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5일 화요일, 하자센터에서는 24명의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씨앗 학교’ 오리엔테이션이 열렸습니다. ‘씨앗 학교’는 작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자유학기제 선택 프로그램의 별명인데요, 자유학기제 동안 얻은 배움의 경험이 하나의 씨앗이 되어 학기제가 끝난 이후에도 삶의 기쁨과 생기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2016년 전면시행을 앞두고 있는 자유학기제는 흔히 ‘시험을 보지 않는 학기’라고 합니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시험과 성적의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진로 탐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시간인데요, 학교를 넘어서 더 넓고 다양한 시공간에서 자신의 취미와 적성을 제대로 파악해 볼 수 있는 실질적인 경험을 쌓게 됩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이 스스로 자신의 진로(進路) - 앞으로 나아갈 ‘길을 꾸리는 힘’을 갖게 하는 것이 취지라 할 수 있겠지요.
하자센터에서는 지난해 영상, 음악,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총 3개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일상과 경험, 생각과 마음을 표현할 수 있게 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지역의 젊은 창작자들과 청소년들은 가르치고 배우는 교사와 학생이기보다 공동의 작업물을 만드는 동료로 만났습니다. 그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하나의 수업이자 작품이 되는 경험을 했고, 스스로가 ‘학습의 주체로서 존중받는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도 하자센터는 하자와 이웃하고 있는 문래중학교와 ‘씨앗 학교’의 인연을 이어갑니다. 앞으로 3개월 간,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각각 12명의 청소년들과 총 2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청소년들의 이야기로 만들어질 자작곡을 바탕으로 하나의 극을 완성하는 ‘논픽션 뮤지크(연극과 음악이 결합된 프로그램)’과, 작지만 꾸준하게 자신의 관심사를 일로 연결해보는 ‘길고양이의 자취생활’이 그것입니다. ‘길고양이의 자취생활’은 동네의 길고양이들을 만나고, 그들을 둘러싼 지역 커뮤니티의 상황을 여러모로 알아보면서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 또 인간과 다른 생명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철저히 인간 중심으로 돌아가는 도시 속에서 동물들이 겪는 일을 들여다보며 주변 세계를 새롭게 이해하고,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부터 나에게 ‘누군가를 돌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12월에 있을 쇼하자가 벌써 기다려질 만큼 흥미로운 내용들로 구성된 ‘씨앗학교’.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또 다른 생명들, 그리고 새로운 일을 만나고 발견하게 될 청소년들의 자유로운 한 학기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