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의 전통의례와 자연의 지혜를 전하기 위해 생태캠프를 운영하는 알로나, 하와이에서 독립운동을 하셨던 삼촌을 둔 하와이 이민 3세대 릴리, 그리고 수영과 카누를 가르치며 바다 생물 보호에 앞장서고 계신 신시아가 바로 그분들이시지요. 오디세이학교 학생들은 세 분과 우쿨렐레를 배우고 훌라를 추기도 하고, 기운을 나누고 자연에 감사하는 의례를 함께하며 하와이의 문화를 몸과 마음에 채워보는 3일을 보냈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존재에 대해 감사하며, 그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지요. 서로의 마음을 모으고 확인한 사흘간의 이야기를 라온(정승완 학생)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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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에서 어른들이 오셔서 워크숍을 한다고 했을 때 솔직히 무엇을 할지 예상이 잘 안되고, 잘 모르기 때문에 걱정도 앞섰던 것 같다. 그래서 이미 다녀온 도보여행 ‘걸어서 바다까지’ 같은 다른 활동들에 비해 기대심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때마침 워크숍을 시작하는 날이 휴일(어린이날)이어서 약간의 불만도 있었다.
하와이에서 오신 선생님은 릴리, 알로나, 신시아 세 분으로 첫날에는 가장 기초적인 의례부터 차근차근 배웠다. 여기서 의례란? 의식을 치르는 일정한 법식을 말한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세 분의 선생님들과 함께 내가 머무는 공간, 함께하는 사람, 나는 누구이고 어디서 왔는가? 등 매우 기본적인 질문을 통해 하와이의 전통적인 의례와 내용 등을 배웠다. 물론 처음 접하는 것이라서 생소하고 어색하고 어려운 내용이 많았다. 게다가 얼떨결에 함께 배우는 챈트에서 리더를 맡게 되어 부끄럽기도 하였다. 하지만 훌라는 처음 배우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다같이 춤을 춘다는 점에서 매우 즐겁고 재미있었다.
하와이 워크숍의 둘 째날은 오디세이학교 뿐만 아니라 하자 네트워크학교가 다같이 참여했는데, 첫 날 배웠던 챈트 ‘I KU MAUMAU’를 오디세이학교 학생들이 다같이 선창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챈트는 일종의 우리나라 노동요 같은 노래로, 매우 강렬하고 힘찬 내용을 담고 있다. 여러 학생들 앞에서 하려니 좀 긴장이 되기는 했지만, 멋지게 선창하고 나니 긴장이 풀렸다. 게다가 막상 긴장이 풀리고 나니 그 노래에 흥이 나기도 하고, 혼자 흥얼거리게 되면서 좀 더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챈트 후에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릴리와 신시아의 자연 사랑 이야기가 이어졌다. 다른 네트워크학교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면서 북적거리기도 하고 함께 한다는 점에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사흘 째 마지막 날에는 달의 주기를 쉽게 외울 수 있는 노래와 율동을 비롯해서 그 동안 배웠던 의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 모여서 리뷰를 할 때 알로나가 이제는 모두의 눈을 하나하나 마주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시며 눈물을 흘리셨다. 우리는 아쉬운 마음으로 한 명씩 모두 알로나를 안아드렸다.
생각보다 빨리 지나간 시간이 매우 아쉽게 느껴졌다.
이번 하와이 워크숍은 의례라는 행위를 통해 오디세이학교 학생들간의 단합심도 많이 높아지고, 다른 문화도 경험하게 해 준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