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저에게 애증의 대상이었습니다. 처음 음악을 좋아하게 된 순간은 피아노 콩쿠르에 나갔을 때였습니다. 무대에서 느낀 벅찬 감정이 음악을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해야 하는 순간을 겪으면서 순수하게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과 끝까지 해보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함께 존재하게 되어 오랜 기간 음악을 외면해 왔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일을 할 때 ‘음악을 했을 때는 더 행복했던 것 같은데’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면서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작게나마 용기를 내어 밴드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시작한 음악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습니다. 나의 한계를 깨닫기도,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기도 하며 마음이 힘든 시간도 있었습니다. 학교생활이 바빠질 때면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음악을 다시 시작한 것을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음악에 대한 감정이 더 복잡해질 때쯤 연말에 밴드 공연을 올리게 되었고 다시 한번 무대에서의 벅찬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에 처음으로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던 순간이 떠올라 앞으로도 계속 음악을 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하였습니다.
새로운 다짐과 함께 세운 목표는 ‘나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악보를 보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만 가능했기에 새로운 것을 공부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학교를 휴학하기로 하였습니다. 휴학을 하고는 노래를 배우고 작곡 프로그램 다루는 법을 배우고 작사·작곡하는 방법을 독학하면서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성과 없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내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걸까?’와 같은 생각이 자주 들기도 했습니다.
고민이 깊어져 갈 때 뉴트랙 5기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공유할 수 있고 멘토들의 조언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다가와 지원하였습니다. 뉴트랙에서의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항상 완벽한 모습만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던 저에게 서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모두가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는 공간이기에 점차 적응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뉴트랙 활동을 하면서 물론 노래가 뚝딱하고 바로 만들어지지는 않지만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과 이러한 고민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꾸준히 지지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지치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끝내 저는 뉴트랙에 와서 배우기 시작한 기타를 들고 자작곡 2곡을 연주하며 수료 공연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뉴트랙에서 배우고 저는 지금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계속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집에 방치되어 있던 기타를 들고 연습하고 노래를 만들고 공부하면서 올해 목표 중 하나였던 오픈 마이크 무대에도 서보게 되었습니다. 예전의 저라면 더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에 미뤘을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고 있습니다. 완벽해질 때까지 숨어있던 과거에서 벗어나 음악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해준 뉴트랙이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6개월간 함께 하며 수많은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