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에 첫 장이 열린 작은 달시장은 5월까지 매달 1회 진행되다가 메르스 여파와 더위로 잠깐 휴식기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3개월 만인 지난 8월 22일 토요일 정오에 신관 1층 중정 일대에서 다시 열렸습니다. 앞으로 11월까지 매달 셋째주 토요일(9월 19일, 10월 24일, 11월 21일)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열리게 됩니다. 8월의 작은 달시장에는 지역 주민, 하자마을 주민 등 40여 명이 모여 함께 토요일 오후의 여유를 즐겼습니다.
지난 상반기 열렸던 작은 달시장과 마찬가지로 놀이터, 부엌, 시장 등 세 공간을 중심으로 판이 벌어졌습니다. 마을놀이터인 ‘함께 어울리는 놀이터’ 섹션에서는 지난 3월 영등포 어린이들이 직접 해체 작업을 한 나무집 ‘잔액부족하우스’에서 나온 목재를 잘라 사포질한 블록에 도안을 그리고 색칠해보는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한켠에서는 어린이가 직접 진행하는 팔찌 만들기 워크숍도 열렸고, 하자마을 주민인 째진과 봄봄이 헌 옷가지를 길게 찢어 러그(rug)를 짜는 워크숍도 진행되었습니다. 앞마당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대나무 물총 놀이로 더위를 식혔고요.
신관 1층 허브카페에서는 ‘모두가 나누는 부엌’이 열렸습니다. 하자허브 옥상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농작물, 또 달시장에 매달 참여하는 예비 사회적기업 ‘하늘땅물벗 나눔터’에서 구입한 유기농산물 등 건강한 재료로 감자 샌드위치를 만들었습니다. 작은 달시장에 놀러온 지역 주민들이 서로 통성명을 하면서 감자와 달걀 껍질을 까고 으깨면서 샌드위치를 만드는 모습이었습니다. 맛좋은 샌드위치는 배고픈 이들 모두 사이좋게 나눠먹었고요.
하자허브 중정 입구에는 벼룩시장인 ‘같이 만드는 시장’ 섹션이 펼쳐졌습니다. 이번에 마을 주민들이 많이 오가는 신관 앞뒤 길가에 대형 알림판을 설치해 둔 덕분인지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참여했습니다. 자기가 쓰던 학용품 등을 갖고 두 명의 초등학생 친구들도 작은 달시장을 찾았는데 “여기서 제 물건 팔아도 되나요?” 수줍게 묻던 첫인상과는 달리 개장하고 불과 2시간 만에 갖고 온 모든 물건을 ‘완판’하는 능수능란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올해 작은 달시장의 슬로건은 ‘어린이와 함께 만드는 시장 & 놀이터’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꼭 어린이만을 위한 시장을 지향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을에서 어린이라는 존재가 전 세대를 이어주는 ‘허브(hub)’ 역할을 한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어린이가 작은 달시장에 온다면 엄마, 아빠도 같이 오겠지요.
작은 달시장은 (큰) 달시장과 비교해 작고 소박한 규모로 진행하려 합니다. 달시장이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이는 ‘마을 축제’라면, 작은 달시장은 소수의 마을 사람들이 모여 꼼지락꼼지락, 더디지만 확실하게 만들어나가려고 합니다. 아직 어색하고 낯설지만, 서로 안면을 트고 천천히 신뢰를 쌓아가며 ‘약한 연대(Weak tie)’가 형성되는 낮은 문턱의 공간, 작은 달시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