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와 같은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보고 느끼는 게 어렵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무언가에 미치도록 빠져보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지난 10월 교사 대상으로 창의서밋에서 선보였던 ‘현장을 창의롭게 하는 아이디어 캐칭’ 워크숍에 참여한 한 교사의 말이다. 이처럼 많은 교사들은 현장에서 청소년을 만날 때 가장 어려운 점으로 ‘공감대 형성의 어려움’을 꼽았다. 그렇기에 창의적인 방식의 수업이 필요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창의교육팀 기획자들은 현장의 교사들이 뭔가 느끼고 얻어가기 바라며 이 워크숍을 기획했다. 주기만 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고민을 나누려는 마음도 있었다. 창의적인 워크숍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창의적이지 못할까봐 괴로움에 시달린다.(!)
기획자들도 교사들처럼, 많은 고민을 했다. 참가한 선생님들과 과연 공감을 이룰 수 있을까? 업무량이 많은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토요일을 할애해서, 처음 보는 30명의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고민을 터놓고 나눌 수 있을까. 이 프로그램이 공허함에 그치면 어떡하나. 우리도 기획자로서, 10대 참가자가 아닌 ‘선생님’들로부터 평가받는 상황이 두렵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공감이란 키워드가 왜 중요했을까? 그것은, 공감이 소통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공감은 왜 어려울까?
필립 퍼키스는 『사진강의 노트』를 통해 배움의 두 가지 과정에 대해 말한다. 하나는 학생을 갓 태어난 아이나, 빈 항아리로 가정하는 것이다. 이때 배움은 백지를 채워 넣는 것과 같다. 다른 하나는 사람이 태어날 때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러므로 여기서의 교육은,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숨겨진 것을 드러나게 하고, 어렴풋한 것을 명확히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퍼키스는 두 번째 이론에 바탕을 두고 강의한다.
이번 워크숍을 지켜보며 느꼈던 점은 그와 같다. 사실 기획자들이 준비했던 최초의 질문은 “내가 현장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점은?”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현장에서 아이들과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이라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이런 변화는 기획자와 강사들이 터놓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우리는 ‘있다’고 믿어보기로 한 것이다.
워크숍을 통해 우리의 믿음은 전달된 것 같다. 선생님들은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주고 있나 하는 회의가 들었다.”거나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없어 괴롭다.”는 고민을 터놓기 시작했다.
열린 마음과 진지한 태도는 어떤 변화를 이뤄내는가? 전해지리라는 믿음에서 출발하는 이야기들은 반드시 전해진다는 것이다. -를 +로 바꿔보는 바로 그 지점에서, 공감은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