에 대한 각자의 생각들도 들려주었지요. 우쿨렐레 수업에서 연습했던 <목화밭>을 함께 연주하고 노래하기도 하면서 <시詩와 물레> 워크숍의 분위기를 한 층 더 즐겁게 되어갔습니다.
5월의 맑은 날씨와 어린이 날이 있는 주간이어선지 어린이 관객들도 많았습니다. 포근한 목화솜과 생소한 직조도구들에 호기심으로 참여한 어린이 관객들의 작은 손들도 함께한 즐거운 놀이 같았던 <시詩와 물레> 워크숍. 2017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특별전은 다양한 지역에서 온 다양한 연령의 다양한 작업자들을 만나고 대화하며 우리의 학습활동과 이어지는 새로운 경험과 시각이 생기기도 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금년의 신입생이었던 죽돌들이 목화학교를 만난 지 2개월이 조금 넘은 지금, 길진 않았지만 그 동안 목화교실에서 차곡차곡 엮고 풀며 쌓았던 우리의 이야기를 이제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나누는 즐거움도 알게 되었고요. 앞으로 목화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가 경험할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이야기와 생각들도 함께 엮이고 풀리고 또 쌓아지겠지요.
목화학교의 <시詩와 물레> 워크숍은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오후에 하자센터에서 열립니다. 이번 달엔 5월 26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함께할 예정입니다. 이번 워크숍에서 만나지 못해 아쉬웠던 분들은 그 날 하자센터 <시詩와 물레> 워크숍으로 발걸음 해주시면, 일상과는 조금 다른 여유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다양한 것을 엮어가는 시간을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