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 신입생과의 새로운 여정을 다시 준비하며 오디세이 1기를 떠나 보내지만, 학생들도 지난 1년의 항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배움터에서 성장을 이어가는 때이니까요.
| 2016 오디세이학교 하자 수료잡지 '이타카로 가는 길' 표지
하자의 부센터장이었던 '알로하'는 졸업생들에게 축하편지를 보내며, "'오디세이'에는 '장기간의 모험과 방랑'이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고 얘기합니다.
"방황은 길을 읽고 헤매는 것인데 비해 방랑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입니다.
방황이 자기 안에 갇혀 있는 모습이라면, 방랑은 타인과 세계에 대해 활짝 열려있는 이미지입니다."
그리고 타인과 세계에 대해 열려있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각자 선 자리에서 스스로를 기특하게 여길 수 있고, 편안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시공간이 필요했습니다.
| 해피엔딩 보다 오픈엔딩으로
낯설고 수줍은 눈망울로 처음 오디세이에 발을 들인 학생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로 '나는 오디세이 입니다'를 얘기할 수 있게 되기까지 많은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1년의 항해를 돌아보는 이들의 글을 읽어보면서 '전환의 시간'에 대한 관점과 방향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 꿈은 찾지 않아도, 여러 분야의 어른들과 이웃을 만나면서 감정을 공유하는 법을 깨닫고, - 크게 변한 것은 없더라도, 나 자신의 모습에 대해 질문하고 생각하는 과정을 가졌고, - 잘하는 게 뭔지는 아직 몰라도, 치열하게 되돌아오는 ‘왜?’라는 질문에 머뭇거리지 않고 대답하는 능력을 익혀온 시간
어쩌면, 무엇을 경험했는가보다 어떻게 경험했는가가 이 항해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모두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은 어려우니까요. 두려움을 잘 돌보는 마음근육과 지지받는 곁을 만들고, 이런 것들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렇게 해피엔딩 보다 오픈엔딩으로, 경험보다는 모험으로, 오디세이 학생들의 성장을 통해 엄마사람, 아빠사람, 길잡이 교사들의 항해는 따로 또 같이 계속됩니다.
"생각을 하는 방법을 배웠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내 것으로 가져오기 전에, 한 번씩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것 같아요." (왕방울) "오디세이에 오면 '쉰다', '논다'는 표현을 많이 하는데, 학교 다닐 때보다 더 바빴어요. 저는 쉬었다는 게 경쟁 구도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인 것 같아요. 개개인을 봐주고 자신을 드러내는 시간을 쉬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지우) "나를 공부할 수 있었어요.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그리고 나를 어떻게 알아갈 수 있는지를 배운 것 같아요." (문어)
"이제 뭔가를 하나 할 때 왜 하려고 하고, 어디에 쓰려고 하는가를 계속 생각하게 됐어요. 그런 면에서 저에게 스스로 질문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구)" "1년의 오디세이 과정이 한 권의 책 같은 느낌이에요. 여기에 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고, 사건도 있고, 내가 깨달은 것도 있고, 의미도 있고, 뜻도 있고, 배워서 나가는 것도 있고. 그래서 한 권의 소설책 같은 느낌이에요. 해피엔딩이 아닌 오픈엔딩의 책." (에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