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봄으로 들어서는 길목입니다. 하자허브에서는 올 한 해도 여러 주민들이 일하고 배우고 나누는 시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해내고자 합니다. 소소한 모임과 놀이, 밥상과 의례가 펼쳐지는 하자마을의 중심. 이미 설 전에 지역 엄마, 어린이들이 모여 작은 놀이터를 만들기도 했고, 허브 멤버십으로 활동할 주민 인터뷰도 향기로운 커피와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3월 첫 주부터 매주 수요일에는 어김없이 나눔부엌이 시작되고, 5월까지 기다릴 것 없이 작은 달시장도 열리게 됩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는 허브의 봄맞이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
삼삼오오 모여 마련한 설맞이 작은 놀이터
지난해 달시장을 통해 어린이 놀이터의 즐거움을 알게 된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 하자허브에서 놀이터를 열고 있습니다. 작년 말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놀이터는 설 연휴를 앞둔 터라 두세 가족밖에 모이지 못했지만, 그래도 어린이들은 신이 나 놀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허브에 들어서자마자 배드민턴 채를 잡고 뛰어 놀기도 하고 작은 공놀이도 합니다. 마침, 흙공방에서 이들을 맞아주어 엄마와 함께 흙을 만지고 느끼면서 놀기도 했습니다. 흙 점토를 떼는 법을 배운 뒤 자유롭게 만들고 싶은 것들을 만들었습니다. 동물이 나오기도 하고, 그릇이 나오기도 했어요. 아예 양말을 벗고 황토 놀이터에 들어가 뒹굴뒹굴 하기도 하고요.
신나게 논 뒤에는 엄마와 함께 점심 준비를 합니다. 하자허브 주민들과 비빔밥을 해먹기로 했는데, 어린이들의 몫은 달걀 프라이를 부치는 일. 큰 형들이 동생들의 서툰 손을 잡고 알려줘 가면서, 그럴싸한 프라이를 부쳐냅니다. 고맙다는 하자마을 어른들의 인사에 부끄러운 미소가 번졌고요. 맛있게 점심을 먹고는 동네 운동장으로 한 판 더 놀기 위해 달려나갔습니다. 그 동안 엄마들은 밀린 담소를 나누었고요. 마을장터인 달시장에서 만난 어른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지역 놀이 모임의 풍경이었습니다. 내 아이뿐만 아니라 이웃의 아이들까지 생각하게 된 몇몇 가족들이 시작한 이 소박한 움직임이 올 한 해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 지켜봐 주세요.
허브의 새 이웃 찾기
허브에서는 지금, 오래된 식구들과의 관계를 다시 살펴보고, 새로운 식구들을 만나기 위한 멤버십 정비 기간을 갖고 있습니다. 허브 멤버십은 허브를 플랫폼 삼아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일하고, 자신의 삶을 돌보는 법을 배워나가고 싶은 분들이 신청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하자의 다양한 사업, 프로젝트들과 합을 맞춰가는 파트너가 되기도 하고, 이웃 주민들과 삼삼오오 소소한 손작업을 하는 동아리를 만들기도 하지요. 하자센터는 이들이 일과 회의, 네트워킹 할 수 있는 공간을 지원함과 동시에 스스로 공간과 동료를 돌보면서 공유의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올해에도 작년에 이어 허브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싶은 멤버십 각 팀(혹은 개인)과 티타임을 가지면서 한해살이에 대한 방향을 서로 나누었습니다. 새로운 멤버십 라인업은 3월 후반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또 매달 만나 청소도 하고, 같이 밥 먹으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 반상회도 3월부터 진행될 예정입니다.
나눔부엌과 ‘작은 달시장’
하자 허브의 얼굴과도 같은 나눔부엌도 3월 첫 주부터 지난해와 같이 매주 수요일 점심에 열립니다. 나눔부엌 첫 날이었던 3월 4일 점심에는 그 다음 날이 정월대보름, 또 그 다음 날이 봄을 알리는 경칩이라 각종 봄나물들을 넣은 비빔밥을 메뉴로 선택했습니다. 밥과 국, 달걀은 하자에서 준비했으나 나물반찬과 부럼, 과일 등 나머지 밥상은 마을 사람들이 함께 채워가는 뿌듯한 공동의 식탁입니다. 또한 3월 21일에는 마을장터 달시장 기획팀이 일상을 기반으로 소소하게 열어보는 지역 기반의 작은 장터, 이른바 작은 달시장이 계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