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돌아서면 배고프던 때가 있었어요. 잠시라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에너지를 분출하던 청소년 시절, 금방 점심을 먹었는데도 빵이 생각나고 또 자려고 누웠다가도 컵라면이 떠오르기 일쑤였지요.
이제 청년이 된 하야티의 청소년 시절을 되짚어보자면 지리산 자락의 작은 학교를 떠올려야 합니다. 구멍가게라도 가려고 하면 왕복 한 시간을 걸어야했던 산골이었어요. 집에서 먹는 밥은 늘 맛있고 배불리 먹을 수 있었지만, 밥만으로는 어딘가 모자란 느낌이었지요. 그래서 하야티는 주말 아침에 열리는 제과제빵 수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차를 타고 30분은 나가야 사먹을 수 있는 빵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니, 주말 아침 늦잠쯤은 반납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로 주말마다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흘러나오면 피리 부는 사나이를 쫓는 아이들처럼 배고픈 친구들이 하야티 방으로 하나 둘 모여들곤 했습니다.
이제 배고픈 친구들은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맛있는 냄새를 따라 하자센터 1층에 있는 카페그냥으로 오면 됩니다. 밥 먹고도 금방 배가 꺼진, 바빠서 밥도 제대로 못 먹은, 그냥 달다구리가 당기는 청소년들이 먹을 수 있는 쿠키가 카운터 위 바구니에 다소곳이 놓여있으니까요. 피리 부는 청년 하야티가 청소년 카페 운영진과 함께 구워내는 쿠키입니다. 매주 손가락에 묻은 반죽을 맛보고 버터냄새를 맡으며 오븐 앞을 지키는 시간이 얼마나 달콤한지요. 낯익은 사람이 구운 쿠키를 사는 것은 그런 달콤한 시간들을 사가는 것이기도 합니다. 시중에서 살 수 있는 것 보다 덜 맛있고 더 비쌀지는 몰라도 그 달콤함을 알아주시길 바라면서 초코칩 쿠키, 시나몬 쿠키부터 계란, 우유, 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비건 쿠키, 우리밀과 유기농 재료를 쓴 쿠키 등 다양하고 맛있는 쿠키들을 구워보려 합니다.
당분간 하자에서는 매주 화, 목요일과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마다 잔인할 정도로 맛있는 냄새가 진동할 예정입니다.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 본관 1층 요리스튜디오에서 하야티가 열심히 쿠키를 굽고 있을 테니까요. 손이 심심한 그 누구든 와서 달콤한 시간을 함께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