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7일 토요일, 하자센터 999클럽에서는 <청소년, 미래의 일을 상상하다>라는 주제로 포럼이 열렸습니다. 서울시 ‘놀토 EXPO’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청소년들이 일과 직업에 대한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도록 자기 일을 개척해가는 직업인을 초대하여 진솔하게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에초 100명 내외 규모로 기획되었으나 예상 외의 호응으로 200여명의 청소년들이 자리한 이 날의 이야기를 바다가 전합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일’을 발견하고 만나게 되는 접점에 초점을 두어 세 가지 이야기 세션으로 구성했습니다. 첫째, 사회문제를 자신의 방식으로 풀어나간 사례로 지리산친환경유통의 김가영대표와 (주)대지를 위한 바느질의 이경재 대표, 둘째, 문제의식은 없었지만 실제 일에 뛰어들면서 일을 만들어간 사례로 하자센터 자전거공방의 박정규씨와 (주)소풍가는 고양이의 이사인 김은지씨, 마지막으로 다양한 관심을 일로 풀어낸 사례로 (주)쌈지의 천재박 기획실장과 미디어 아티스트이면서 한미유치원 대표를 역임하고 있는 최승준씨를 초대하였습니다.
각 연사들은 자신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7분 동안 15장의 슬라이드로 간결하고 임팩트있게 전달하여 포럼에 참석한 청소년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야기와 음악이 어우러지는 음악 살롱 형태로 구성된 이번 포럼은, 진로에 대한 청소년들의 고민을 딱딱한 강의형태가 아니라 감성적 메시지로 전달하기 위하여 노력을 기울인 것이 특징입니다. 각 이야기 세션 뒤에 (주)유유자적 살롱의 청소년밴드 ‘유자청’이 준비한 헌정곡들이 이야기 세션의 주제와 연결되어 한껏 포럼을 풍성하게 만들어주었고, 자신의 고민을 일로 만들어낸 선배들의 실제적인 이야기가 청소년들에게 무겁지 않게 전달되는데 일조했습니다.
이번 놀토 포럼은 자기 고민을 갖고 있는 직업인들과 청소년들의 실질적인 만남을 원하는 교육 현장의 절실하고 강력한 요구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초 100명 규모로 기획되었으나 짧은 모집기간에도 불구하고 학교 문의가 쇄도하여 150여명이 넘는 온라인 신청과 당일 50여명의 현장접수가 이루어져 999클럽은 200여명의 청소년, 대학생, 일반인들로 가득 찼습니다.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실시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현장의 수요가 단지 ‘시간 때우기’식 프로그램을 소비하는 것이 학교 밖의 공적 공간에서 적절하게 흡수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할 때인 것 같습니다. 저명인사들의 강연회가 자칫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사람만이 자기 길을 갈 수 있다는 식의 부정적 인식을 줄 수 있는 반면에 이번처럼 현장에서 좌충우돌하면서 자기 길을 개척하는 또래 청소년 또는 청년들의 경험적 스토리가 오히려 전달력과 공감력을 높여줌으로써 청소년들의 열정과 도전의식을 고취하는 데 더 효과적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