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작업장학교] 세계를 구하는 시인들II 황윤옥(물길) | 북녘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01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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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후쿠시마 시대의 세계를 구하는 시인들 II 세 번째 시간을 갖습니다.

손현철PD, 발명가 후지무라 야스유키에 이어

세 번째 侍人 어린이어깨동무(http://okfriend.org/)의 황윤옥사무총장-물길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입니다.

 

북녘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떤가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를 들어본 지도 정말 오래된 것 같아요. 이제는 우리의 소원으로부터 멀어져 간 것일까요? 소원이든 아니든, 이미 탈북자들도 매해 꾸준히 우리 사회로 오고 있고, 하자작업장학교의 네트워크 학교 중에도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학교가 둘이나 있었어요. 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북녘은 말할 것도 없고, 해외에 흩어져 살고 있는 탈북자동포들, 그리고 일본에 살고 있으면서 분단의 현실과 일본의 진심어린 사죄없이 한반도의 해방이란 인정할 수 없다는 조선적(朝鮮籍) 난민들처럼, 우리의 근대사 속에서 점차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급변하는 글로벌-정보사회에서도 눈과 귀를 가린 것처럼 충분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우리 스스로 어떻게 생각을 하는 게 좋은지조차 갈피를 잡기가 어려운 상황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안함과 연평도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지난 15년간 꾸준히 북녘어린이들의 건강과 영양 그리고 교육 지원사업을 해오던 어린이어깨동무의 대북사업도 정치관계에 따라 거의 2년간 중단될 수밖에 없었어요. 짓다만 어린이병원도 걱정이었고, 쌓아두었던 의약품 등 지원물품도 결국 유효기간이 지나서 폐기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그런데 드디어 지난 여름부터 다시 지원사업이 재개되어서 다행히 한 시름 놓았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어떻게 생각해야 하느냐 그 원칙에 앞서 어린이어깨동무의 활동이 있다는 걸 새삼 더 생각하게 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어린이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신념, 바로 이웃하여 살고 있는 북녘의 어린이들을 위한 의약품이나 콩우유 한 컵을 지원하는 일과 같은 활동이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이 그런 활동들을 가능하게 했겠지요.

 

잠시 시간을 내서 수요일 저녁 "세계를 구하는 시인들II"의 시간을 함께 해주세요. 물길이 만났던 북녘의 어린이들, 그들을 위한 구호와 지원의 사업들,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에 앞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알게 되는 그런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_ 일시: 2011_11_2(수) 06:30-09:00 pm

_ 장소: 하자센터 본관2층 999클럽

_ 강연은 7시부터 시작합니다. 6:30에 도착하시면 준비된 주먹밥과 음료를 드실 수 있어요.

_ 입장료: 청소년은 무료 | 어른들은 3,000원 | 어린이어깨동무를 위한 후원금도 받습니다.

_ 언제나처럼, 개인컵과 수건과 같은 휴대품은 꼭 지참해주세요!

_ 문의: school@haj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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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개요:

북녘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 어린이어깨동무 사무총장 황윤옥
1. ‘행복한’ 통일과 ‘나쁜’ 북한

 

