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센터 교육팀의 새로운 시도인 청소년 토요학교 C-플랫 소셜 클래스 1기의 쇼하자가 지난 21일(토)에 열렸습니다. 총 4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청소년들이 6회차의 과정을 이수한 뒤에 그동안 배우고 느낀 것들을 이야기하는 자리로 꾸며졌습니다. 여기서 거둔 성과를 기반으로 5월 12일에는 오픈 클래스를 시작으로 2기가 시작됩니다. 준의 리뷰를 읽어보세요.
쇼하자에서는 토요학교에 참여했던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함께 워크숍을 진행해왔던 강사와 기획자들이 모두 모여 그간 어떤 공부를 했는지 나누었습니다. ‘영체인지메이커’ ‘여기, 벗겨진 페르소나’ ‘찢어진 책을 주운 페넬로페처럼’ ‘도시읽기’라는 4개의 개별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친구들은 각자 자신들만의 ‘쇼하자’를 선보였습니다.
먼저 쇼하자의 시작은, ‘여기, 벗겨진 페르소나’팀 참여자들이 4회 때 그렸던 공간 속의 자화상을 찾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미술 작업을 통해 사회의 고정관념과 가치, 기준 등에 대한 고민을 해왔던 그들은 자신들이 숨고 싶은 하자센터 안의 공간에 자화상을 꼭꼭 숨겨놓았습니다. 토요학교에 참여한 청소년 전원은 15분 남짓 사진기를 들고 이 그림을 찾으러 다니며 하자센터를 다시금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시작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999클럽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빠져나간 참여자들은 하자센터를 그야말로 샅샅이 뒤졌고, 결국 ‘영체인지메이커’팀이 3개의 그림 전부를 찾아내 상품을 받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그림을 찾으며 몸도 마음도 워밍업한 후에 돌아와 본격적인 쇼하자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발표는 ‘여기, 벗겨진 페르소나’팀입니다. 이 팀은 피하고 싶은 상황들을 그림으로 그리고, 이를 간단한 편집 툴을 통해 연결해 만든 짧은 애니메이션을 상영했습니다. 참여자들은 체육시간에 비가 와서 수학 공부만 해야 한다거나, 옷차림에 대해 지적을 받는다거나 하는 상황을 짚어 보였습니다. 이런 개인적 감정의 문제가 사실은, 우리를 둘러싼 사회와 그 사회 안에서 발생하는 관념이나 가치들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 이 클래스의 이야기였습니다.
다음에는 ‘찢어진 책을 주운 페넬로페처럼’의 글쓰기 팀이 발표를 이었습니다. 이 팀은 쇼하자 이전의 2시간 동안 공동으로 창작한 글쓰기 내용을 모두 함께 나와 발표하는 형식을 선택했습니다. 한 사람이 문장 한 줄을 쓰면, 다음 사람이 그 다음 문장을 이어쓰는 식으로 팀원들끼리 한 장의 공동작업을 만들어냈는데, 흥미롭고 독특한 단편 소설 낭독을 듣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영체인지메이커’ 팀은 지난 6주 동안 사회적인 문제를 어떻게 자기화하고 구체적으로 끌어와 해결방법을 도출할 수 있는가를 6주 동안 고민해왔습니다. 실물이 없는 상태로, 아이디어와 기획을 도출하는 과정은 성인들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이 클래스의 학생들은 사회적인 문제를 어떤 관점에서 볼 것이며, 누구를 향해 어떤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던질 수 있을 것인가를 연습해왔습니다. 두 팀으로 나눠 그들이 최종적으로 결정한 주제는 요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학교폭력과 하자센터에서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는 청소년들의 직업인식 확대였습니다. 이들은 직접 그린 그림을 기반으로 한 지면광고 형태로 포스터를 제작했습니다. 또 팀 별로 문제의식과 메시지를 도출하고 포스터 제작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프리젠테이션하기도 했죠.
무대에 우리가 꿈꾸는 도시의 모습을 형상화한 전시물을 설치해 관심을 모은 ‘도시읽기 팀’이 쇼하자의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쇼하자 관객들이 전시물을 관람하는 가운데 어떤 과정에서 이런 작품이 만들어졌는데 설명을 곁들여 주었죠. ‘도시읽기’ 팀은 세 차례에 걸쳐 이태원을 답사했고, 지역사회 속의 부족한 요소들을 디자인적으로 탐구했다고 합니다.
모든 발표가 끝이 나고, 그동안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했던 멘토들이 1기 참여자들을 격려하는 블레싱(blessing)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들이 직접 작성한 재미있고 기발한 멘트가 적힌 상장을 수여하는 순서도 있었죠. 이번 쇼하자는 비록 6주라는 짧은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자기 자신의 결과물이 아닌 공동의 목표를 생각하고 돌아보며, 최선을 다해 빠짐없이 참석한 이들에 대한 격려의 자리였습니다.
이제 청소년 토요학교 C-플랫 2기가 시작됩니다.
5월 12일 시작되는 오픈 클래스는 6주 과정의 소셜 클래스 또는 하자의 창의 워크숍 및 창의적 체험활동 전반에 대한 일종의 ‘맛보기’ 프로그램입니다. 창의캠프와 직업체험캠프를 열어왔던 하자센터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준비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인문학자, 사회적기업, 문화작업자 등이 준비한 2~3시간의 다양한 창의 워크숍 가운데 한 가지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오픈 클래스의 대상은 초/중/고 대상(클래스별로 상이)이며 첫번째 오픈 클래스보다 규모면에서 더 커졌습니다. 이번 2회 오픈 클래스에서는 7팀과 함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워크숍으로는 조슈아나무의 ‘페르소나’, 기억발전소의 ‘Frame Your Memory’, 문학평론가 박준석 씨의 ‘찢어진 책을 주운 페넬로페처럼’, 네시:이십분의 ‘이것은 그냥 사진이 아니다’, 플로리스트 손은정 씨와 함께 하는 ‘꽃들에게 희망을’, 천연염색가 조미숙 씨와 함께 하는 ‘내가 알고 있는 색’,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가 진행하는 ‘배리어프리 영화제작’ 등이 있습니다.
오픈 클래스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아카이브 하자를 통해 신청해 주세요. 5월 11일(금)이 신청기한입니다. 오픈 클래스 한 주 뒤에 연이어 이어지는 5월 19일(토)의 소셜 클래스 2기에도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소셜 클래스 공지도 곧 게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