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다면 늦은 후기 청소년의 나이에(22세)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동장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도전을 하고 싶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어느 기관에서 할지 모르겠다는 핑계로 미뤄오던 일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하자에서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참여청소년을 모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하자라면 함께 3개월, 6개월 그리고 그 이상의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청소년학을 복수전공하며 청소년지도사의 꿈을 키워나가는 저에게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는 좋은 경험이자, 저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평소 다양한 청소년 분야의 활동을 해왔으면서도 막상 일주일에 한 번, 1시간 이상씩 이라는 조건이 붙으니 무슨 봉사활동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기존에 해왔던 봉사활동처럼 꼭 활동 기관에 찾아가서 누군가를 대면하면서 봉사에 참여하는 방식 말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결정한 봉사활동은 천안의 역사에 대해서 알리는 카드뉴스를 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2019년, 대학교 3학년 생활 시작과 함께 저는 천안 YMCA에서 ‘청소년, 역사를 걷다’라는 청소년 활동 청년활동가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었습니다. 저의 주말 일상으로 자리 잡은 이 활동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소년, 역사를 걷다’는 천안의 역사적 인물과 공간에 대해 직접 보고 배우며 역사와 청소년 활동을 엮어 청소년들이 역사에 흥미롭게 접근함과 동시에 관련된 문화재를 모니터링하는 활동입니다. 청년활동가는 이 활동에서 역사적 공간을 답사하고 청소년들에게 제공할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청소년들을 만나는 당일에 활동이 잘 이루어지도록 진행, 교육, 멘토, 보조, 안전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역사를 걷다’에서 청년활동가로 활동하면서 얻은 경험과 지식들을 더 많은 청소년들과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페이스북이라는 플렛폼을 활용하여 카드뉴스를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카드뉴스를 제작해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떤 도구를 써서 카드뉴스를 제작할지, 무슨 내용을 얼마나 편성할지 정하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도구로는 파워포인트를 활용하기로 했고 3가지의 주제를 4편씩 총 12편의 카드뉴스를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 주제는 “장명마을의 별 홍대용”으로 천안의 역사인물인 홍대용이 누구인지와 그와 관련된 사상, 홍대용이 나고 자란 장명마을에 대한 소개, 홍대용과학관, 홍대용의 발명품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특히, 홍대용이 나고 자란 장명마을에 대해 소개하는 카드뉴스에는 직접 답사를 다녀오고 활동을 했을 때 촬영하였던 사진을 활용하여 카드뉴스를 제작해 더 풍부하고 재미있는 전달을 하고자 했습니다. 두 번째 주제는 “동학농민혁명, 세성산의 깃발과 함성”으로 천안에 위치한 세성산에서 이루어졌던 동학농민혁명의 세성산 전투내용을 다루었습니다. 동학농민혁명에 대해서 소개하고, 세성산 전투가 벌어졌던 마을의 곳곳을 둘러보는 카드뉴스를 제작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주제는 “아우내만세운동의 횃불”로 유관순 열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카드뉴스입니다. 유관순열사의 생애, 유관순 열사 기념관과 유관순 열사 사적지를 중심으로 카드뉴스를 제작하였습니다.
카드 뉴스를 제작하면서 가장 고민하고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어떻게 하면 더 쉽게, 더 보기 좋게, 더 재밌게 전달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편하도록 쉬운 단어를 선택하고, 사진이나 퀴즈를 활용하여서 독자들이 흥미롭게 카드뉴스를 끝가지 볼 수 있도록 고민하며 노력했습니다. 카드뉴스를 일주일에 한 번씩, 매주 수요일에 업로드하면서 피곤하고 힘든 날도 물론 많았습니다. 하지만 카드뉴스를 기다리는 독자를 실망시키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매주 수요일에 업로드를 하였습니다. 일주일에 한 시간이라는 시간은 168시간 중에 단 60분입니다. 상당히 사소한 시간이라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러한 사소한 한 시간을 지키는 것이 뭐가 어렵겠냐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소한 시간을 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안사람도 잘 모르는 천안의 역사지식을 알리고 있다는 자부심, 그리고 좋아요와 댓글로 카드뉴스를 응원해주는 독자들에 대한 책임감은 저를 움직이게 했습니다.
해당 활동을 통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것, 경험한 것을 나누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카드뉴스를 제작하면서 사소한 한 시간이 소중한 한 시간으로 기억되었습니다. 봉사활동은 꼭 누군가를 대면하고, 직접 활동이 필요한 기관에 찾아가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내가 가진 지식이나 소중한 것들을 알리고 나누고자 하는 것도 봉사활동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꾸준한 12주 카드뉴스제작 도전의 경험은 제가 무엇인가를 꾸준히, 잘 할 수 있는 책임감을 가진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어 시작한 이번 봉사활동은, 결국 저에게 큰 응원으로 돌아왔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무엇인가를 누군가에게 나눈다고 내가 비어지는 것이 아닌, 더 소중한 것을 채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봉사활동의 매력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