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작업장에 해체워크숍이 열였다. 아이들은 해체된 거북이에 경악하면서도 자리를 뜨지않고 구경한다. 만들기는 해체에서부터 시작된다. 조립하고 해체하고 다시짓기를 반복하며 새로운 것을 만든다. 놀이에서의 새로움은 지겨움 대한 저항이다. 노는 아이들은 쉼없이 놀며 자신의 즐거움을 찾고 익혀간다. 어린시절 의자와 이불로 아지트를 만들고 전자기기로 로봇을 흉내내며 놀던 기억이 있다. 애먼 시계 속 뻐꾸기를 꺼내고 카세트 테잎을 늘어뜨려 놀던 때,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놀이고 장난감이었다. 세상이 스마트해지며 버튼과 나사가 사라져간다. 아이들의 놀이도 디스플레이 안으로 사라져가는 것은 아닐까. 해체하며 놀자. 용기있는 호기심을 불러있으키자. 오늘날의 지겨움을 이겨낼 새로움을 상상해본다.
2. 협업하는 공간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이 하자에 모였다. 버려진 폐목재를 자르고 다듬어 메달을 만든다. 지적, 자폐성 장애 청소년, 청년을 지원하는 꿈꾸는거북이는 여름날의 한강레이스를 준비중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손수 만든 메달은 한강레이스 완주자에게 수여될 예정이다. 조금 느리지만 함께 강산을 달리며 자연을 만끽하는 시간. 건강하고 안전한 꿈꾸는 거북이의 완주를 바래본다.
3. 생각을 공유하고 실행하는 공간
하자 청소년운영위원회 시유공이 한해살이를 시작했다. 스물한명의 별명이 익숙해지니 쭈뼛거림도 잦아든다. 하자마을 입촌잔치를 찾아 인사도 나누고, 함께 놀고 먹으며 생각의 틈을 만들어 간다. 청소년 ‘놀토엑스포’를 준비할 때에는 머리와 마음, 힘을 합쳐 준비했다. 가면수다방을 열어 친구들과 속 이야기를 나누고, 손등 위에 귀여운 작은 그림을 그려 선물한다. 스물한색 시유공은 앞으로 어떤 시간과 공간들을 만들어갈까.
4. 기술을 철학하는 공간
서울의 한 청년들은 ‘지구에서 가장 쓸모없는 물건 만들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쓸모도 가르침도 없는 그 헐렁한 모임이 잘 이해되진 않지만 마음은 동한다. 열린작업장에서는 얼마전부터 등받이 없는 의자, 스툴을 만들기 시작했다. 쓸모는 있지만 마음만은 같다. 합리성이 갖는 무게와 답답함을 잠시 벗어나고 싶은 마음 말이다. 그림을 그릴때면 무엇을 그리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런데 대개는 순간 생각나는 것을 그린다. 나의 생각이 무엇인지 자신도 모르지만 작업이 즐겁기에 그냥 하는 것이다. 쓸모없는 것들에 관대하지 못해서 일까, 의미를 찾는 강박에 갇혀서일까. 즐겁지 않은 만들기를 계속한다. 만들어지는 것이 무엇이라도 만드는 이는 손의 즐거움을 안다. 그래서 서투른 손은 부끄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