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센터는 부인중학교와 충현초등학교 2개 혁신학교와 MOU를 맺고 공간 디자인, 프로그램 공동 기획 및 진행, 교사 연수 등 연계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최근 충현초등학교의 학생, 교사, 학부모들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한 학교 시그니처와 사인물 디자인 작업 디렉팅을 맡았던 활이 자세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한 학교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시그니처 디자인은 기존에 흔히 볼 수 있는 관료적이고 딱딱한 느낌의 디자인을 탈피, 친근감 있는 방향으로 기본 틀을 잡았습니다. 이를 위해 도입한 것이 학생과 학부모가 모두 참여해 아이디어를 내는 방법이었습니다. 우선 전교생 1천명을 대상으로 학교를 표현해줄 상징적인 디자인을 공모했고, 이중 선정된 작품을 허브 삶디자인 팀에서 정리하는 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선정된 작품은 2학년 백근우 학생의 ‘우리 모두 함께’라는 작품입니다. 개인화, 개별화 현상이 심화되어 모두들 자신만 생각하기 쉬운 이 시대에 같이 배우고, 생각이 다른 이들의 의견도 받아들이며, 손을 맞잡고 커간다는 공동체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채택되었습니다. 또한 작품에 표현된 세 주체가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두루 참여하는 지역 교육공동체 공간으로서의 충현초등학교를 잘 상징할 수 있겠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백근우 학생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3이라는 개념을 중심에 놓고 세모와 네모, 동그라미로 각각 개성이 다른 3인(배움이, 자람이, 꿈이/ 학생, 교사, 학부모)가 서로 어울리며 살아가는 교육공동체를 이뤄 나아간다는 의미를 지닌 시그니처가 탄생했습니다.
교실이나 사무실 등 각각의 공간을 표시하는 학교 사인물 역시 기존과 다른 소재와 표현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인공적인 느낌의 플라스틱 소재 대신 나무를 잘라 사포와 대패로 각을 없애고, 일일이 손으로 써서 작업했습니다. 이렇게 작업한 사인물이 1백여 개에 달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의 학교 공간 디자인과는 다른 접근으로 혁신학교다운 새로운 사례를 제시해 본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학교 공간의 세 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공간 디자인이 다른 학교에도 널리 퍼지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