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나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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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0월 하자 소식을 전하게 된 판돌 톨릭입니다.

 

아침 기온이 연일 최저를 갱신하고 있는데요. 쌀쌀해진 날씨와 다시 증가하는 코로나19 감염은 우리 일상의 모습을 계속 바꾸어 놓는 것 같아요. 마스크로 감춰져서 일상에서 서로의 표정조차도 마주하기 어려워졌지요. 벌써 3년째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익숙해지기에는 매우 어려운 녀석인 것 같습니다.

 

하자에서는 ‘하자 이름’을 사용하고 있잖아요. 개명을 해서 이름을 바꾸지 않으면, 내가 불리고 싶은 이름을 스스로 지을 기회를 갖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예요. 하자에서는 스스로가 내 삶의 주체로서 살아가자는 의미로 불리고 싶은 이름을 만드는 문화가 있어요. 물론, 청소년과 비청소년을 포함한 모두가 수평적으로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하자 이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궁금하지 않으세요? 우리가 만나는 죽돌과 판돌들의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숨어있는지요!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이름은 ‘근육 짱짱맨’ 이었어요. 2019년에 어린이 작업실 <Frog Lab>에서 만났던 어린이였는데, 왜 근육 짱짱맨인지 물어봤더니 ‘저는 씩씩한 어린이라서 근육 짱짱맨이에요.’라고 대답을 해줬던 기억이 있어요.

 

그럼, 제 이름은 왜 톨릭일까요? 톨릭이라는 이름은 러시아에서 많이 사용되는 ‘아나톨릭(Анатолий)’이라는 이름에서 가져왔어요. 일전에 고려인 3세, 4세 청소년들과 사진을 매개로 1년간 만났던 시간이 있었는데요. 함께 ‘시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한국의 역사적 장소에서 사진도 촬영하고, 나름의 큐레이션으로 전시까지 했던 프로젝트였어요. 러시아어를 주로 배우고 사용하던 고려인 청소년들에게 한국어인 제 이름을 부르는 일은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톨릭은 그때 청소년들이 저에게 지어준 이름이었고, 저는 그 이름이 마음에 다가오더라고요. 해석되는 뜻도 너무 좋았어요. ‘일출’.

 

하자의 공간을 공유하고 있는 우리가, 마스크로 감춰진 서로의 모습을 보기는 아직 어렵겠지만요. 가볍게 나의 ‘하자 이름’ 이야기를 시작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구독자 여러분도 불리고 싶은 이름을 지어 보면 어떨까요?

 

하자센터 판돌 톨릭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