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 해 동안 움직이는 창의놀이터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을 떠올려 보았어요. 무엇보다 장난도 치고 때론 집중도 하며 각자 본연의 모습으로 신나게 뛰어노는 어린이들이 있지요. 함께 온 가족들,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덩달아 신나게 놀다가고요. 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우리는 왠지 모를 응원과 위로를 함께 받았답니다.
이렇게 신난 사람들 사이에서 손빠르고 발빠르게 움직이며 보이지 않게 난리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바로 놀.만.사, 놀이터를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이들 중엔 놀이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놀이작업자가 있고요, 어린이들과 함께 놀면서 놀이터에 활력을 주는 놀이활동가, 곳곳에 민원을 해결하고 안내와 안전을 담당하는 요원(스텝)들, 그리고 놀이터를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운영진들이 있어요. 올해만 약 40명의 놀이작업자, 20명의 놀이활동가, 40명의 요원들과 함께 놀이터를 만들어왔답니다.
늘 바쁜 현장에서 만나다보니 서로 인사도 제대로 한번 못했어요. 얼굴은 알지만 하는 일은 뭔지, 어떤 사람이고 무엇에 관심이 많은지 궁금할 세도 없이 지나치기만 해서 아쉬움이 많았어요.
그래서 지난 12월 16일 하자센터에서 우리도 한번 놀자!며 놀만사가 모였답니다. 한해를 회고하며 새해에 다시 만나기 위해 서로 찬찬히 얼굴도 보고 서로를 알아가는 자리였어요. 누가 놀만사 아니랄까봐 나불이(나무 피리) 만들기 준비해온 고무신과 요가를 준비한 도요, 가면 만들기를 준비한 따시와 한솔 덕분에 모처럼 신나게 놀았어요. 그렇게 우리는 놀면서 친해지고 놀면서 나의 원래 모습을 상기하기도 했고, 놀면서 서로 연결된 끈을 잡았답니다. 역시 노는게 장땡이고 만고 땡이구나 새삼 느끼며 모두 어린이가 되어 놀다가 까만 밤에 손 흔들며 헤어졌지요. 아쉬움에 나불이를 나불나불 불면서 말이죠.
“ ‘놀이’하지 말고, 우리 놀자”던 이날 고무신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이렇게 놀만사는 올해도 어린이들과 한바탕 놀고자 합니다. 크게는 봄과 가을, 이렇게 두 번 움직이는 창의놀이터를 통해 만나겠지만, 수시로 우리 삶에서 일터에서, 일상에서 각자 본연의 모습으로 노는 기운들이 돋아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