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청소년카페는 어떤 공간이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하자에서 만난 청소년들의 의견은 이러했어요.(하자 동아리 ‘소행단’, 로드스꼴라의 썬&솔)
“1인 좌석, 다락방, 해먹, 인디언텐트, 좌식의자가 있으면 좋겠어요”
“무선와이파이, 충전콘센트는 필수죠”
“자유발언과 공연을 할 수 있는 오픈마이크와 스테이지가 있어서 정해진 시간에 무대를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거리가 있으면 자주 찾을 것 같아요”
청소년들은 '눈치 보지 않고 올 수 있는', '열린', '편안한', '엉성한', '친절하지만 간섭하지 않는', '돈 없이도 들어올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한다고 해요. ‘도네이션’ 기능을 두어, 다른 사람이 일부 기부를 하고 가면 그 금액에 맞게 청소년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와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이런 곳이 바로 청소년카페’라는 느낌은 아니었으면”한다는 바람도 전해주었고요.
“동네에 천원짜리 스타벅스가 있다고 하면, 얼마나 많은 청소년들이 오겠어요?”라며 스콜라(박복선, 성미산학교장)는 청소년들에게 편안하고 매력적인 공간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며 프로그램보다는 공간으로 만나기를 권하셨어요. 그리고 청소년이 가득하다는 공릉 청소년정보문화센터 “꽃다방”를 추천해 주셨어요.
인근 중학생들의 참새방앗간(공릉 청소년정보문화센터 “꽃다방”)
서울시 휴카페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꽃다방”은 당초, 학교밖청소년(‘나도, 꽃’)이 운영하는 카페로 시작되었으나, 현재는 15명 내외의 마을활동가들이 급여 없이 자원활동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초기 꽃다방을 운영하였던 ‘나도, 꽃’ 청소년들의 경제적 독립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기 위해서 토요일 11시부터 4시까지 ‘나도, 꽃’ 청소년 1명과 꽃다방 자원활동가 1명으로 짝을 이루어 카페 운영을 하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우리가 배운 것을 나누어 주자’는 마음으로 자원활동가의 바리스타 교육과 청소년 진로교육이 마을에서 재능순환을 이루고 있다고 해요. 1,000원~3,000원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간식과 음료를 먹을 수 있고요. 청소년의 경우 500원의 가격할인이 있어요.
이외에도 통창으로 볕이 드는 참여연대 1층 북카페와 노래방을 개조하여 다락방, 공부방, 카페로 변신한 역곡동 꿈꾸는다락방도 다녀왔고요. 마을예술창작촌의 성낙경 선생님, 오요리아시아의 환타로부터 오픈형 공간의 적절한 동선과 열린 구조 인테리어 등의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어요. 오가니제이션요리의 그레이스는 청소년들에게 열어두는 운영방식과 카페 이용에 관한 안내로서 인포그라피, 청소년들의 자율활동에 대한 아이디어까지 풍성하게 더해 주었어요.
스스로 서되 홀로이지 않고, 함께하되 간섭하지 않는
이렇게 여러 공간과 사람을 만나보니 ‘하자의 청소년카페는 어떤 곳이면 좋을까?’하는 생각이 더욱 많아졌어요. 개별화된 삶의 방식에 맞게 1인 책상과 분리된 공간구조, 언제든 인터넷에 접속될 수 있는 빵빵한 와이파이와 콘센트를 보면서, 하자 청소년카페에서 우리는 ‘스스로 서되 홀로이지 않고, 함께하되 간섭하지 않는' 모습으로 마주보고 연대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되었답니다.
3월에 열리게 될 하자의 청소년허브카페는 지역에 거주하는 청소년에게는 오다가다 들르는 쉼의 공간, 프로젝트로 하자를 찾는 공교육 청소년에게는 활동의 장이 될 거에요. 또 촛불광장에 모인 세월호 세대들이 헌법과 참정권 공부를 하고, 기본소득을 논하기도 하며, 역사를 제대로 배우는 아지트가 되기도 할 겁니다.
이제 곧 공간인테리어 공사에 돌입할 것이고 우리가 채워야할 이야기도 슬슬 시작될 겁니다. 다음 하자마을통신에는 청소년카페에서 펼쳐질 이야기들을 전할게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