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다른 이유로 각기 다른 사람들이 한 공간 하자에 모여 인사를 나눈다는 건, 우연이 아닌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산은 '함께'를 강조했다. 함께하려면 무언가 손해를 봐야 한다. 하지만 함께보다 가치 있을 혼자가 어디 있으랴.
알로하는 '물'에 대해 이야기했다. 형체를 띄고 있지 않아, 그 무엇에도, 그 누구에게도 맞추어 모양을 바꾸는, 그 물이 사랑이라고 하셨다.
(그게 하자인 것 같기도 하다.)
열일곱 오디세이 민들레 시절 잠시만난 하자가 인상 깊어 다시 찾아왔고,
어느새 2년, 10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 '마을'이라는 말이 참 좋았고, 그 마을의 일부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하자 속에 꽤 녹아든 듯하다.
오디세이 학교-공간 민들레는 나에게 '생각'을 주었다. 그리고 '이상'을 보여주었다. 그 이상을 벗어나 현실로 돌아왔을 때의 방황을 멈추고, '이성'을 되찾도록 도와준 것이 하자였다.
하자는 나에게 많은 도움과 배움, 즐거움을 주었다. 나도 하자를 오가는 청소년들에게 그런 영향을 미쳤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은 또 다른 새로운 이들을 만났다. 함께 왈츠를 추며, 대화를 나누진 않았지만, 어색함을 누리었고, 하자가 더욱 궁금해졌고, 다음 입촌식에서의 왈츠 때에는 어색함보단 반가움으로 서롤 반길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다.
하자는 어느새 내 일상이 되었다. 하자를 사랑한다! 하자 인들도 물론.
그만큼 나도 하자의 일상이 되길, 나도 하자로 녹아들길,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이 하자를 사랑하길 소망해본다.
:: 글_ 동글(하자센터 청소년운영위원회 시유공 4기 & 청소년 카페 그냥 2기 운영진)
시유공 4기 조이
하자에서 1년간의 오디세이 활동을 마무리하고 시유공으로 새롭게 하자에 1년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오디세이로 1년을 지내며 하자센터의 공간이 가지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복교 후에도 하자와 함께하고 싶어 시유공을 선택한 이유가 큰 것 같다.
입촌식은 봄을 맞아 1년 동안 함께하는 하자식구들을 맞이하는 잔치이다. 나에게는 작년에 함께하지 못한 축제라 신기하기도 하였다. 새로운 하자 식구를 만나게 되어 기쁘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원래 알고 지냈던 많은 사람들이 떠나가서 아쉬움이 컸던 것 같다. 떠나가고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진 하자는 작년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풍겼고 입촌식이 새 하자사람들과 함께 여는 첫 잔치인 만큼 더 뜻깊었던 것 같다. 시작은 오디세이의 노래로 시작되었는데 오디세이를 부르는 순간 이제 더 이상은 내가 오디세이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여 앞에 나와 노래하는 새로운 오디세이를 부러움의 눈빛으로 쳐다봤던 것 같다. 공연이 끝난 후 하자의 여러 죽돌과 판돌들이 서로가 하는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하자에서 맡고 있는 일을 소개하였다. 우리 시유공도 앞으로 나가 별칭을 말하고 시유공으로 함께하게 된 소감을 나누었는데 오랜만에 앞으로 나가 내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앞으로 1년간 인사하며 잘 지내자는 말을 하는 순간까지 내 한마디 한마디가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이 되는 게 벅차기도 하였다. 모든 소개를 마무리하고 우리는 로드스꼴라의 바투카타에 따라 주차장으로 나갔다. 둥둥하는 시작음과 함께 북소리가 하자전체에 울려 퍼졌고 오랜만에 듣는 흥겨운 연주에 나도 같이 심장이 뛰고 어깨가 들썩거렸다. 전부터 작업장학교의 바투카타를 매우 좋아했는데 이번에는 로꼴의 연주를 들으니 신기하기도 하였고 그래도 변함없는 연주소리에 감탄을 하며 봤던 것 같다. 공연을 보는 내내 항상 그랬듯이 감격의 순간과 감탄의 연속이었다. 흥겨웠던 로꼴의 공연이 끝나고 다 같이 원을 그려 손을 맞잡고 왈츠를 추기 시작했다. 하자에서는 큰 잔치이면 종종 왈츠를 자주 추는 것 같은데 모르는 사람에게 알려주기도 하고 실수도 하며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인 것 같다. 항상 왈츠를 출 때면 많이들 긴장을 하며 집중해서 추는 모습이 보이기도 해 즐겁기도 했다. 왈츠를 마지막 마무리로 이번년도 하자의 봄맞이 입촌식을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