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물레 워크숍은 하자작업장학교 전환기 학습 과정 목화학교에서 매달 진행하는 오픈 워크숍으로, 목화학교 수업과정 중 하나인 실잣기, 직조 등의 목화작업을 워크숍 참가자들과 함께 나눕니다. 누구든 자유롭게 참여해 함께 즐거운 음악도 듣고 좋은 시도 읽으며 소소한 작업을 통해 우리 손끝의 감각으로 지어보는 만남과 휴식의 시간이지요.
수확한 목화에서 씨와 솜을 분리하는 일, 분리한 솜을 다듬어 실을 잣는 일, 만들어진 실을 베틀을 이용해 직조하는 일,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노래와 즐거운 담소가 오가는 손작업들로 이루어진 포근하고 평화로운 시詩와 물레 시간을 보내며, 죽돌들도, 참가자들도 평소 각자의 바쁜 일상과는 조금 다른 여유를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나눠보았습니다.
한 해 동안 열심히 농사지어 수확한 싱싱한 목화를 만지며, 이 목화를 심었던 지난 4월 무렵을 함께 떠올리며 하하 호호 즐거운 수다 꽃을 피우기도 했지요. 시간은 어느새 훌쩍 지나 새싹이던 목화가 솜을 맺고, 우리가 겨울 간식을 나눠 먹으며 올해를 추억하는 마지막 시와 물레의 자리까지 왔다니 모두 약간은 아쉽기도 한마음입니다.
목화학교의 죽돌들은 입학한 올해 3월부터 시詩와 물레 워크숍을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해왔습니다. 일본의 기타시바 공동체에서 온 손님들과 함께한 첫 번째 시와 물레, 목화학교의 소식을 듣고 초대해 온 2017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에서의 전시와 워크숍, 목화작업을 활용하여 어린이 놀이터를 기획하던 하자센터의 어린이그룹 노노단, 동네에서 목화를 키웠다며 수확한 목화로 손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워크숍을 요청해왔던 상신초등학교의 초등학생들까지...
그 외에도 많은 만남과 즐거운 해프닝들로 채워졌던 한 해 동안의 시詩와 물레 워크숍을 돌아보며, 목화학교의 죽돌들도, 함께 워크숍을 진행했던 오디세이하자 목화공방 죽돌들도 목화처럼 보송보송했던 시詩와 물레의 시간들을 안고 이제 각자의 한 해를 정리해갑니다.
그 동안 목화학교와 시詩와 물레 워크숍에서 차곡차곡 엮고 풀며 함께 쌓았던 우리의 이야기들이, 앞으로도 우리가 각자의 길을 바삐 걸어갈 때 잠시 멈춰 돌아볼 수 있는 휴식과 돌봄의 추억이자 힘이 되어주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