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옥 대표주간은 서울시교육청과 민간 대안교육 기관들이 함께하는 오디세이학교의 사례와 과제를 발제해 주었습니다. 민과 관이 협력해 전환학교 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협의체의 구성과 운영’의 중요성을 짚은 것이 참여자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학교와 교사의 일상역량 강화를 위한 구조 형성이 필요한데 오디세이학교의 현장 중 하나인 공간민들레의 경우 주 1회 있는 교사회의 시간에 중요한 논의부터 소소한 결정까지 숙의하고, 그 과정을 배우며 “그 만큼의 속도로 나아간다”고 하였습니다. 공동체를 지향하면서 협의하고 논의하는 속도만큼 진행하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협의체(혹은 센터)의 역할과 사업 진행의 속도를 강조했습니다.
서용선 장학사는 경기도교육청과 마을 공동체가 함께하는 꿈의학교 사례를 마을과의 연계 프로그램과 학생들의 변화과정 중심으로 발제해 주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배움을 얻는 곳은 가정과 학교와 마을인데, 현재 이 세 주체가 모두 아이들을 학원으로 보내고 있다”며 “마을이 바로 서면 그 마을이 다 학교가 될 수 있다”는 말이 공감을 얻었습니다. 대야미 마을의 경우, 마을학습공동체를 지향하는 주민들의 이주처라는 독특한 배경 속에서 방과후 마을학교로서 만들어지고 있는 예로 들어 주었습니다.
전체 논평을 담당해 준 박복선 전 성미산 교장은 교육의 문제를 학교 문제로 상정하고, 학교 안에 자원을 집중시켜 해결하려는 흐름에 우려를 표하면서, 교육의 문제로 드러났으나 삶의 전환을 통해 해결을 모색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습니다.
기억에 남는 질의로는 “예비교사들과의 접점을 찾고 만남을 통해 고민을 같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서울교대 채수빈)는 의견과 “열악한 환경에서 학교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분투해온 대안교실의 실험, 또 더 열악한 조건에서 마을과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며 지켜온 아동복지센터의 활동 등이 연계를 갖고 서로를 지원하며 함께할 있을지 고민했으면 한다”(구암고 서인호)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2시간 여의 포럼을 마치고, 점심 도시락을 나누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하자센터와 각 교육청에서는 학생들을 모집해서 사례를 만들기보다는, 일선 학교와 현장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과제에 집중하며 도움이 필요할 때 찾을 수 있는 파트너가 되어 달라”(상상이룸센터 송경희, 대원고 오흥빈)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고, “민관 협력의 사례를 말하고자 했다면 경기도 교육청의 방과후마을학교-하자의 방과후학교를 같이 이야기했다면 좋았겠다”(경기도교육청 김삼연)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학교도 교사도 무기력해지고 있고 지금 교사들은 모두 개인 단위로 숨고 있다”면서 “이렇게 모여 토론과 논쟁을 하면서 다시 작은 실천으로 이어지는 활동들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대원고 교사 오흥빈)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또 “경기도는 마을학교, 쉼표학교, 전환학교 이 세 가지 흐름으로 교육적 전환을 도모하고 있는데, 쉼표학교는 올해 12월에, 전환학교는 내년에 개교할 예정”이라면서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이 자리가 무척 반갑다”(경기도교육청 유영주)는 감사인사도 받았고요.
이번 포럼을 통해 개별 현장의 상황을 듣고, 우리가 처음 전환교육이 필요하다며 뜻을 모았던 지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처음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앞으로 어떤 노력과 장치가 필요할지 여러 의견들도 나누었습니다. 전환학교 포럼은 ‘지금 사회에 적합한 인간’을 양성해 내는데 골몰했던 것에서 ‘우리가 바라는 사회를 같이 만들어 갈 사람’을 기르는 전환의 길을 찾는 첫 걸음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번 포럼을 계기로 하자센터 역시 지금까지 진행해온 크고 작은 시도들을 계속해가며 ‘우리가 꿈꾸는 교육적 전환’이 무엇인지 모색해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각 현장에서 시도되고 있는 여러 사례를 만나고, 생각과 마음을 나누는 자리를 만들어가며 우리의 생각을 정리해 나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