두근 두근 설레는 그날/ 이제 이제 오고 있어요
함께 준비해 온 우리 미래/ 그토록 꿈꾸던 행복한 순간
~~~(중략)
오랫동안 기다려 왔어/ 함께하는 그 순간을
우리 힘을 모아 준비해요/ 행복한 통일이 다가오네요
- 통일부가 만들고 배포중인 통일송

 

북한 도발시 대응방안과 관련해서는 “이제는 북한이 도발하면 응징하지 않으면 안 될 시기”라면서 “북한은 도발하고 협상해서 몇 가지 보상을 받고 또 지나면 도발하고 협상하는 것을 휴전협정 이후 계속 반복하고 있다. 앞으로 반복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 7월 20일, 국민일보, 김관진 국방장관의 말

 

통일부의 통일송은 장재인, 허각, 김지수 등 슈퍼스타 K의 스타들이 부른다. 그들은 부르는 행복안 통일은 아름답고 감미롭다. 그러나 날마다 쏟아지는 기사속에서 북한은 언제나 나쁘고 이상하다. 그런데 통일부는 나쁜 북한과 통일하는 것이 왜 행복하다고 하는 것일까

이쯤해서 생각나는 어린 시절의 기억 하나, 나는 남녀칠세부동석까지는 아니지만, 초등학교 4학년부터 남녀가 분리되어 공부하는 것이 당연한 세대였다. 초등 시절 동네 아줌마들과 친척 아줌마들에게 늘 들었던 두 가지 훈화가 있었다. “남자들은 다 도둑놈이다”, “여자는 결혼은 꼭 해야 한다”가 그것이다. 이 둘을 합치니, 나는 결국 도둑놈인 남자들에게 현모양처가 되어야하는 여자가 되었다.

 

2. 실감 안나는 북한

 

우리나라 지도를 그려보자. 당연히 한반도 전체를 그린다. 통일을 이야기해보자. 북쪽은 이제 엄연히 다른 나라, 그것도 못사는 독재국가인데 왜 통일을 해서 번거로워지냐고 묻는다. 통일은, 우리나라 지도를 그릴 때만 당연하다. 지도를 그릴때면 남과 북이 모두 ‘우리나라’이다.

 

최근 북한의 하루 배급량이 1명당 150g이 되었다고 한다. 얼마나 가혹한 상황인지 실감이 안난다. 이렇게 따져보자. 네이버 지식인에 의하면 밥한공기는 210g이고 313kcal이다. 보통 15-20세 여성이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칼로리는 약 2,000 칼로리라고 한다. 얼마전 가혹하다고 얘기되었던 소녀시대의 식단은 하루 800~1,200 칼로리 정도였다. 그래도 우리는 북한이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굶는다니까, 독재라니까..... 그렇다니까.....

 

3. ‘진짜’ 평화와 ‘진통제’ 평화 : 무장지대에 사는 우리

 

DMZ은 비무장지대이다. 비무장지대는 늘 비장하다. 그곳에 가면 분단을 실감한다고 한다. 그러나 말만 갖고 따지면 비무장지대가 가장 평화로운 곳이다. ‘비무장’이니까. 한반도는 비무장지대를 제외하면 무장지대이다. 우리는 생활공간은 무장지대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무장지대는 아무 일도 없고, 평화로워보인다. 정말 ‘진짜’ 평화로운가.

얼마전 배가 아파 병원에 갔다. 의사의 처방은 진통제를 먹지 말라는 것이었다. 진통제를 먹으면 무엇이 진짜 통증의 원인인지 모르게 되고 병만 겉으로 덮어버린다는 것이다. 진통제를 먹지 않고 버티는 시간은 괴로웠지만 병의 원인은 찾을 수 있었다. 한반도는 ‘진통제’로 버티는 평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

 

4. 무엇이 달라져야하는가

 

새로운 한반도는 ‘진짜’ 평화로운 한반도이다. 무엇이 달라져야하는가. 어떻게 하면 달라질 수 있는가.
관심이 달라져야 한다. 통일은 도덕교과서에 나오는 당위적인 결론이 아니다. 통일은 되라, 나와는 상관이 없다는 사람들의 관심을 어떻게 돌릴 것인가.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 북한 때문에만 한반도가 불안한가. 우리가 불안하게 하는 것은 없는가. 북한이 무너지면 한반도는 평화로운가. 북한에 대한 생각과 우리가 가진 한반도에 대한 불안을 들여다보자.
정책이 달라져야 한다. 남북관계의 정치적 파장은 우리의 일상은 얼마나 불편하게 하고 있는가. 아직도 아이의 친구 아빠가 ‘간첩’으로 구속된다. 아프리카의 아이들은 도와줄 수 있어도 북의 아이들은 도와줄 수 없다. ‘대한민국 국적’이 아니면 북한에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